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온주완과 함께 떠오르는 이미지는 젊음 혹은 청춘, 성장이다. 빠르게 필모그래피를 채워온 온주완은 자신에게서 이 청춘의 이미지를 덜어 내고 싶다고 말한다.
올해 스물다섯살이 된 그는 11일 개봉하는 영화 '해부학교실'에서도 여전히 재기 넘치는 대학생 역할을 맡았다. 주로 껄렁하고 반항기 넘치는 소년을 연기했던 온주완은 처음으로 지적이고 부유한 캐릭터를 연기했다며 은근히 반색을 표했다.
"한동안 비슷한 시나리오만 들어왔어요. '발레교습소', '태풍태양', '피터팬의 공식' 등의 영화를 거치면서 소년의 이미지만 부각됐죠. 그걸 벗어나고 싶어서 어서 빨리 나이먹었으면 하고 바라기도 했어요."
빨리 나이 들고 싶다는 마음에 하루 두갑의 담배를 피우기도 했다고 온주완은 고백한다. 여타의 성장영화와 느와르 '사생결단'을 거친 그가 선택한 작품은 공포물 '해부학교실'이다.
여자 주인공이 부각되기 마련인 공포영화에 굳이 출연한 이유에 대해 "시나리오가 탄탄하고 감독님에게 믿음이 갔다"고 담백하게 설명한다. 이번 영화에서 한지민과 호흡을 이뤄 온주완이 맡은 역할은 사건이 벌어지는 병원 이사장의 아들이자 오만과 자신감으로 뭉친 '중석'이다.
평소에는 자신감이 넘치고 장난기 어린 밝은 성품이나 사건에 부딪혀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의젓한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그동안 연기해온 캐릭터 중에서 가장 지적이고 부유한 인물이라는 것에 온주완도 고개를 끄덕인다.
"우리 영화가 제일 잘 될 것 같아요." 온주완은 솔직하다. 올해 많은 공포물 중 '해부학교실'과 경쟁할만한 작품으로 가장 의식되는 영화를 꼽으라는 말에 망설임없이 "경쟁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 영화가 제일 잘 될 거다"고 자신감을 보인다.
실제로 온주완을 만나 느끼는 놀라움 중 하나 영화에서 보여준 불량스러운 캐릭터와는 달리 음주가무에는 소질이 없다는 것이다. 남자들로만 구성된 연예계 83클럽 친구들과도 만나면 술집이 아니 카페를 찾는다고. 여기에 상대를 편안하게 하는 친화력과 나이답지 않은 뚜렷한 철학이 그를 다시 바라보게 한다.
"언젠가 제가 영화제에서 상을 받게 되면 자전거를 타고 레드카펫을 밟고 싶어요. 늘 똑같이 틀에 박힌 모습은 배우답지 않잖아요. 우리나라 배우들, 너무 경직돼 있는 것 같아요. 하긴 저도 레드카펫에서 너무 빨리 걷는 바람에 앞서 가던 추자현 씨 드레스를 밟을 뻔 했지만요(웃음)."
자신의 생각의 거침없이 말하는 솔직함과 당당함이 온주완의 푸른 젊음을 더욱 빛나게 한다. 비록 그는 덜어내고 싶은 짐이라 할지라도 청춘의 상징으로 조금 더 스크린에 남아줬으면 하는 욕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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