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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종, "더 악독해 보이도록 고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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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과 배우들의 혼연일체가 성공의 비결

'마동포' 이원종이 드라마 종영에 즈음해 윤석호 감독의 '포시즌하우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간의 소감을 술회했다.

시청률 40%대를 넘보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SBS 수목드라마 '쩐의 전쟁'에서 유니크한 캐릭터 마동포를 연기한 이원종은 수많은 작품에 출연해왔지만 이번 드라마에 대해 남다른 감회를 갖는다. 특히 '쩐의 전쟁'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에 대해 "모든 궁합이 잘 맞아서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드라마에서도 이렇게 즐겁고 완성도 있게 작업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케이스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대본 가지고 연출자와 배우, 스태프들이 한 호흡으로 작업해서 안 될 게 뭐가 있겠습니까. 좋은 결과까지 얻었으니 이것이 곧 배우로서 기쁨이자 보람이죠."

이원종은 다른 배우들에 비해 캐스팅이 늦게 되고, 촬영 일정이 급해진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준비했다. 오랜 연기 경력과 농익은 경험이 진가를 발휘하는 대목. 상대방이 불쾌하지 않도록 매너 있게 말하고 뜻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노하우도 그에게 큰 재산이다.

"촬영에 임박해서 진지하게 회의를 했어요. 지금 이렇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발하느니 1주일 정도 촬영을 늦추더라도 최대한 철저히 맞추고 시작하자는 것이었죠. 장PD도 이에 동의했고, 주위 분들도 모두 뜻을 같이 해줘 과감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다행히 초반부터 완성도 있게 진행할 수 있었죠."

이 드라마에 임하면서 처음으로 거울을 보며 캐릭터 연구를 하고 연기 연습까지 하는 열의를 보였다. 원작이나 대본상에 있는 마동포를 '이원종표'로 만들기 위한 작업.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캐릭터를 자신만의 것으로 소화하기 위해 이원종은 인물을 연구하고, 캐릭터와 배우를 뒤섞어 입체적으로 변형시켰다.

"처음에는 용서받지 못할 전형적인 악역으로 표현하려고 했어요. 물론 외형적으로 나쁜 놈인 건 사실인데 나름의 이유가 있고, 인물 해석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는 거죠. 그래서 처음으로 거울 앞에서 여러 가지 표정을 지어보면서 연습했어요. 이럴 때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제격일까, 이럴 때는 어떤 식으로 말하면 더 악독해 보일까 많이 고심했죠."

이원종은 극중 박진희와 사무실에서 춤을 추는 장면을 설명할 때 유난히 열을 올렸다. 얼마 배우지도 않았는데 촬영은 해야겠고, 기왕이면 화면에 잘 나와야 하니 참으로 막연한 상황. 이 장면을 위한 안무가 제대로 짜지지 않아 세트와 카메라 위치 등을 고려해 직접 현장에서 새로 만들어야 했다. 이원종은 촬영이나 조명 등 스태프들을 상대로 협박과 회유로 구워삶기로 했고, 결국 이 한 장면을 위해 꼬박 5시간이 넘게 비지땀을 흘렸다.

"원래 춤을 배운 사람도 아니고, 며칠 배워서 제가 얼마나 잘 할 수 있겠어요. 그래서 촬영감독님하고 조명 스태프들에게 부탁했죠. 가장 좋은 각도로 찍고, 밝은 조명이 받쳐주면 조악한 춤 실력을 조금이라도 보완할 수 있을 테니까요.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제가 스태프들은 잘 챙깁니다. 이름을 알아두는 것뿐만 아니라 소주 한 잔도 하고, 옷이나 헤어스타일 바뀌는 아는 척 해주고, 생일은 당연히 챙겨줘야죠. 스태프는 소중하니까.(웃음)"

이원종은 스스로 인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한다. 두어 작품 외에는 별로 실패한 작품이 없었던 것도 주위에 좋은 사람들이 많아서였고, 한 작품씩 할 때마다 좋은 사람들이 많이 생긴다는 것. 이는 역으로 이원종이 좋은 사람들이 가까이할 만한 사람이란 것의 방증이다.

"사실 이 운발이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죠. 이제 그 운발이 다해도 스스로 개척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중입니다. 좋은 분들 덕에 제가 이렇게 성장했으니 앞으로는 제 운발이 주위에도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원종은 인터뷰를 하는 동안 노상 사람 좋은 표정으로 편하게 말했다. 유난히 큰 입을 벌려 호탕하게 웃는 모습은 극중 마동포의 비열한 웃음과 달랐다. 사람을 사람으로서 사랑하고 존중할 줄 아는 사람, 아내와 자식들은 물론 자신 또한 스스로 사랑하는 사람, 이원종은 마지막으로 "나는 아직도 목마르다"는 어디서 들어본 듯한 말을 남기고 '포시즌하우스' 정원을 떠났다.

조이뉴스24 문용성기자 lococo@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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