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피곤', '슬픔', '바쁨'
21일 갑작스런 비보의 주인공이 돼 버린 가수 '유니'의 미니홈피 '히스토리'에 고인이 직접 적어 둔 '하루의 감정'들이다.
그는 가장 최근인 지난해 12월 4일의 감정을 '외로움'이라고 표현했다. 같은 감정으로 표시한 지난해 11월 26일에는 이렇게 썼다.

'어느듯 한해가 거의 저물어 가고 있어... 공허감으로 가득하네여. 이것 역시 한 과정이겠죠...알 수 없는 그곳으로 난 또 걸어갑니다'
공교롭게도 그는 3집 발표를 하루 앞둔 21일 '알 수 없는 그 곳으로' 홀연 걸어가버렸다.
화려한 듯 보이는 연예인의 감춰진 자화상은 이렇듯 외로움과 슬픔으로 수놓아져 있었던 것이다.
고인의 사인이 '우울증에 의한 자살'로 추정되고 있지만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이 팬과 자신 사이에서 얼마나 힘든 몸부림을 쳤는지 그의 미니 홈피는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정신과 치료까지 받을 수밖에 없을 만큼 그는 힘들어 했었던 것이다. 유니는 자신의 미니 홈피에 이렇게 쓰고 있다.
'하나님 오늘도 흔들리지 않게 지켜주세요'
그를 힘들게 만든 이유는 여러가지 일 것이다. 새롭게 내놓는 앨범의 반응에 대한 부담은 연예인이 아니면 짐작조차 하기 힘들다.
그러나 그를 '외롭게 하고 슬프게 한' 이유 중에는 팬들의 몰지각한 반응도 있다는 점에서 반성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의 미니 홈피에는 이런 말이 적혀 있다.
'악플은 제가 상처 받는 답니다'
그는 연예인이었기 때문에 팬들의 일차원적인 감정의 배설에 고스란히 노출 될 수밖에 없었다. 무심코 내뱉고는 사라져 버리는 팬(사실 팬이라고 할 수 없지만)들로 인해 '20대의 젊은 여인'은 속으로 병들어가야 했는지도 모른다.
이제 반성해야 한다. 연예인은 인기를 담보로 무조건 팬들에게 몸을 낮춰야 하는 그런 존재로 인식해 왔다면. 설령 욕을 하더라도 애정을 갖고 해야 한다. 적어도 그들도 상처를 받는 사람이라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
'예쁜 별이 되어서 예쁜 노래 불러주세요'라고 이날 그의 홈피에 올린 어느 팬의 마지막 인사나, 이날 하루에만 100만명이 넘은 사람이 그의 미니 홈피를 방문한 '숫자'는 그래서 더욱 안타깝고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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