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창사 46주년 특별기획 드라마 '이산'에서 영조 역을 맡은 이순재가 연출자 이병훈 PD, 자신이 맡은 극중 영조 등 드라마 '이산'과 관련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지난 4일 충남 태안 모처에서 극중 영조 어가행렬 장면 촬영을 위한 준비가 한창일 때, 영조 분장을 마친 이순재는 어느새 근엄하고 진지한 모습의 영조가 돼 있었다. 화제작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가부장적이면서도 며느리에게 꼼짝 못하던 '야동순재'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이순재가 연기한 장면은 어린 산(박지빈 분)이 아버지 사도세자를 살리고자 할아버지 영조 앞에 무릎을 꿇고 "아버지가 전하라 하신 그림을 제발 한 번만 봐 달라"고 애원하지만, 영조가 "그럴 수 없다"며 어린 산을 의금부로 압송해 대역죄로 다스릴 것을 명령하는 내용.
연출자인 이병훈 PD에 대한 강한 신뢰와 함께 '이산'이 또 하나의 대작이 될 것임을 믿고 있는 이순재는 영조의 정치적 비전을 통해 오늘날 정치에 어떠한 메시지를 던져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이순재와 가진 일문일답.
-"나는 누구의 아비가 아니다. 나는 이 나라의 임금이다"고 말하는 영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대통령을 제대로 하려면 그래야 한다. 공직을 맡으면 개인과 가족의 행복을 포기할 자세와 각오를 갖춰야 한다. 특히, 한국 같이 불안정한 나라에는 그것이 절대적이다. 통치라는 것은 그런 의미이다. 부자관계를 따지는 것은 개인적인 일이다. 대사 중에도 있지만 영조는 자식이 죽고 사는 문제는 개인의 문제이고, 자식이라고 해서 그냥 공직에 올린다면 그것은 백성을 망치는 길이라고 한다."
-실제로는 어떤 아버지인가.
"일 때문에 집에는 관심이 없다. 나는 일에 너무 열중해 아버지로는 빵점이다."
-사극에 오랜만에 출연하는데 소감은. 그리고 사극과 현대극을 비교한다면.
"'상도' 이후에 사극은 오랜만이다. 현대극에서의 모습과는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특히 '거침없이 하이킥' 때의 여운은 남아있으나 그때의 모습은 전혀 볼 수 없을 것이다. 사극과 현대극을 오가며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연기자의 목적이고, 그것을 통해 나는 쾌감을 느낀다."
-오랜 연기생활로 이제 대본을 보면 드라마의 흥행도 점칠 수 있을 것 같은데.
"대본을 볼 때 스토리나 드라마틱한 요인, 배우, 감독, 작가 등을 보게 되는데 '이산'은 이 모든 것을 갖춘 드라마다. 특히 이병훈 감독과 작가에게 큰 믿음이 간다. 반드시 훌륭한 작품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열심히 촬영에 임하고 있다."
-이병훈 PD는 완벽한 장면을 위해 계속해서 '다시'를 외치기 때문에 연기를 반복해야 하는데 그 점이 힘들진 않은지.
"그것이 바로 진정한 연출자의 자세다. 보통 연출자들이 그런 점을 배우에게 맡겨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사극은 그러면 안 된다. 사극이 전달하고자 하는 열쇠, 의도를 잘 전달하려면 연출자가 그렇게 해야 한다. 특히 젊은 연기자들에게는 이번이 제대로 된 연출자와 함께 작품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며, 이병훈 감독과 함께 작품을 하면서 많은 소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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