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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② '재벌X형사' 안보현 "박지현과 혐관→러브라인, 이정도가 딱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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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배우 안보현에게 SBS 금토드라마 '재벌X형사'는 감사와 부담의 결정체였다. SBS 사이다 활극 장르를 맡으며 '모범택시' 이제훈, '열혈사제' 김남길의 뒤를 잇게 된 것은 물론 첫 주연작으로 날개를 펼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안보현은 재벌 3세 형사 진이수 역을 맡아 때로는 대리만족을, 때로는 웃음과 연민을 안기며 시청자에게 한층 넓어진 연기 스펙트럼을 각인 시키는 데 성공했다. 특히 '재벌X형사'는 '플렉스 수사'로 시청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기며 종영 전부터 시즌2 제작 소식을 전해 시청자 기대감을 더했다.

안보현은 최근 서울 모처에서 진행된 '재벌X형사' 종영 기념 인터뷰를 통해 "명성 높은 SBS 주말드라마를 하며 고민과 압박이 많았지만,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행복하다"는 소회를 전했다. 아래는 안보현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배우 안보현이 최근 서울 모처에서 진행된 SBS '재벌X형사'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FN엔터테인먼트]
배우 안보현이 최근 서울 모처에서 진행된 SBS '재벌X형사'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FN엔터테인먼트]

◇'재벌X형사' 시청률은 꾸준히 상승세였다.

난 첫방 시청률을 높게 잡지 않았는데, 첫회 시청률을 보고 깜짝 놀랐다. 단체 채팅방에도 메시지가 80개나 와 있었다. 경쟁작('밤에 피는 꽃')이 너무 잘 되고 있었고 나 역시 사회적 인지도가 높지 않아서 부담이 있었는데 너무 좋았다. 경쟁작이 종영하고 채널 돌리던 시청자가 내 이상한 머리를 보고 잠시 채널을 멈췄다가 그대로 쭉 봐주신 것 같다.

◇강하서 강력 1팀이 진짜 한 팀처럼 느껴졌던 순간은?

이강현과 야경을 보며 위로와 조언을 했을 때 동료애를 느꼈다. 또 박형사의 경우 나를 일컬어 '우리 팀입니다'라고 말하는 대사가 있는데, 진짜 '찐감동'을 느꼈다. 그 입에서 나오지 않던 말이 나오는 순간 내가 한 팀의 일원이 됐구나 싶었다. 또 배우들과 사석에서도 자리를 많이 하다보니 큰 시너지가 생겼다. 현장에서 너무 편했고 의지할 수 있었다. 조언도 할 수 있어 행복했다.

◇박지현과는 '유미의 세포들' 이후 두 번째 호흡이다.

'유미의 세포들'에서 같이 했지만 큰 접점은 없었기에 '어색하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박지현이 그래도 내가 구면이라고 많이 의지해줬고, 그 덕에 나도 의지했다. 박지현은 드라마 주인공이 처음이고 부티나는 역할들만 하다가 걸 크러시 캐릭터에 처음 도전하게 돼 생각이 많았다. 나 역시 그랬기에 함께 의지했다. 모두 '혼돈의 카오스'였던 셈이다. 하지만 드라마를 보니 그 걱정의 지점들이 다 해결되는게 보였다. 특히 수중 촬영 액션신을 하면서 우리가 정말 의지하고 돈독해졌다는 게 느껴져서 좋았다. 액션 스쿨 가서 열심히 노력하는 박지현의 모습을 리스펙트 하게 됐다.

◇액션 연기를 잘 하는 편이다. 이번 액션 연기 주안점은?

가진게 몸뚱아리라 액션은 하는 데까지 하고 싶다. 실제 난 인복이 있어서 '재벌X형사' 무술 감독님이 나와 네 번의 작품을 함께 해 나의 장단점을 잘 안다. 복싱을 해서 주먹을 잘 쓰고 팔을 뻗을 때 멋있다는 걸 캐치하고 계시기에 액션이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진이수 캐릭터는 때리는 것보다 맞는 것도 있었으면 했고, 어리바리 허당기 넘쳐서 '빠샤' 같은 기합 소리를 집어넣어 멋을 빼려고 했다.

