드라마 속 악역은 원망과 미움을 피해갈 수 없는 캐릭터다. 그러나 악역은 드라마 재미를 위한 필요악(?)이기도 하다. 악역은 분명 드라마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묘한 마력이 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 일일드라마 '미우나 고우나'에서 나선재도 그랬다. 매회 방송이 나갈 때마다 시청자들은 나선재의 끝나지 않는 악행에 분노를 표했지만 그러나 그만큼 나선재라는 인물에 몰입했다. 그리고 나선재 역을 맡았던 조동혁은 이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확실히 각인됐다.
"한동안 악역 연기는 하고 싶지 않아요"
조동혁은 "악한 연기를 제대로 해보고 싶어서 작품을 했는데 이렇게까지 시청률이 잘 나올줄 몰랐다"며 "그 여파를 톡톡히 실감하고 있다"고 웃었다.
조동혁이 '미우나 고우나'에서 연기한 나선재는 성공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야망 가득한 남자. 조동혁에게 극중 역할 나선재에 대해 물었더니 '나쁜 놈'이라고 대답한다.
"드라마 하면서 '악의 화신'이라는 소리까지 들었는 걸요. 변호할 여지는 없어요. 특별한 계기가 있어서 악역이 됐던 것도 아니고 개인적인 욕심으로 인해 그렇게 된 거잖아요. 사람이 너무 욕심을 부리면 안되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쌍하기도 하고 애처롭기도 하다"는 조동혁은 출연진이 다수인 일일드라마의 특성상 캐릭터에 대한 깊이 있는 설명 없이 그저 악역으로만 그려진게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선재라는 인물이 부가적인 설명없이 무조건적인 돌출행동을 보인 면이 없지 않아요. 저에게 할당되어 있는 신이 한정되어있기 때문에 이해는 되지만요."
나선재라는 캐릭터로 인해 '악역이 많이 들어오겠다'는 물음에 조동혁은 "한동안 악역은 하지 않을 거다"라며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면서도 "악역 연기를 통해 희열을 느꼈다"며 묘한 대답을 내놓는다.
"이제 한동안 악역은 하고 싶지 않아요. 정당한 사유가 있어도 결국 사람들이 보기에는 악역인걸요. 그러나 이번 악역을 하면서 희열을 많이 느꼈어요. 스트레스 받을 때도 연기하면서 푸니깐 너무 속 시원하더라구요."
그가 해보고 싶은 역할은 평범하고도 자연스러운 캐릭터. 나선재와 정반대된 인물이기도 하다.
"이제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어요. 사실 연기하러 갈 때도 악한 연기하러 가면 마음이 무겁고 힘들고 그래요. 편안한 연기를 하면 매일이 즐겁고 잠을 안 자도 편하게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쉴 틈 없이 달려온 2년… 지금은 충전 중
조동혁은 SBS '사랑하는 사람아' '8월에 내리는 눈', KBS '미우나 고우나'까지 그간 쉴 틈없이 연기를 해왔다. 모델로 연예계에 먼저 입문한 조동혁은 그저 바쁘게 열심히 하다보면 연기도 조금씩 늘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8월에 내리는 눈'은 정말 목숨 걸고 찍었어요. 3개월 동안 두 시간 이상 자 본적이 없었어요. 드라마 끝나고 5일 만에 바로 '미우나 고우나' 촬영장에 들어왔는데 정말 힘들었어요. 솔직히 고백하자면 처음에는 죽을 만큼 열심히 하면 진짜 죽을 것 같아 살짝 설렁설렁 하기도 했는데 안되겠더라구요.(웃음)."
'미우나 고우나'는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가장 힘들었던 작품. 피로가 누적된 상황에서 촬영을 하느라 그 어느 작품보다 힘들었다면서도 그만큼 많은 걸 배우기도 했다고.
"2년 동안 쉴틈없이 일하다보니 이젠 체력이 바닥이 났어요. 드라마 끝나고 나서 오랜만에휴식을 취하면서 체력을 보충하고 있어요. 마카오로 여행도 다녀왔고 잠도 실컷 잤죠."
그러나 이러한 휴식기는 그리 오래 갈 것 같진 않다.
"운이 좋게도 작품이 꾸준히 들어와요. 좋은 작품이 들어오는데 안 할 이유는 없는 것 같아요. 빨리 충전을 해서 조만간 좋은 작품으로 만나고 싶어요."
생각보다 훨씬 털털하고, 솔직하고, 시원시원스런 대답을 하는 조동혁. 그가 또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와 다시 만날지 벌써부터 궁금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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