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산업의 불황으로 인한 가요계 침체로 가수들의 사기가 날로 꺾이고 있는 요즈음, 웃음과 감동을 통해 이들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KBS2 TV 주말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의 코너 '불후의 명곡'이다.
컨츄리꼬꼬의 탁재훈, 신정환 콤비의 재치 있는 입담이 제대로 빛을 발하며 시청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인기 코너다. 탤런트 김성은이 '절대음치', '고음불가'로 시청자들의 폭소를 유발하는 의외의 모습을 선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불후의 명곡'이 주는 가장 큰 즐거움은 오랫동안 브라운관에서 만나보기 힘들었던 왕년의 빅스타들을 만날 수 있고, 또 그들이 남긴 주옥같은 노래를 다시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불후의 명곡'은 지난해 4월 첫 선을 보였다. 그동안 이 프로를 거쳐 간 가수들 만해도 벌써 40명을 넘어섰다.
남진을 비롯해 트로트 4인방 태진아 송대관 현철 설운도, 그리고 조영남 양희은 이은하 인순이 주현미 등 가요계 대 선배들 뿐만 아니라 김종서 신승훈 김건모 김민종 그리고 혼성 그룹 룰라 등 90년대를 주름잡았던 스타들이 출연해 과거를 회상했다.

'불후의 명곡'은 요즘처럼 음반시장이 침체일 때 우리 가요사에도 존경할만한 선배와 기억할 만한 곡이 있다는 걸 되새겨보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한국을 대표하는 주옥같은 노래들이 컨츄리꼬꼬에 의해 새롭게 태어난다면'이라는 물음에 답을 달기 위해 '불후의 명곡'은 탁재훈 신정환이 게스트와 함께 매주 노래 선생님을 찾아가 직접 노래 지도를 받는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대한민국 대표 가수들의 불후의 명곡. 그 주옥같은 수많은 명곡들이 라이브로 공개되면서 일명 '폭소 난장 노래 교실'의 콘셉트로 자칫 가벼워질 수 있는 프로그램이 중심을 잃지 않고 오히려 색다른 의미를 낳는다.
노래 배우기 외에서도 출연자들이 들려주는 활동 당시의 황당 에피소드들 또한 웃음 포인트다. 또 소방차 룰라 쿨 SES와 같이 이미 해체된 그룹의 멤버들이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여 당시의 모습을 재현하는 것은 또 하나의 감동이다.
최근에는 그동안 가수 활동을 접고 연기 활동에 전념해 온 김민종이 출연해 '착한사랑' 등 과거의 명곡을 부르며 가수로서의 존재를 되새기기도 했다.
과거 시간 속에 묻혀 있던 노래를 다시 끄집어 내 가요팬들에게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불후의 명곡'의 인기는 그래서 남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과거 가수들에 비해 90년대 이후 주로 활동해 온 젊은 가수들의 출연이 잦아지면서 당초의 기획의도를 벗어나는 게 아니냐는 일부의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봄 개편을 맞아 새롭게 연출을 맡은 조승욱 PD는 "그동안 많은 중견 가수들이 출연한 바 있다. 프로그램의 생명이 연장되는 과정에서 출연진의 폭도 자연스럽게 넓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조 PD는 이어 "앞으로도 선배 가수들의 출연은 계속 될 것이다. 그렇지만 젊은 가수들 가운데서도 재미난 히트곡이 있는 경우에는 섭외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구세대 모두를 아우르며 웃음과 함께 감동의 코드를 만들어 가는 '불후의 명곡'이 힘 빠진 가요계에 작지만 의미있는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기를 기대해본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