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엄태구가 달라졌다. 예전엔 쑥스러움에 고개를 푹 숙이고 손으로 바지만 문지르곤 했는데, 이제는 알아서 농담도 하고 웃음을 이끌어낸다. 물론 곧 아니라고 손을 흔들고, 부끄러운지 미소만 짓긴 했지만 큰 발전을 한 그다. 특히 대선배이기도 한 강동원과 친해지는 건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젠 연락처를 알게 됐다고 말하며 또 수줍어해서 모두를 웃게 만들었다.
'와일드 씽'(감독 손재곤)은 한때 가요계를 휩쓸었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해체된 3인조 혼성 댄스 그룹 '트라이앵글'이 20년 만에 찾아온 재기의 기회를 잡기 위해 무모한 도전을 벌이는 코미디 영화다. 엄태구는 래퍼인 상구 역을 맡아 강동원, 박지현과 트라이앵글 멤버로 활약했다.
![배우 엄태구가 영화 '와일드 씽'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c8ea6db39e1947.jpg)
상구는 정통 힙합 전사를 꿈꿔왔으나 현실은 고작 한두 마디 파트가 전부였던 트라이앵글의 막내이자 메인 래퍼다. 활동 내내 지독한 3인자 콤플렉스에 시달렸고, 그룹 해체 후엔 솔로 앨범과 화보집을 쏟아냈지만 형편없는 실력으로 빚더미에 앉았다. 보험 설계사로 근근이 버티던 그는 다시 뭉치자는 현우(강동원 분)의 제안에 야심을 품고 합류한다. 엄태구는 '파워 내향인' 타이틀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파격 변신으로 놀라움과 재미를 동시에 안긴다. 엄태구가 등장했다하면 웃음이 빵빵 터진다. 엄태구의 연기 열정이 얼마나 강력한지, 그리고 대단한 캐릭터 소화력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와일드 씽'이다. 다음은 엄태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개봉 소감은?
"기대되고 떨린다. 막연한 기대는 VIP 시사를 했는데 주변 반응이 나쁘지 않아서 기대가 더 커졌다.
- 어떻게 봤나?
"냉철하게 봤다. 재미있는 포인트가 많다."
![배우 엄태구가 영화 '와일드 씽'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05cdf3422673c6.jpg)
- 영화를 봤을 때 크게 웃었던 부분이 있나?
"완성본을 오정세 선배와 앉아서 봤는데 '나 안 웃어', '저도 안 웃을게요' 하면서 봤다. 진짜 안 웃으면서 봤다. 초대한 가족, 지인이 너무 많이 웃었다는 얘기를 들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 대중은 엄태구 배우가 도대체 어떤 결심을 했기에 여기에 출연한 거냐며 놀라워했다.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
"대본이 너무 재미있었다. 저 말고 누군가가 해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감독님이 좋고 부드럽다. 또 강동원 선배가 현우 역으로 캐스팅이 되어 있어서, 더 하고 싶었다."
- 강동원 배우와 한 차례 같이 작품을 해서 상대적으로 편했기 때문인가?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었나?
"둘 다다. 10년 전에 함께 해봤던 분이라 강동원 선배님 자체로 같이 하고 싶었고, 선배님이 춤을 추니까 저는 랩을 하면 재미있겠다 싶었다."
- '가려진 시간' 때는 친해지지 못했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좀 친해지는 데 성공했나?
"성공 못 했다. 그래도 달라진 점은 그때는 번호도 몰랐는데 이번엔 문자를 드렸다. 처음 문자 드릴 때 한 시간을 썼다 지웠다 했다. 저에게는 대선배님이라 떨려서 한 시간 동안 조심스럽게 보냈다."
- 어떤 내용이었고, 답은 어떻게 왔나?
"정확한 건 기억이 안 나는데, 따뜻하게 보내주셨다. 감동적이었다. 잘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던 것 같다."

- 그럼 지금은 좀 편하게 연락을 하는 편인가?
"지금도 편하게 하지는 못한다."
- 래퍼 캐릭터에 대한 부담이 컸을 것 같은데 어땠나?
"모든 것이 부담이었다. 장르가 코미디인 것도 그렇고 안무, 캐릭터 텐션이 높은 것까지 다 부담이 됐다. 그중에서 제일은 장르였다. 코미디가 부담됐다. 머리로는 코미디가 제일 어려운 걸 알고 있었는데, 몸으로 해보니 역시나 누군가를 웃기는 것이 어렵더라. 코미디 하시는 분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평소엔 굉장히 수줍음이 많은 성격인데 카메라 앞 연기할 때는 다양한 캐릭터로 돌변한다. 어떨 때는 수줍어하는 이 모습이 가식인가 할 정도다.(웃음) 연기할 때 마인드 컨트롤을 어떻게 하는지도 궁금하다.
"이게 제 직업이고 대본이 있고 캐릭터가 있어서 가능하다. 사실 이게 가식일지 모른다.(엄태구는 농담하고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해 웃음을 안겼다.) 제일 괴로운 건 어색하게 나오고, 연기가 잘 안 됐을 때다. 망가지는 건 전혀 괴롭지 않은데 진짜처럼 자연스럽게 하려고 준비를 많이 한다. 갑자기 바꾸기보다는 저지르기 위해 준비를 하는 과정이 있다. 그게 제 직업이다."
- 귀여운 표정을 짓는다. 그건 어떻게 준비했나?
"거울 보고 연습한 적은 없다. 현장에서 결정이 됐다. 원래는 귀여운 척하는 것이 아니었다. 현장에서 가발이나 의상을 다 입어보고 안무 선생님과 얘기를 하다가 귀엽게 하는 게 맞다는 의견이 나왔다. '어떡하지?' 하다가 '귀엽지 않으면 차라리 죽겠다'라는 마음으로 하게 됐다.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귀여운 척은 다 했다."

- 영상으로 봤을 때는 어땠나?
"모니터링할 때는 억지스러운가, 자연스러운가 그 위주로만 생각했다. 현장에서는 진짜 즐기고 있는 건가, 어색하지 않은가만 생각했다. 현장에선 그랬다. 민망함도 있지만, 그런 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 즐겼다고 생각하나?
"테이크마다 달랐다. 어떤 때는 즐기고, 어떤 때는 과하다는 생각이 있었다. 제 판단은 아니고, 저도 완전 처음 하는 것이라 감독님, 스태프들 도움을 받아서 했다."
- 그런 코믹 DNA가 있다는 생각이 드나?
"'논다' 하나만 생각했고, 저도 놀고 싶었다. 네 다섯 살 어렸을 때 씻고 나와서 팬티만 입고 춤추고 놀 때처럼 자유롭게 놀고 싶다고 생각했다. 진짜 즐기면 전해질 거라고 생각해서 그 부분에 힘을 많이 썼다. 제스처 고민보다는 텐션 올리고 진짜 즐기는 것만 고민했다."
- 박지현 배우가 따라 하는 것을 봤나? 윙크는 어떤 마음으로 하게 됐나?
"봤다.(웃음) 진짜 즐기고 업시키려 하다 보니 나온 게 윙크를 더 많이 해보자였다. 제가 할 수 있는 귀여움이 한정적이었다. 그래서 윙크만 생각났다. 앞에 찍은 것 때문에 다른 걸 찍을 때 눈 마주치면 윙크를 연속적으로 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었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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