배우 안보현이 최근 서울 모처에서 진행된 SBS '재벌X형사'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FN엔터테인먼트]
배우 안보현이 최근 서울 모처에서 진행된 SBS '재벌X형사'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FN엔터테인먼트]

◇높은 시청률을 체감한 적은 있었나.

'이태원 클라쓰' 때는 코로나19 때문에 체감을 못해서 '재벌X형사' 때 가장 체감을 많이 했다. 고향에 내려가니 거긴 '재벌X형사'만 나오는지 모든 주변 분들이 '재벌X형사' 얘기를 하더라. 내가 매년 가는 시락국(시래기국) 집이 있는데, 사장님이 이번에 처음으로 날 알아보셔서 '우와' 했다. 할머니도 전화만 드리면 깔깔깔 웃으신다. 주변에서도 '누가 범인이야?' 하고 연락이 온다.

◇박지현과의 작고 은은한 러브라인이 화제다. 다음 시즌에서 바라는 러브라인의 비중이 있나.

시즌1 대본을 봤을 땐 '여기에 러브라인이 있다면 정말 풀어야 할 문제가 넘 많다'고 생각했다. 진이수는 가족사가 있고 여기에 사건도 있는데 러브라인까지 풀면 난해하고 조잡해지지 않을까, 자칫 잘못하면 방향성을 잃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혐관에서 러브라인인가 아닌가 싶은 아리까리한 그 지점이 좋은 것 같더라. 가족 문제가 해결되면 시즌2에서 러브라인이 구축돼도 될텐데, 혹시 시즌3 갈 수도 있지 않냐? 지금은 혐관에서 이 정도 밀당하며 사람들이 러브라인을 갈망하는 이 정도가 좋은 것 같다.

◇뻔하지 않은 재벌 형제의 돈독한 케미스트리가 화제였는데.

(종영 전 인터뷰) 어쩔 수 없는 뻔한 드라마가 됐다. 하하. 시즌2는 작가님도 아예 생각에 없었던 터라…. 이렇게까지 뒤통수를 쳐야하나 싶어서 아쉽긴 하다. 곽시양은 특별출연으로 들어와서 너무 고생했다. 엔딩신을 찍으며 정말 만족했다. 시즌2가 나온다는 걸 미리 알았다면 여태껏 나온 형제의 난과 다를 수 있었는데. 하하.

◇열일하는 비결은 무엇인가?

내 팔자다. 나는 내게 채찍질 하는 스타일이고, 스스로 운이 없다고 생각하고 항상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밑천 있어도 밑천을 만들어두는 스타일이다. 난 그저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잠깐 쉬어 봤는데 체질에 안 맞더라. 잊혀지면 안된다는 건 아니지만 그냥 연기가 재밌다. 진정성을 보여주는 게 좋다. 그래서 예능도 리얼리티를 찍는 것이다. 다 너무 재밌고 매번 도전하는 느낌이라 신기하다.

◇왜 스스로 운이 없다고 생각하나.

내게 서울은 타지다. 아무 것도 없이 몸만 와서 '어떤 지역이 가장 저렴할까' 고민하며 신림동 들어가서 포기하지 않고 살아왔을 뿐이다. 표준어도 배워야 하고, 애티튜드도 배워야 하는 무(無)의 사람이었다. 경제적인 부분도 뒷받침 됐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한 적도 참 많았다. 그렇게 엄격하게 '일하면 나아지지 않겠냐'는 생각으로 연기해왔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인복은 참 많은 것 같다. 아르바이트 병행하며 연기할 때, 스태프 회식에 날 불러서 밥 먹게 도와줬던 촬영 감독님과 '재벌X형사'에서 재회했다. 대본 리딩 현장에서 만나 함께 울었다. 촬영 감독님은 현존하는 지상파에서 내로라 하는 작품 다 하시는 분이 되셨다. 성장한 감독님을 보며 뿌듯했고, 내가 잘 될거라 말해주셨던 감독님의 사모님을 만나서도 함께 울었다.

