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명불허전 '시청률퀸' 김정은이 힘 세고 멋진 엄마이자 여자 황금주로 돌아왔다. '힘쎈여자 강남순'을 제대로 휘어잡으며 존재감을 제대로 발산한 것. 가슴 찡한 모성애 연기는 기본이고 전매특허인 코믹 연기에 액션까지 훌륭하게 소화하며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입증한 김정은이다.
JTBC 토일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연출 김정식, 극본 백미경)은 선천적으로 어마무시한 괴력을 타고난 3대 모녀가 강남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신종마약범죄의 실체를 파헤치는 글로벌 쓰리(3) 제너레이션 프로젝트로, 박보영, 박형식이 주연을 맡은 '힘쎈여자 도봉순'의 후속작이다.
김정은은 강남 전당포 '골드블루' 대표이자 자존감 드높은 한강이남 최고 현금 졸부 황금주 역을 맡아 김해숙, 이유미와 3대 모녀 호흡을 맞췄다. 재력으로 악당들을 혼쭐내는 엉뚱하고 능청스러운 강남의 배트걸 황금주를 제 옷 입은 듯 연기해내 호평을 얻고 있다.
마약으로 세상을 위험에 빠뜨린 빌런 류시오(변우석 분)에 맞선 강남순(이유미 분), 황금주 모녀와 강희식(옹성우 분)의 공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힘쎈여자 강남순'은 지난 14회에서 시청률 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얻으며 순항 중이다. 이에 김정은은 종영을 앞두고 최근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황금주를 연기하기까지의 과정과 뜨거운 반응에 대한 소감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 몸매도 그렇고 예전과 변함이 없다. 나이가 가늠이 안 될 정도인데 비법이 있나?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무거운 걸 들 때도 사람들이 실망할까 봐 안 볼 때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관리도 드라마 때문에 하게 되는 것 같다. 여배우이기 이전에 사람인지라 비수기도 있고 놔버리고 먹고 싶을 때도 있다. 전 저 자신에게 엄격하지 않은 편이다. 술도 마신다. 그런데 배우로서 해야 할 일이 있다 보니 마지못해서 하는 거다. 이 드라마 시작하면서는 가죽 슈트도 입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운동하면서 몸을 만들어야 했다. 가죽 슈트는 무방비다. 숨을 데가 없고 나를 방어해주는 것이 없다 보니 관리를 안 할 수가 없다. 드라마와 캐릭터가 저를 관리하게끔 만들어줘서 감사하다."
- 배우 김정은의 색깔과 매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주변 반응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
"반응이 뜨거웠다. 옷을 잘 입었다고 칭찬을 해주니 감사한데 처음엔 걱정이 많았다. 황금주는 카리스마, 임팩트가 있어야 하는데 저는 좀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감독님에게 의지도 많이 하면서 중심을 잡으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그렇게 봐주셔서 감사한 일이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피드백은 이전 이미지는 러블리, 캔디였는데 지금은 '섹시'가 있다는 말이었다. 행복하다. 이 이미지를 놓치지 않고 그대로 밀고 나가고 싶다. 사람은 나이에 맞게 살아야 하는데 언제까지 러블리하고 귀여울 거냐. 로코나 멜로만 할 수 없는 건데 섹시 한스푼 담아서 할 수 있구나 싶어서 행복하다."
- 캐릭터 설정을 처음 접했을 때는 어땠나?
"백미경 작가님의 여성 서사를 좋아했다. 그 안에서 여성들이 싸우지 않고 공조를 하는 것이 좋았다. 대본 첫 페이지를 넘기면서는 무조건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비행기 세우는 걸 보고 '이게 될까?' 싶더라. 그러다 모녀의 상봉신을 보고 이걸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내가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사람들도 공감할 것 같았다. 오토바이를 타고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마약 무찌르기 위해 가죽 부츠로 활동하는 것도 멋있고 재미있었다. 잃어버린 딸이 어디선가 살아있을 거라 믿고, 다른 이들을 잘 대접하면 내 딸도 다른 사람들이 잘 대접할 거라는 훌륭한 세계관, 모성애를 바탕으로 하는 신이 그렇게 날아다니는 황금주를 가라앉혀 준 것 같다. 그렇게 믿을 구석이 있었다."
- 말투 역시 평범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구축을 했나?
