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예능 프로그램, 진화는 계속된다

'무한도전' '1박2일' '우리 결혼했어요'-같은 듯 다른 '리얼 버라이어티'의 세계

요즘 안방에서는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리얼 버라이어티를 표방하는 이들 프로그램들은 실제인지 가상인지 모를 오묘하고도 아찔한 경계선을 넘나들며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무엇보다 진화의 진화를 거듭하며 하늘 아래 새로움을 창조하는 예능 프로그램의 법칙을 써 내려가고 있다.

'무한도전' 그 시작을 알리다

예능에서 리얼 열풍을 이끈 것은 바로 MBC '무한도전'이다. 오늘날 '무한도전'이 그 전형을 구축한 리얼 버라이어티 형식은 어느 날 갑자기 이뤄진 것은 아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진화의 결과물이자 장르 분화의 또 다른 모델이 되고 있다.

'무한도전'의 경우 매주 새로운 미션에 도전한다는 기본 구성만 있을 뿐 출연자들의 반응과 대사 등은 대본 없이 애드리브로 이뤄지는 리얼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무한도전'이 처음부터 높은 인기를 누렸던 것은 아니다. 유재석을 비롯해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 하하 등 6명의 멤버가 모두 뭉친 이후 본격적으로 인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멤버간 상호 유기적인 조화 속에서 각자의 캐릭터가 완성돼가는 시점에서 시청자들은 리얼 버라이어티의 진가를 인정해 준 셈이다.

'1박2일' 예능계의 '청출어람'

'무한도전'이 최근 두드러진 시청률 하락세와 함께 인기가 한풀 꺾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반면 이와 비슷한 포맷의 KBS 2TV '해피선데이'의 코너 '1박2일'은 연일 상종가를 치고 있다.

물론 두 프로그램이 같은 날 동시간대에 방송되는 것은 아니지만 '1박2일'이 화제성에서 결코 밀리지 않는 점에서 예능계의 다크호스인 것만은 틀림없다.

'야생 로드 리얼 버라이어티'를 표방하는 '1박2일'은 강호동 김C 이수근 은지원 MC몽 이승기 등이 스튜디오가 아닌 야외에서 1박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첫 선을 보인 '1박2일'은 방송 초기만 하더라도 '리얼 버라이어티'를 표방했다는 이유만으로 '무한도전'과 비교되며 '따라하기'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1박2일'은 모방의 차원을 뛰어넘는 재창조의 노력을 통해 차별성을 확보함으로써 이제는 '청출어람'이라는 평가를 얻어내고 있다.

'우리 결혼했어요' 엿보기의 재미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우리 결혼했어요' 코너도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연예인 커플 네 쌍의 가상 결혼생활을 엿보는 일명 스타웨딩 버라이어티 '우리 결혼했어요'는 '무한도전' '1박2일'과는 또 다른 차원의 매력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우리 결혼했어요'는 스타들을 가상 부부로 설정해 현대인의 연애와 결혼 법칙을 유쾌하고 리얼하게 풀어보자는 기획의도를 갖고 있다. 이 프로그램 역시 요즘 예능의 대세인 리얼 버라이어티 형식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무한도전' '1박2일'과 달리 결혼이라는 가상의 설정이 밑바탕에 깔려 있어 출연자들의 행동과 심리, 대사 등이 가상과 실제를 넘나든다는 특징이 더욱 강하다.

또 가상 부부 둘만의 침실과 주방 등 극히 개인적인 공간까지 카메라가 침투함으로써 시청자들의 '엿보기 심리'를 자극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