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은 슬픔의 현장에서도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된다.
10일 밤 서울 송파구 풍납동 현대아산병원 장례식장 3층에는 10일 오전 사망한 정다빈(27, 본명 정혜선)의 빈소가 마련됐다.
정다빈의 갑작스러운 사망소식을 들은 이재황 양동근 조인성 우희진 등 동료 연예인들이 속속 빈소를 찾아 눈물을 흘렸다. 이들을 취재하기 위해 기자들 역시 정다빈의 빈소 앞에서 이날 밤을 샜다.
그러나 정다빈의 빈소 앞에는 단순히 연예인들을 구경하기 위해 진을 치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 중에는 울면서 빈소를 떠나는 연예인들의 모습을 끝까지 따라가 휴대폰 카메라로 찍는 이도 보였다. 우희진은 "기자들도 아닌데 도대체 이런 곳에서 왜 사진을 찍느냐"며 격양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1월 중순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사망한 개그맨 故 김형은의 빈소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목격했다. 같은 달 하순 자살로 삶을 마감한 故 유니의 빈소도 마찬가지였다. 유니의 빈소가 차려진 병원 문 밖은 밤늦게까지 문상 온 연예인들을 보겠다는 인근 지역의 청소년들로 시끌벅적하기도 했다.
연예인들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은 높다. 연예인들 역시 대중들의 관심이 없다면 그 존재의 의미가 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연예인이기 전 그들도 사람이다. 더군다나 동료 연예인의 죽음에 슬픔을 가누지 못한 채 빈소로 달려오는 그들에게 사람들의 시선은 때론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호기심으로만 가득 차 있다.
물론 빈소 앞에서 한마디라도 듣기 위해 혹은 한 장면이라도 찍기 위해 때로는 거친 몸싸움을 마다 앉는 기자들도 '인간에 대한 예의'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기자들 또한 그럴때마다 직업적 회의에 빠지기도 한다.
대중들의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들은 그 삶 자체가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될 수밖에 없는 숙명을 타고 났다. 그 숙명에 따른 화려한 인생이 그들 앞에 놓이기도 한다. 평범한 사람들이 결코 누릴 수 없는 부와 명예가 따라다닐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인간적인 슬픔마저도 한낱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곤 하는 연예인들의 삶이 안쓰러워 보일 때가 있다. 슬픔보다 호기심이, 애도보단 신기한 눈길이 더 많은 연예인의 초상집. 정다빈의 빈소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사진설명= 정다빈의 빈소 앞 연예인들을 보기 위해 몰려 있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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