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주름이 생기면 그것에 순응하는 것이 진정한 아름다움인 것 같아요."
한 아이의 어머니가 돼 6년만에 스크린으로 얼굴을 비춘 여배우 김남주는 "이제 오랜 공백은 없다"고 말한다. 화면을 통해 자연스럽게 나이먹어가는 배우로, 생활인으로, 평범한 주부의 모습으로 다가서고 싶다고 한다.
91년 이형호군 유괴 살인 사건을 영화화한 '그놈 목소리'(감독 박진표, 제작 영화사집)로 6년의 공백을 깨고 연기 활동을 재개한 김남주를 영화 개봉을 앞두고 만났다. 연기를 쉬는 동안 배우가 아닌 인간 김남주에게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인생의 새로운 즐거움을 알게 된 것. 엄마가 아니었다면 영화 '그놈 목소리'에서 보여준 가슴 메어지는 연기를 하기 힘들었을 거라고 김남주는 말한다.

"만약 제가 엄마가 아니었다면 그저 흉내를 내는 정도였겠죠. 작품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도 욕심은 났겠지만, 엄마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적극적으로 출연하겠다는 마음을 갖기도 힘들었을 테고요."
김남주는 영화가 공개된 후 "과연 우리가 알던 김남주가 맞느냐?"는 놀라운 반응에 자신 또한 놀라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 많이 다른가요? 세련된 커리어 우먼에서 평범한 엄마의 모습을 연기하는 제 모습의 간극이 너무 큰가봐요. 하지만 그건 제 일상이예요. 집에서는 오빠(김승우)의 티셔츠를 입고 지내는 제 모습이 바로 영화 속 모습이죠."
김남주는 세월이 가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얼굴의 주름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한다. 배우이기 이전에 사람이기 때문에 자연에 순응하지 않으면 그것 또한 보기 흉한 것이 아니겠냐고 말한다.

"세월이 가고 눈가에 주름이 늘면 받아들여야 하는 것 아닌가요. 어렸을때부터 청순가련해 보이고 싶었지만 대중이 제게서 보는 모습은 당당한 이미지였어요. 싫어도 어쩔수 없었던 것처럼 이제는 나이든 모습을 받아들여야죠. 데뷔 초 제 실제 나이보다 더 성숙한 역할을 소화했던 것처럼 세월의 흐름을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아름다움 아닐까 싶어요."
실제로 나이를 먹었고, 엄마가 됐으니 아이 엄마를 연기하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김남주는 생각한다. 여배우로서 예쁘게 비쳐지는 역할에 대한 욕심은 당연하지만, 대중들과 호흡하며 서서히 나이를 먹고 싶은 것이 김남주의 더 큰 욕심이다.
"이제 오랫동안 쉬지는 않으려고요. 그래서 둘째를 낳는 것에 대해서도 약간 고민은 돼요. 아이를 낳으려면 2년은 또 쉬어야 하는데, 이제 막 연기 기지개를 켰으니 배우로서 열심히 활동하고 싶은 마음도 있거든요."
촬영장에 나이든 신인이 나타났다는 우스갯소리를 들으며 더없이 유쾌했다는 김남주는 공백기 동안 변한 제작 환경에 신인의 자세로 열심히 부딪히며 배워가는 일이 즐겁기만 하다고 한다.
세련되고 당찬 커리어 우먼에서 모정의 눈물을 흘리는 엄마의 모습으로 돌아온 김남주의 새 영화 '그놈 목소리'는 2월 1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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