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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밀양', 구원과 희망의 존재는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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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밀양'을 보는 시선은 다소 부담스럽다. '초록물고기'와 '박하사탕', '오아시스'로 한국영화계의 생각하는 리얼리스트라 불리는 이창동 감독과 올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 한국영화 대표 연기파 배우 송강호와 전도연의 출연작 등 영화를 수식하는 말들이 화려하다.

그 많은 기대를 떠안고 영화를 지켜보는 것은 즐거움이기도 하지만 반면 피곤한 일이다. 두 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한 순간도 놓치지 않으려 어둠 속에서 스크린을 응시하는 일이, 그리고 주인공 '신애'(전도연 분)의 강퍅한 삶을 따라가는 것이 몸과 마음을 피곤하게 마든다.

이창동 감독이 문화부장관 재임 동안 떠나 있던 영화계로 돌아와 처음으로 선보인 '밀양'은 가파른 굴곡을 겪는 한 여자가 진정한 구원과 희망을 묻는 이야기다. 이청준의 단편 소설 '벌레 이야기'를 읽고 '박하사탕' 때부터 이 작품을 구상해 왔다는 이창동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하고픈 말이 참 많아 보인다.

남편을 교통사고로 떠나보낸 여자 '신애'는 어린 아들을 데리고 남편의 고향인 밀양으로 내려온다. 남편의 외도조차도 믿고 싶어하지 않는, 자기 안으로만 파고 드는 도시 여자 신애는 자신과 어울리지도 않는 소도시에서 새 삶을 꿈꾼다.

그러나 아들이 유괴되고, 다시는 집에 돌아오지 못하면서 아이를 잃은 어미의 피끓는 절규가 시작된다. 단장(斷腸)의 아픔을 하나님의 은총으로 달래는 신애. 그러나 위태로웠던 그 위안은 아이의 유괴범을 용서하러 찾아간 교도소에서 흔들린다.

영화를 통해 기독교를 비하할 마음이 없었다고 연출의도를 밝힌 이창동 감독의 말을 돌이켜 볼 때 영화는 이청준의 소설이 내포하는 의미와 연관지어 생각해 볼 때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성 싶다. 그것은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낮은 데로 임한' 신의 존재를 우리 삶 속에서 찾기 위해 몸부림치는 우리의 모습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영화 '밀양'에서 신애가 얻은 구원은 자신을 향한 소박하고 진실한 사랑을 보여주는 남자 '종찬'(송강호 분)이었을까? 신애는 용서와 구원의 해답을 얻었을까? 희망을 찾고 아픔에서 벗어났을까? 감독은 모든 해답은 영화를 보는 관객의 몫이라고 말한다. 다만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는 이 순간이 가장 진실한 것이라고 한다.

잔인한 리얼리스트 이창동 감독이 보여주는 우리 삶의 지리멸렬함과 전도연의 그 어떤 전작보다 훌륭한 호연, 그리고 속물이지만 너무 사랑스러운 캐릭터 종찬을 만들어낸 송강호의 인간적인 연기가 2시간 20분 동안 영화 '밀양'을 비밀스럽게 비춘다. 15세 관람가, 24일 개봉.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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