◇데뷔 10년차, 지나온 길을 보면 어떤가.

단역부터 따지면 10년, 11년 정도 됐다. 연기를 포기할 수 없었던 건 정말 미비하지만 조금씩 성장해왔기 때문이다. 단역에서 그 다음 단역으로, 그 다음에 배역 이름이 생기면서 느껴지는 카타르시스. 그렇게 계속 '빡세게' 살았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다는 자부심이 있고, 그렇게 스스로를 조이면서 계속 '빡세게' 살아가는 것 같다.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먼저 무슨 일이든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 작품을 선택할 땐 갭 차이를 크게 두는게 기준 중 하나다. 아직 해보지 않은 역할이 많아서 필모그래피를 쌓는다기보다 배우로서 성장하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6월 영화가 개봉하는데 진이수와는 완전 상반되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다. 언젠가는 시대극도 하고 싶다. '응답하라' 시리즈를 보며 '사투리 구현은 잘 할 수 있는데'라고 생각한 적 있기 때문이다. 사극도, 느와르도, 매력적인 악역도 하고 싶다.

배우 안보현이 최근 서울 모처에서 진행된 SBS '재벌X형사'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FN엔터테인먼트]
배우 안보현이 최근 서울 모처에서 진행된 SBS '재벌X형사'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FN엔터테인먼트]

◇인복이 좋다는 걸 체감하는 게, '백패커'로 만난 백종원과 아직 끈끈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더라.

내가 제일 많이 보는 사람, 제일 자주 술 먹는 사람이 백종원 선생님이다. '백패커'를 계기로 한 달에 한 번 이상 보는 것 같고, 선생님도 날 편하게 대해줘서 좋다. '재벌X형사'에 나온 사진도 저녁 먹으러 놀러 갔다가 소유진에게 사진 찍어달라고 해서 나온 결과물이다. 방송에 나간다고 하니 흔쾌히 수락해주시며 '미리 말해줬으면 옷을 갖춰 입었을텐데' 하셨다. 정말 나의 큰 인복이다. 제주도에 갈 땐 맛집 리스트를 주시고, 일본도 함께 가서 배를 든든하게 채워 왔다. 내게는 은인같은 분이다. 서울 생활의 유일한 낙이자 멘토다. 다른 사람과 힘든 얘기를 공유하지 않는 편이지만 백종원에게는 '형님 형님' 하면서 얘기한다. 백종원 집 근처로 이사를 가야하나 싶다. 하하.

◇진이수의 비서 최정훈 역을 맡은 김명수와의 호흡도 인상깊었다.

시즌2를 함께 한다면 김명수 선배님의 롤을 완강히 어필하고 싶을 정도로 너무 멋있는 분이고 볼 때마다 아우라가 있다. 대본을 볼 때 진이수가 아저씨에게 방독면 갖다 달라 하고 은행 문 열어달라고 하는데, 인간 안보현으로서 정말 선 넘는다고 생각한 적이 많았다. 하지만 김명수가 조력자이자 멘토가 돼서 너무 멋있었다. 그래서 대본과 다르게 애드리브로 꼭 '고마워요'라는 대사를 집어넣었다. 어른한테 너무 그렇지 않냐. 아무튼 비서 최정훈은 참 든든했고 진이수의 유일한 편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한다. 김명수는 사석에서의 모습도 너무 젠틀하고 나이스해서 정말 많은 걸 배웠다.

◇시즌2에서는 진이수 캐릭터를 어떻게 만들고 싶나.

이수의 캐릭터를 감독 작가님과 함께 만들어가고 싶다. 두 분이 만들어주신 캐릭터지만, 내가 누구보다 많이 보고 연구하지 않았나. 이수의 장단점, 유머러스한 부분 모두 업그레이드 시켜서 구현하고 싶고, 그게 내 큰 숙제 같다. 재력을 탕진하는 모습을 보여드릴테니 기대해달라. 그 기대에 부응하겠다.

/정지원 기자(jeewonje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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