"남순이를 붙잡고 '세상을 구하자'라는 대사를 해야 하는데 그냥 할 수는 없더라. 딱딱하고 히어로 느낌이 나게 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 리딩을 할 때는 괜찮을까 했는데 하다 보니 진짜 세상을 구할 것처럼 대사하고 있더라.(웃음) 그런 와중에 모성애를 자극하는 신이 있어서 안심됐다. 그런 신들이 저를 잡아준 것 같다. 다 작가님의 필력 덕인 것 같다. B급이고 붕 떠 있는 것 같지만 캐릭터마다 빈틈이 하나씩 있어서 많은 사람이 가깝게 다가올 수 있게 해준 것 같다."
- 지금까지 연기한 엄마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엄마 캐릭터였다. 연기하면서도 특별하다 생각되는 지점이 있었을 것 같다.
"엄마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여자의 독립적인 이야기가 존재하는지가 중요하다. 소모되는 존재로의 엄마가 아니기 때문에, 모성애는 제가 표현해야 할 부분 중 가장 큰 지분이라고 생각했다. 목숨줄과도 같았다. 특별한 모녀 관계다. 특별한 힘이 있고, 그들의 상봉도 특별한 곳에서 이뤄졌다. 괴력이 있어도 만남은 평범한 장소일 수 있는데, 히어로의 이야기라 누군가를 구하는 아수라장 속에서 둘이 만났다. 이 안에 한이 맺혀온 사랑하는 딸을 마주하는 감정이 필요한 신인데 나만 잘하면 많은 분이 좋아해 주실 거라 생각했다. 스토리도 훌륭하고 연출도 잘하셔서 잘 표현이 된 것 같다. 마약을 무찌른다고 하지만 결국 마지막은 모성애다. 딸을 구하고 행복해질 때쯤 아들이 또 마약에 빠져 모성애를 느낀다. 본인 아이들에게 자유로울 수 없는 숙명을 가진 엄마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그 무엇도 이길 수 없는 것이 모성애다."
- 와이어 액션도 소화해야 했는데 어땠나?
"저보다는 유미가 와이어를 많이 탔다. 이제는 척하면 줄 없이 날아야 하는 거 아니냐 할 정도였다. 저는 와이어는 많이 타지 않았지만, 이런 액션은 처음 해봤다. 이번에 교훈을 얻은 건 화려한 액션을 해도 그 안에 스토리가 없으면 안 된다는 걸 배웠다. 우리 드라마 액션신이 사랑스러운 건 액션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가 담겨 있다. 처음엔 남순이를 붙잡고 두 번 돌고 떨어지는 멋있는 액션으로 짜놓으셨다. 찍다가 감독님이 바꾸셨다. 다 필요 없고, '이리와' 여기서 끝이 났다. 아크로바틱으로 멋있게 내려오면 안 되냐 했는데, 공중에서 안고 내려오는 것이 정서가 담기면서 좋았다고 생각한다."
- 글로벌 반응도 굉장히 좋은 편이다.
"제가 피부로 느끼기엔 해외 반응이 더 좋았다. 신랑 친구들도 좋아하고 이유미도 넷플릭스 딸이지 않나. 이에 힘입어 해외 진출하는 부분이 생기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나오미 캠벨은 너무나 유명한 모델이고 마이클 잭슨 뮤직비디오에도 나온 분인데 좋아하는 한국 드라마가 '강남순'이라고 하는 것이 너무 신기하더라. 저의 스타가 제가 나온 드라마를 본다고 하니 너무 좋았다. 신랑이 농구를 좋아하는데 미국에서 농구를 보면 셀럽들이 가장 좋은 자리에 앉아있고 카메라가 비춘다. 감독님에게 저도 맨 앞줄에 앉고 싶다고 하니 스칼렛 요한슨으로 만들어주겠다고 하시더라.(웃음) 우리 드라마를 이상하게 안 보시고 멋있게 재미있게 봐주셔서 안심하고 행복하게 생각한다. 재미있는 도전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는 이 드라마가 브랜드화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백미경 작가님이 어떻게 하실지 모르겠지만, 이번에 도봉순 커플(박보영, 박형식)도 특별출연했고 하니 스핀오프도 나오면서 하나의 브랜드화가 되면 재미있고 새로운 경험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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