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처음엔 모든 것이 난관이었다."
버추얼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가 K팝 가요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모든 것이 낯설었던' 이들은 데뷔 1년여 만에 팬덤이 크게 확장하며,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기존 아이돌의 성공 방정식을 따랐다면, 이제는 버츄얼아이돌만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준비하고 있다.
버추얼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를 제작한 블래스트의 이성구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아만티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블래스트는 MBC 영상미술국 시각특수효과(VFX)팀에 약 20년간 몸 담았던 이성구 대표가 주축이 된 사내 벤처 그룹이다. 2002년 MBC에 입사한 이성구 대표는 '선덕여왕' '해를 품은 달' '기황후' 'W' 등 50여편의 드라마 VFX와 VR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 등에 참여했다. 블래스트는 2020년 MBC 사내벤처 1기로 선정돼 2021년 8월 자체 버추얼 라이브 시스템을 개발했고, 2022년 8월 광학식 버추얼 스튜디오를 완성했다.
이성구 대표는 "'우리 IP를 갖고 하자'고 했던 것이 플레이브라는 아이돌이었다. 저희 IP를 하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저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크게 성장했다"라고 말했다. 처음엔 20여명에 불과하던 회사 직원은 1년여 만에 50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 대표 "처음엔 콘텐츠를 만드는 제작사였는데 엔터쪽 업무도 보강하면서 준비하고 있다"고 회사의 성장을 이야기 했다.
이들이 제작한 버츄얼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는 가요계 신선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플레이브는 은호, 노아, 예준, 밤비, 하민 등 5명의 버추얼 휴먼으로 구성된 팀으로, 작사, 작곡, 프로듀싱, 안무 창작 등을 자체로 하는 실력자 콘셉트를 잡았다.
이성구 대표는 "플레이브 멤버들도 초반엔 뭘 하는지 정확하게 몰랐다. 저희 멤버들은 음악 활동만 열심히 하던 사람들이다. 이런 쪽의 지식도 없었다. 처음에는 멤버들도 정확하게 어떻게 돌아갈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있었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멤버들도 기술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됐고, '이렇게 하면 어떨까' 아이디어를 많이 내줬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재미있는 라이브 방송을 보여줄 수 있게 됐다. 멤버들과 함께 소통하며 만들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플레이브는 지난해 3월 첫 번째 싱글 '기다릴게'를 발매하고 가요계에 데뷔한 이후 막강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웨이 포 러브(WAY 4 LUV)'와 '여섯 번째 여름'을 비롯 '아이 저스트 야(I Just Love Ya)', '왜요 왜요 왜?' 등을 발표했으며, 최근 가요계 트렌드인 '이지 리스닝' 장르를 내세워 대중에게 편안하게 다가서고 있다.
플레이브의 기록이 성장세를 보여준다. 미니 2집 '아스테룸 : 134-1(ASTERUM : 134-1)'의 초동(발매 후 일주일 간 판매량)은 56만장을 기록하며 '하프 밀리언'이 됐고, 멜론 '톱100'에 진입했다. MBC TV '쇼! 음악중심'에서 '웨이 포 러브'로 버추얼 아이돌 그룹 최초로 지상파 음악방송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3, 14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첫 번째 팬콘서트 '헬로, 아스테룸!(Hello, Asterum!)'가 전석 매진됐다.
이 대표는 플레이브의 성공 요인으로 '휴머니즘'을 꼽았다. 이 대표는 "저희들이 버추얼 아이돌을 개발했을 때, 다른 업체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있었다. 많은 업체들이 휴머니스트를 없앤다는 것을 강조하시더라. 저와 직원들은 IP가 인기를 얻으려면 사람의 매력으로 사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타 버츄얼 그룹과의 차별성을 이야기 했다. 이어 "다른 버추얼 아이돌처럼 춤, 노래를 각기 다른 사람이 하면서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도 있었겠지만 그럴 때 팬들이 과연 매력을 느낄 IP가 될수 있을까에 고민을 했다. 준비할때부터 멤버들이 직접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것으로 접근했고, 이게 성공요인이 됐던 것 같다"고 짚었다.
휴머니즘을 강조한 버츄얼 아이돌로 인기를 끌고 있는 플레이브는 멤버들의 본체가 따로 있는데 철저하게 가려져 있다.
이 대표는 "멤버들이 버츄얼 아이돌 본체의 욕심은 버리고 캐릭터로 활동해야 한다. 본체로 활동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길 수 있다고 본다. 플레이브가 잘되고 있어서 플레이브에 집중하고 있다. 지금은 분리할 수 없는 단계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엔 '문제가 생기면 멤버들 교체하면 되겠네요'라는 질문도 했는데, 드 번째 라이브를 하다보니 멤버들의 표정과 손동작을 하나하나 더 보여주게 되고 팬들이 저희보다 그것을 더 잘알고 있다. 플레이브와 (멤버들이) 하나가 됐고 멤버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아이디어도 캐릭터에 몰입해서 낸다"고 플레이브에 대한 본체 멤버들의 애정을 강조했다.
또한 "저희가 보여주고자 했던 기술이 이들이 갖고 있는 매력을 보여주는데 있기 때문에 대체할 수 없다"며 대체불가한 캐릭터성을 이야기 했다.
플레이브 제작 초기엔 모든 것이 난관이었다는 이 대표는 "작년엔 회사가 열심히 뛰어도 다 안된다고 했다. 방송 출연도 안된다고 하고 다 거절했다. 지금은 많은 제안이 오고 있다"고 달라진 위상을 이야기 했다.
또한 이 대표는 "플레이브에게 곡을 주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면서도 "지금 멤버들이 욕심이 많다. 유명 작곡가의 곡을 받고 싶냐고 했을 때 직접 만들고 싶다고 했다. 다음 앨범도 멤버들이 작사, 작곡을 하기로 하고 지금 작업 중이다"고 귀띔했다.
플레이브 멤버들으
올해 회사의 가장 큰 목표이자 숙제는 플레이브의 해외 진출이다.
이 대표는 "플레이브는 한국에 국내 팬덤이 많은 상태다. 중화권이나 동남아에서 어느정도 인기가 있지만 메이저인 서구권에서는 이해를 못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버츄얼 엔터테인먼트라는 장르를 새롭게 개척하고 있고, 확신했다. 오랫동안 준비해서 올해나 내년에 (진출) 생각을 하고 있다. 기술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들이 많다. 해외 TV 출연이나 콘서트를 어떻게 해야 할지, 차근차근 생각해볼 문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로서 가장 중심으로 생각하는 건 해외 진출이다. 한국을 넘어 다른 나라에서도 사랑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준비를 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플레이브가 여느 아이돌이 도전하지 못하는 색다른 영역을 개척할 것이라는 믿음도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년 동안은 다른 아이돌이 하는 것을 버츄얼 아이돌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집중했다. 앨범을 내고 팬콘서트를 하는 일련의 활동이 그런 것을 입증하는 시간이었다"라며 "올해부터는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는 분야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올 가을에는 더 큰 규모의 콘서트 개최 및 자체 예능 제작 콘텐츠도 준비 중이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