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이제는 배우 겸 매니지먼트 대표다. 회사 직원들을 이끌어야 하는 만큼 더 신중하게 행동하고 책임감을 가지게 된다는 김의성이다. 그래서 그는 좋은 작품을 만나 연기를 열심히 하는 건 기본이고 회사 성장을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남다른 포부를 드러냈다. 그리고 곧 관객들을 만날 '외계+인' 2부와 '로비'에 대한 강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로, 황정민과 정우성, 이성민, 박해준, 김성균, 정동환, 김의성, 안내상 등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했으며, 여기에 정만식, 이준혁, 정해인이 특별출연으로 힘을 보탰다.
한시도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스토리와 김성수 감독의 탁월한 연출력, 배우들의 빈틈없는 호연으로 "올해 최고의 영화"라는 극찬을 얻으며 뜨거운 반응을 일으킨 '서울의 봄'은 '범죄도시3'에 이어 2023년 전체 박스오피스 TOP2에 올랐다. 21일 기준 942만 명의 관객을 뚫고 천만 영화 등극을 앞두고 있다. 특히 김성수 감독과 정우성의 '첫 천만 영화'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부산행' 이후 '분노 유발' 전문 배우로 꼽히는 김의성은 국방장관 역을 맡아 영화 속 중요한 순간마다 얄미운 연기를 보여준다. 특히 참모총장(이성민 분) 공관에서 총격전이 벌어지자 상황 파악도 안 하고 도망쳤다 새벽에야 나타나 "나 많이 찾았냐?"라는 속 터지는 명대사를 남기기도 했다. SBS 드라마 '모범택시2', 넷플릭스 '택배기사', tvN '아라문의 검', 그리고 '서울의 봄'에 이어 오는 1월 10일 개봉되는 '외계+인' 2부로 돌아오는 김의성은 누구보다 바쁘게 지냈던 2023년을 "운이 좋았던 해"라고 설명했다. 이제는 매니지먼트 대표가 된 김의성은 작품뿐만 아니라 신인 발굴 및 회사 발전을 위해 더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다음은 김의성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연기 뿐만 아니라 다큐멘터리 제작, 정치와 사회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왔다. 이 때문에 공격을 받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어떤 소신으로
"자신의 의사를 내는 건 민주사회에서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결과에서는 상처받는 일도 많다. 단지 정권 차원의 공격이 아니라 무차별적이다. 대중을 과장한 이들에게 공격받으면 위축이 되기도 한다. 지금까지는 균형감을 가지고 잘 해왔다. 제멋대로 살았음에도 일 안 끊기고 잘하고 있어서 나쁘지 않다 생각하는데, 책임을 져야 하는 회사 식구들이 생겨서 조금 더 조심하고 신중하게 말하고 행동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런 것들이 전혀 걱정이 안 되는 사회가 만들어지는 것이 좋은데 쉬운 일이 아니다."
- 1월엔 '외계+인' 2부가 개봉된다. 1부가 개봉 당시엔 반응이 좋지 못했지만 OTT 공개 후엔 상반된 반응이 나왔다. 2부를 기다려온 이들도 많은데 어떤 마음인가?
"잘 될 거다. 저는 너무 좋았던 영화라 애정하고 지지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안 좋아해서 서운했다. OTT로 가서는 또 다른 반응이라 왜 미리 좋아하지 않았나 하는 야속함이 있다. 관객들의 평가가 옳은 거긴 하니 '부족함이 있구나' 했다. 하지만 2부는 자신감이 넘친다. 좋아해 주실 거라는 자신이 있다. 그 모든 떡밥을 무서운 속도감과 규모로 회수를 하니까 쾌감을 느낄 거라 생각한다. 너무나 훌륭한 감독님과 멋진 배우들이 출연하니까 여러분들에게 절대 부끄럽지 않은 훌륭한 영화일 거라고 자신한다."
-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부분 중 하나가 1부를 안 봐도 2부를 볼 수 있느냐 하는 것인데 어떻게 생각하나?
"물론 1부를 보고 2부를 보면 좋겠지만, 안 보더라도 상관없다. 1편의 작은 요약도 들어있고 친절하게 설명이 되어있다. 그런데 2부를 볼 건데 1부를 안 보고 갈 이유가 있나? 그래도 2편만 봐도 충분히 즐거울 거라는 게 제 생각이다."
- 하정우 배우의 연출작 '로비' 촬영은 다 끝난 건가? 그 캐릭터도 궁금하다.
