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안효섭, 강훈 두 사람 모두 예쁜 사람이고, 그 성정이 배역에 묻어난다." 배우 전여빈이 '너의 시간 속으로'에서 호흡을 맞춘 안효섭과 강훈에 대한 애정을 듬뿍 드러냈다. 10대 시절부터 30대까지, 수 많은 감정의 결을 표현하는 동시에 고등학생의 풋풋함, 청춘의 싱그러움까지 완벽하게 그려낸 전여빈이다. 그래서 30대임에도 교복을 입고 연기한 것에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야말로 나이를 뛰어넘는 '천의 얼굴'이다.
'너의 시간 속으로'(연출 김진원, 극본 최효비/원작 '상견니')는 1년 전 세상을 떠난 남자친구를 그리워하던 준희(전여빈 분)가 운명처럼 1998년으로 타임슬립해 민주(전여빈 분)가 되어 남자친구 연준(안효섭 분)와 똑같이 생긴 시헌(안효섭 분)과 친구 인규(강훈 분)를 만나고 겪게 되는 미스터리 로맨스로, 가가연과 허광한, 시백우 주연 대만 드라마 '상견니'를 원작으로 한 리메이크작이다.
'상견니'는 누적 조회수 10억 뷰를 기록할 정도로 아시아 전역에서 신드롬을 일으켰으며, 한국에서도 '상친자'('상견니'에 미친자들) 열풍과 함께 큰 사랑을 얻었다. 이 같은 '상견니'의 인기에 힘입어 리메이크된 '너의 시간 속으로'는 총 12부작으로 지난 8일 전 세계에 공개된 후 3일 동안 140만 뷰로 넷플릭스 TOP10 TV 부문(비영어) 7위를 차지했다.
전여빈은 극중 준희와 민주 역을 맡아 섬세한 감정 열연과 디테일한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주며 다시 한번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했다. 과거와 현재를 계속해서 오가는 복잡한 서사 속 두 인물을 완벽하게 분리해 '역시 전여빈'이라는 극찬을 얻고 있다. 이에 전여빈은 최근 진행된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너의 시간 속으로' 속에서 준희와 민주를 연기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 안효섭 강훈과의 남달랐던 호흡 등을 전했다.
- 준희와 민주를 연기하기 위해 원작과 차별화를 두려고 노력한 지점이 있다면?
"저는 다른 영화를 보고 난 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그 영화를 다시 봤을 때 '이런 장면이 있었다고?'라고 하면서 깜짝 놀랄 때가 있다. 영상을 잘 놓친다. 그래서인지 제가 노력해서 다시 찾아보지 않는 이상, 원작은 그림으로만 남아있을 뿐이라 민주와 준희를 해석할 때 힘들지 않았고, 잔상도 방해가 되지 않았다. 일부러 멀어지려 하지 않았다. 저는 가가연 님이 해석한 황위쉬안, 천윈루가 좋았다. 원작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것으로부터 180도 다른 걸 만들어야 한다거나 부정을 한다는 것이 더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사람마다 표현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제가 표현한 준희와 민주도 다를 거라 믿었다."
- 안효섭 배우와 시간을 뛰어넘어 계속해서 호흡을 맞췄는데, 그러다 보니 연기적으로도 대화를 많이 나눴을 것 같다. 호흡은 어땠나.
"저희끼리는 감당해야 할 과제가 많아서 서로 의견을 주고받긴 하지만, 그 베이스엔 존중이 깔려 있었다. 현장에선 동등한 상태로 서로를 받아들이려 했다. 저희는 시간을 왔다 갔다 해야 하는 액터이기 때문에 좀 더 객관적인 시각이 필요할 땐 감독님께 확인했다. 그리고 현장에서의 유기적인 감각을 서로가 캐치하려 했다. 고민을 많이 했기 때문에 그 순간에 놓여있을 땐 서로를 믿어주는 것이 제일 중요했다."
- 제작발표회에서 안효섭 배우에 대해 '몸에 밴 배려, 배우의 성격이 인물에 묻어났다'라고 했는데 어떤 지점을 의미하나.
"뭐라고 하나 꼬집기는 그런데 그 사람이 가진 성정 같은 거다. 효섭이뿐만 아니라 강훈도 그렇다. 둘 다 예쁜 사람이다. 시헌이와 연준이, 그리고 인규도 그 인물을 연기한 사람이 효섭이와 훈이라서 그렇게 보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인물이 가지고 있는 색깔도 있지만, 플레이하는 배우의 결이 묻어난다고 생각한다. 제작발표회에서 훈이 칭찬도 하고 싶었는데 못해서 아쉬웠다."
- 공개된 후 40대 시헌의 외모에 대한 반응이 뜨겁게 일었다. 같이 연기한 상대 배우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효섭이가 되게 멋있다. 정말 멋진 외모를 가졌다. 소년다운 귀여움과 청량함도 가지고 있다. 실제로 봤을 땐 멋있다고 생각했다. 옷도 잘 어울렸다. 시헌이가 겪었을 시간과 상실에 대한 고독이 담겼으면 했고, 감독님은 댄디하고 잘생겨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납득이 됐다. 효섭이가 연기한 연준과 시헌은 외모적으로 빛나고 멋진 순간이 많았기 때문에 40살의 시헌의 모습에 어떤 이견도 없었다."
- 세 배우 모두 교복을 입고 10대 시절을 연기했다. 재미있었던 기억이 있었나.
"비 맞으면서 뛰어가는 장면이 있는데 남이섬에서 찍었다. 그 날 말도 안 될 정도로 무더웠다. 더위를 먹는 것이 이런 거구나 생각이 들 정도였고 옷이 땀으로 젖어서 계속 갈아입어야 했다. 몸은 힘들었지만, 그 장면이 청량하게 나와서 꽤 감사했다. 배우들도 힘든데 스태프들은 오죽 힘들었을까 싶었다. 또 시헌이가 출소한 인규를 만나 술 한잔하고 잠이 들었을 때 트리를 꾸미는 장면이 등장한다. 그때 동복을 처음 입었는데 그게 너무 예뻤다. 계절감도 느껴졌다. 교복을 입고 이런 장면을 많이 찍었으면 좋았겠다 했다."
- '너의 시간 속으로'가 교복 입는 마지막 작품이 될 것 같다는 말을 했다고 하는데 진짜 그렇게 생각하나.
"사람 일은 모른다.(웃음) 사실은 이게 마지막이라고 해도 여한은 없다. 저는 '죄 많은 소녀'가 제 인생 마지막 교복일 거라 생각했다. 충분히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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