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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순과 유희진, 등을 맞댄 쌍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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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수목미니시리즈 '내 이름은 김삼순'(극본 김도우 연출 김윤철)이 종영 하루를 남기고 수도권 시청률 50%(TNS 미디어 리서치)를 돌파했다.

2,30대 여성들에게 '삼순이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이 드라마의 성공 전략에 대해 이 드라마를 총기획한 MBC 김사현 CP(총 책임 프로듀서)는 "지금의 2,30대 여성들이 원하는 주인공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집어냈고 그것은 원작의 진정성에 기반한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드라마의 시청자 게시판을 둘러보면 여주인공 삼순이(김선아)에 자기 자신을 동일시하는 많은 여성 시청자들을 만날 수 있다. 그들은 하나같이 삼순과 진헌(현빈)의 사랑을 응원하며 '삼삼합방'(삼순-삼식)이란 표현도 자연스럽게 사용한다.

때문에 진헌을 두고 삼순이와 삼각관계를 이루는 희진(려원)에 대해 '삼순이의 사랑을 방해하는 얄미운 역할'이라거나 자신의 사랑만 아는 미.지.공(미쳤군. 지가 공주인줄 알아)'이라는 감정적 의견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정작 극중 삼순이와 희진은 마치 등을 맞댄 쌍둥이처럼 닮은 캐릭터이다. 이전 선과 악을 배분하던 주인공과 라이벌이 아니라, 그들은 각자가 자기 사랑이 소중한 이유를 가지고 있고 치열하게 대결한다. 어느 한 쪽도 열등하거나 사악할 이유는 없다.

삼순, 희진 사랑을 잃은 여자의 내면 풍경

극중 삼순이와 희진이의 공통점은 '한 때는 너무나 반짝이던' 사랑을 결국 잃어버렸다는 경험이 있다는 점이다. 다만 삼순이가 실연 당하는 여자로 나와서 다시 새로운 사랑을 찾아가는 회복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반대로 희진이는 자신이 믿었던 사랑을 잃고 다시 새로운 사랑을 찾아야 하는 지점까지 드라마에서 보여 줬다는 것이다.

초반 삼순이는 프랑스 유학시절 자신과 사랑했던 현우(이규한)에게 일방적인 이별 통보를 받고 마스카라가 흐를 정도로 눈물을 흘린다. 반면 자신이 위암에 걸렸다는 사실이 연인에게 부담이 될까봐 아무 말 없이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희진은 진헌에게 "그만하자"는 통보를 받고 미친 듯이 그를 때린다.

사랑을 했던 남자가 다른 여자에게 떠난다는 통보를 받은 지점에서 두 여자는 처음 사실을 부정하고, 이후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터뜨리며 씩씩하게 아파한다.

그래서 현우가 삼순에게 이별을 통보하며 했던 "사랑했다, 볼이 통통한 여자애를. 세계 최고의 파티쉐가 되겠다는 꿈 많고 열정적이던 여자애를. 하지만 내 사랑은 여기까지인데 왜 여기까지냐고 보채면 난 어떡해야 하는 거니?"라는 대사는, 진헌과 희진의 이별 장면에서 "지금은 반짝반짝 하겠지만 시간이 가면 다 똑같다"는 희진의 항변에 진헌이 "사람들은 죽을 것을 알면서도 살잖아"라고 답했던 대사와 정확하게 대척점을 이룬다.

사랑을 다루는 대부분의 트렌디 드라마가 사랑의 절대성과 사랑이 이루어지기까지의 과정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 드라마는 촌철살인의 대사로 반짝이던 사랑 역시 아무렇지도 않게 끝날 수도 있음을, 그리고 그 끝난 후에도 새로운 사랑은 시작하고 때로는 나의 사랑이 누군가의 사랑을 끝내게 할 수도 있다는 연애 지형의 리얼리티를 확보하고 있다.

삼순이 쿨 할 수 있었던 것은?

물론 삼순이와 희진이가 완전히 같다고 말할 수는 없다. 삼순이는 예쁘지 않고, 날씬하지도 않고, 하고 싶은 말 다하는 인물로 설정되어 이 땅의 여성들에게 카타르시스와 동일시의 쾌감을 선사할 수 있는 인물이지만, 희진이는 예쁘고 마르며 청순 가련과 애교까지 갖춘 인물로 남자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자, 여성에게는 질시의 대상이 되기 충분한 캐릭터이다.

이 전혀 다른 두 여자가 지난 20일 방송분에서 서로 머리카락을 쥐어뜯으며 싸우는 부분에서 두 여자는 그저 자신의 사랑이 소중하고, 자신의 사랑을 지키고 싶은 솔직한 사람이 될 뿐이다. 일부 시청자들은 "희진이가 그렇게 격렬한 반응을 하며 삼순이에게 덤벼들지 몰랐다"고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희진이 캐릭터가 단순히 청순가련이 아니라 자기 사랑을 위해 감정을 표출할 수 있는 리얼한 힘을 받는 대목이다.

하지만 두 여자의 연애 사정을 비교해 볼 때 삼순은 먼저 실연을 극복해 본 연륜의 차이로 좀더 쿨하고 여유있다. 희진이 아프다는 소리에 죽을 싸들고 찾아온 삼순이에게 희진이는 "나를 놀리러 왔냐"며 화를 내지만 삼순은 "사랑이든 뭐든 일단 사람이 살아야 한다, 어서 먹어라"고 밀어 붙인다.

이 말이 단지 사랑을 얻은 승자의 여유라고만 생각할 수 없는 지점은 삼순이 역시 "한 때는 그것이 전부일 정도로 반짝이던 사랑이, 지나고 나서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 그가 떠나서가 아니라 지난 사랑이 이렇게 아무 힘도 없다는 것이 가여워서 운다"고 토로할 정도로 절절한 실연을 경험해 본 선배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삼각관계가 보여주는 가능성

'내 이름은 김삼순'을 두고 MBC 이은규 국장은 "비슷한 설정인 듯 하지만 한 발 앞서 나가 있는 드라마이다"고 평했다.

그의 말대로 희진 - 현빈 - 삼순의 삼각관계는 이전의 삼각관계와는 다르다. 뚝심있게 한 쪽을 밀어붙이는 남자 주인공도 없이 "첫 사랑을 잊기는 힘들다"고 말하는 남자 주인공이 있고 희진과 삼순 역시 서로 대립하기는 하지만 그 기반에는 똑같이 서로의 사랑에 대해 최선을 다했다는 점을 가감없이 조명한다.

무엇보다 '사랑을 잃어 본 아픔'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삼순이기에 지난 20일 방송에서 희진을 따라가는 진헌을 허락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내 이름은 김삼순'은 오는 21일 16회 방송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린다. 그 결말에 대해 아무도 모르지만 제작진은 다만 "현실적인 결말이 될 것이다"며 "희진이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도 주목해 달라"고 귀띔했다.

조이뉴스24 /석현혜 기자 actio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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