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엄마를 바라보는 신민아의 따뜻한 눈빛과 다정한 미소. 영화가 끝난 후에도 쉽게 지워지지 않을 정도로 가슴을 찡하게 울린다. 억지 감성 하나 없이, 담백하고 묵직하게 인물의 감정을 완벽히 표현해낸 신민아가 있어 더욱 깊은 여운을 안기는 '3일의 휴가'다.
지난 6일 개봉된 '3일의 휴가'(감독 육상효)는 하늘에서 휴가 온 엄마 복자(김해숙 분)와 엄마의 레시피로 백반집을 운영하는 딸 진주(신민아 분)의 힐링 판타지 영화다.
죽은 지 3년째 되는 날 복자는 하늘에서 3일간의 휴가를 받는다. 신입 가이드(강기영 분)는 복자에게 “따님은 어머님을 보거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 휴가 동안 좋은 기억만 담고 오시면 된다”라고 당부한다. 미국 명문 대학교 교수인 딸을 볼 생각에 설레던 복자는 자신의 예상과는 달리 생전 자신이 살던 시골집으로 돌아와 백반 장사를 하는 진주에 당황한다.
능숙하게 요리를 하며 한적한 시골 생활을 하는 진주. 하지만 사실 진주는 마지막 인사도 하지 못하고 떠나보낸 엄마에 대한 미안함에 마음의 병을 얻은 상태였다. 이런 진주를 지켜보는 복자의 마음도 타들어 간다. 그 가운데 단짝 미진(황보라 분)가 진주를 만나러 오고, 진주는 엄마의 레시피대로 만두를 만들며 그리운 마음을 표현한다.
세상을 떠난 엄마가 딸을 만나러 휴가를 온다는 설정 자체부터 눈물 버튼이 예상된다. 개인마다 상황이나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엄마처럼 살아가는 딸, 그런 딸에 마음 아파하는 엄마의 이야기에 눈시울이 붉어질 테다. 비단 엄마와 딸 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 연인, 친구를 떠올렸을 때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이 '3일의 휴가' 안에 가득 담겨 있다.
특히 기구한 복자의 삶과 어떻게든 엄마와 같이 살고 싶었던 딸 진주의 사연은 그 자체로 안타깝다. 그리고 엄마에게 고맙다,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전하지 못한 딸은 엄마가 세상을 떠나고서야 이를 후회하며 엄마를 그리워한다. 신민아는 이런 진주의 후회와 미안함으로 가득한 마음을 담백하면서도 묵직하게 그려내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엄마의 레시피대로 음식을 만들어가는 과정만으로도 진주가 얼마나 엄마를 그리워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신민아는 훨씬 단단하고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붙든다.
그렇기에 과한 감정 표현 없이도 오롯이 진주의 감정선을 따라갈 수 있고, 이는 곧 관객들이 진주에 공감해 극 속에 빠져들 수 있는 강한 힘이 된다. 후반 엄마의 얼굴을 보며 짓던 미소가 뇌리에 강하게 박히는 것도 신민아의 한층 더 깊어진 연기 내공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복자 역 김해숙과 완성한 모녀 케미 역시 일품. 딸에 대해선 좋은 것만 기억하고 싶은 엄마의 마음처럼, 엄마에게 그리고 관객들에 따뜻한 눈빛과 예쁜 미소를 선사한 신민아가 있어 더욱 마음이 몽글하고 여운이 남는 '3일의 휴가'다.
러닝타임 105분.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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