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수가 아닌 수비수가 2008 K리그 첫 출전에 2골을 몰아넣었다. 대구의 황지윤(25)이 주인공이다.
대구FC는 16일 대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삼성하우젠 K리그 2008' 홈 개막경기 부산 아이파크와의 경기에서 치열한 승부 끝에 3-2 대역전승을 일궈냈다.
2-2 동점 상황에서 이근호는 후반 41분 승부를 마무리 짓는 천금 같은 역전골을 성공시키며 대접전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주인공은 한명 더 있었다. 2-2 동점을 만들어낸 수비수 황지윤이다. 대구는 전반 3분 만에 선제골을 허용해 당황하는 기색이었다. 대개 초반 실점은 팀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경기를 끌려가게 만들기도 한다. 이런 팀을 구한 것이 바로 황지윤이었다.
황지윤은 실점한 뒤 3분 만에 동점골을 쏘아 올려 침체된 팀 분위기를 살렸다. 전반 6분 에닝요의 코너킥을 헤딩으로 밀어 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것.
이른 시간에 터진 황지윤의 동점골이 결국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는 것은 변병주 감독 역시 인정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변병주 감독은 "전반 이른 시간에 실점을 내줘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하지만 빨리 동점골을 넣어 승리로 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반 29분 대구는 부산에 일격을 당해 1-2 역전을 허용했다. 김승현의 헤딩을 막지 못한 것이다. 분위기는 다시 부산으로 넘어갔다. 골대를 2번 맞추는 등 부산의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이 바로 황지윤이었다. 황지윤은 후반 22분 문주원이 헤딩으로 넘겨준 공을 환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연속골을 성공시켰다. 또다시 황지윤이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황지윤의 동점골로 대구는 다시 살아났고 결국 이근호가 역전골을 성공시키며 대접전을 마무리했다.
황지윤은 2005년 부천SK에 입단해 제주를 거쳐 2008년 대구로 왔다. 이전 경기까지 황지윤이 기록한 골은 2골. 지난 시즌 2골을 넣은 것이 전부였던 황지윤은 이번 시즌 첫 출전경기에서만 총 득점의 절반을 해냈다. 2008 시즌 첫 출전, 홈 팬들에게 처음 모습을 보인 황지윤은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황지윤은 "훈련 중 부상을 당해 훈련을 많이 하지 못했다. 하지만 오늘 잘한 것 같아 만족한다"고 말했다.
황지윤은 이어 "제주에서 이번에 대구로 왔다. 팀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당찬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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