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없는 우승은 의미 없다."
'헐크' 이만수 코치가 공식적으로 한국 무대에 복귀했다. 이 코치는 30일 인천 SK와이번스 구단 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정식으로 SK 유니폼을 입었다.
이 코치는 기자회견 내내 '팬'만을 강조했다. "어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친정팀 삼성에 축하를 보낸다"면서도 "그러나 우승팀의 평균 관중이 3,000명 수준이라는 것은 한국 야구의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아쉬움을 보였다.
특히 이코치는 "팬들이 없는 프로야구는 의미가 없다. 재미있고 즐거운 야구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편 SK는 이 코치에게 배번 22번과 뒷번호가 '0220'인 휴대폰을 선물했다. 또 이날 취임식에는 20여명의 팬들이 참석해 이 코치의 입단을 축하했다.
다음은 이 코치와 일문 일답
▲SK 입단 소감은.
-우선 지난 15일 김성근 감독님 취임식을 인터넷을 통해 보고 3가지 놀란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말씀을 너무 잘하셔서 놀랐고 웃으시는 모습을 보고 더 놀랐다. 현역시절 2년간 같이 했었는데 그때는 한번도 웃질 않으셨다. 그라운드에서 좀 웃어주시길 바랬는데 그러질 않으셨다. 이번에 보니 미남이시더라.(웃음) 또 무척 체력이 좋고 건강하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만큼 철저하게 자기관리를 하신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사실 올해 5월에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계약을 맺었다. 내년까지는 한국에 돌아올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SK가 새로운 야구를 한다는 것이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 그동안 한국야구는 이기는 야구에만 집중했다. 그러나 SK가 팬과 함께하는 스포테인먼트를 추구한다는 점이 내 생각과 일치했다.
▲한국야구에 대한 생각은.
-야구 수준이 크게 향상됐다.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을 통해 본 한국야구는 깜짝 놀랄 수준이었다. 무척 뿌듯했다. 내기에서도 많이 이겼다. 그러나 경기 수준에 비해 너무나도 아쉬운 점이 있었다. 관중 수가 너무 적다는 것이다. 어제 우승을 차지한 삼성에는 축하를 보낸다. 그러나 우승팀 평균 관중이 3,000명 선이라는 것은 너무도 아쉽다. 팬 없는 상황에서 우승이 무슨 소용인가. SK에서 팬과 함께 앞서가는 야구를 하고 싶다.
▲지도자로 새 출발을 하게 됐는데.
-사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13시간동안 한숨도 못잤다. 9년 전 미국으로 떠날때는 너무도 외로웠다. 아는 사람도 없고 언어, 문화등이 너무 달랐다. 맨땅에 헤딩이었다. 그래서 죽을 각오로 노력했다. 한국에서도 그렇게 노력할 생각이다. 그때의 초심을 잃지 않을 것이다.
▲팬을 위한 야구를 펼치는 구체적인 방법은.
-일단 감독님을 모시는 입장이고 감독님이 추구하는 야구를 100% 지원하는 게 우선이다. 감독님을 앞서 가는 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다만 감독님이 원하시면 팬을 위하는 야구는 여러 가지가 있으니 감독님 뒤에서 펼칠 것이다.
스포테인먼트는 날 보면 알 수 있다. 미국에 있을때 저녁 7시 5분 경기면 항상 6시 5분에 나가 팬들에게 사인 해주고 애들 사진도 찍어줬다. 그러다보니 내가 선수도 아닌데도 많은 팬이 생겼다. 팬들이 그런 것을 원했었다. 구단에서도 나를 '구단 대사'라고 불렀다. 인터넷에서는 희귀해서인지 내 사인볼 가격이 120달러나 나가기도 했다.
▲WBC때 내기를 많이 했다고 했는데 얼마나 땄나.
-다 더하면 2,000달러(약 200만원) 정도 됐다. 나만 한국에 걸었기 때문에 많이 딸 수 있었다. 사실 처음엔 긴장도 됐었는데 나중엔 너무 뿌듯했다. 사실 2,000달러를 다 받진 못했다. 포수 A.J 피어진스키와 한-미전을 앞두고 1,000달러 내기를 했는데 다음날 부터 안 보이더라(웃음). 스프링캠프 내내 아무 소리 없다가 마지막 날 자신이 쓰던 야구 용품에 사인을 해서 건네주길래 기분 좋게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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