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정민 기자] '기생충' 봉준호 감독, 가수 겸 작곡가 윤종신, 배우 김의성, 장항준 감독 등이 故 이선균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뭉쳤다. 이들은 이선균 수사 정보 유출에 대한 진상규명과 함께 유명인에 대한 보도 관행 개선 등을 촉구했다.
故 이선균은 지난해 10월부터 마약 투약 의혹으로 세 차례의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선균은 유흥업소 실장에게 속아 투약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으나, 경찰의 고강도 수사와 언론의 무분별한 보도는 계속되자 결국 지난해 12월 27일 차 안에서 생을 마감했다.
이에 봉준호 감독 등이 참여하는 문화예술인 연대회의(가칭)는 12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故 이선균 배우의 안타까운 죽음을 마주하며 수사당국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언론의 자정 노력, 기사 삭제 요구권, 문화예술인 인권보호를 위한 법령 개정 등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봉준호 감독과 함께 가수 겸 작곡가 윤종신, 배우 최덕문·김의성, 장항준·이원태 감독 등이 참석했다. 아울러 고영재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 최정화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대표, 민규동 한국영화감독조합 대표, 정상진 영화수입배급협회 대표, 정상민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부대표, 이주연 한국영화마케팅협회 대표도 자리했다.
봉준호 감독은 "수사당국에 요구한다.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공보 책임자의 부적법한 언론 대응은 없었는지, 개별적으로 언론과 접촉해 답변한 사실은 없는지 한치의 의구심도 없이 조사해야 한다"며 "적법절차에 따라 수사했다는 한 문장으로 이 모든 책임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윤종신은 KBS·TV조선 등 일부 언론의 보도 행태와 관련해 "과연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공익적 목적에서 이루어졌다고 말할 수 있는가"라며 언론에 이선균 수사 관련 기사 삭제를 요청했다. 아울러 일부 유튜버와 황색 언론의 '사이버 렉카' 보도와 관련해서도 규탄했다.
김의성은 "최초 (마약 수사) 보도 이후 2개월여 동안, 그(이선균)는 아무런 보호장치 없이 언론과 미디어에 노출됐다. 모두 언론을 통해 생중계되었으며 사건 관련성과 증거능력 유무조차 판단이 어려운 녹음파일이 대중에게 공개됐다"며 "그에게 가해진 가혹한 인격살인에 대해 우리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 유명을 달리한 동료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연대회의는 이후 국회와 정부 등에도 입장을 전달하기로 했다. 최정화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대표는 "이번 사건을 비롯해 향후 유사한 사건에 문화예술계가 공동 대응하는 회견을 지속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라며 "국회의장, 경찰, KBS 등에도 우리의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연예계는 이선균을 위한 목소리를 위해 일제히 협력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선산' 제작발표회, '경성크리처' 출연 배우 수현의 인터뷰도 모두 오후로 미뤄졌다. 이선균의 죽음을 기리고 수사 관행, 무리한 언론보도 실태 등을 개선하기 위해 힘을 모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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