"1회차 남았는데 정말 웃길 것 같다. 촬영장에서 너무 재미있었다. 하정우, 이동휘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웃기다. 상황들이 너무 재미있어서 이 영화는 역대급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평생 했던 캐릭터 중 제일 사랑하는 캐릭터가 될 것 같다. 내년에 나올 것 같은데 기대해 달라. 너무 이상한 캐릭터다.(웃음)"
- 연기를 10년 정도 쉬면서 공백기를 가졌다. 이유가 무엇인가?
"이야기가 긴데, 연기로만 놓고 본다면 제가 연기를 잘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폐를 끼친다는 것에 생각이 꽂혔다. 극복하고 견디고 참고해야 하는데 그걸 못했다. 배우로서는 진짜 좋은 시기인 35살부터 45살까지가 빠져서 속상하긴 하다."
- 다시 돌아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힘든 시기를 보내면서 연기는 다시 안하겠다고 생각했다. 베트남에서 쫄딱 망하고 한국에서 투자를 받아서 다시 가야겠다는 생각에 한국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건 지지부진한데 아버지가 암에 걸리셨다. 아버지 병수발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홍상수 감독님이 '하루 정도 출연해볼래?'라고 하시더라. 이전이면 안 한다고 했을 텐데 '예' 소리가 나왔다. 3~4일 찍었는데, 고작 일주일 만에 촬영하고 하는 느낌이더라. 재미있더라. 홍 감독님이 '한국 영화계에서 너 같은 사람이 없으니까 너만 할 수 있는 것이 있을 거다. 연기자로서 사는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하더라. 그때는 흘려듣고 연기가 재미있다는 기억만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 아버지 병세가 깊어졌다. 아버지가 저를 부르더니 '재미있게 살아라' 하시더라. 예전엔 연극하지 마라며 뭐라고 했는데 그 말 하시고 돌아가셨다. 그런 얘기를 하는 분이 아니다 보니 '뭔 소리지? 어떻게 살아야 하나' 생각하다가 배우를 다시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때부터 사람들에게 '저 배우 다시 한다', '도와달라'라고 하고 다녔다. 그렇게 조금씩 일을 하다가 '관상'을 하게 됐다. 배우로 밥을 벌어먹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 아버지의 유언인 '재미있게 살아라'라는 말이 배우로 복귀한 이후 생활을 하면서도 큰 영향을 끼쳤나?
"제일 중요한 시기에 연기를 안 한 것은 안타깝고 속상하지만 '그 시기에 연기를 하고 지금까지 왔으면 행복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연기할 수 있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 밥도 벌어먹고 이렇게 감사하고 행복하다. 인간으로서는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 홍상수 감독의 전화도 있었지만, 배우 복귀를 결심하고 나서 도와준 고마운 사람도 있었을 것 같은데 어땠나?
"고마운 사람보다 서럽게 하는 사람이 많았다. 원래 알던 사람들은 오히려 서럽게 했고, 저를 알아주고 계기를 만들어준 사람은 모르던 사람들이다. 제가 홍상수 감독님의 데뷔작인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을 통해 영화계에서는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때 연출부가 다 중견 감독이 됐다. 최동훈, 한재림 감독도 그 영향으로 저를 써준 거다. 그러다 보니 홍상수 감독님에게 감사한 일이긴 하다. 부드럽게 업계에 발을 들일 수 있었고, 새로 시작하는 입장에서 자신이 됐다."
- 너무 많은 작품에 출연했지만, 내 인생의 작품을 꼽아준다면?
"배우는 2~3년에 한 번 재계약하는 계약직이라고 생각한다. 2~3년에 한 번 좋은 작품을 만나고 좋은 평가를 받고 그 힘으로 재계약이 이뤄진다. 그 안에 좋은 퍼포먼스를 해야 계속 누군가와의 재계약이 이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런 계약이 '관상'이었고 그 다음이 '부산행', '미스터 션샤인'이다. 그리고 '모범택시'로 이어졌다. '서울의 봄'은 제가 책임지는 작품은 아니다 보니 이제 또 재계약을 준비해야 한다."
- '모범택시2'로 올해 초를 잘 열었고, '서울의 봄'으로 끝맺음까지 잘 된 것 같다. 2023년을 돌아봤을 때의 소회는 어떤가?
"운이 좋은 한 해였다. 저 자신도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게 일한 한해였다. 무엇보다도 회사를 만들었다는 큰 사건이 있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뿌듯함도 있지만 부담도 있는 연말이다. 내년엔 좋은 작품을 하는 건 당연하고 회사 성장에 대한 생각이 많이 차지하고 있다. 내년에도 운이 좋았으면 한다."
- 신인 발굴에 힘을 쏟을 생각인가?
"매니지먼트의 꽃은 신인 발굴과 성장이다. 좋은 배우를 넘어 스타가 되면 좋다. 신인 배우들도 모시는 입장이 되고 싶다. 하이브를 목표로 성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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