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국민멘토'로 불렸던 소아청소년정신과 오은영 박사가 난데 없이 뭇매를 맞고 있다.
최근 발생한 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 교사의 죽음을 계기로 일부 네티즌들이 '오은영이 학부모 여럿 망쳤다'는 식의 주장을 벌이고 있는 것.
논란이 거센 가운데, 오은영 박사는 20일 서울 블루스퀘어에서 'KT키즈랜드 토크콘서트 시즌2' 강연자로 무대에 올랐다. 이 자리에서 오은영은 단호한 훈육 및 감정 읽어주기에 대한 변함없는 생각을 전했다. 그동안 오은영은 다양한 방송 매체와 강연, 서적 등에서 이같은 주장을 펼쳐왔다.
이날 오은영 박사는 "아이들의 감정을 읽어주는 건 '오냐오냐'를 하라는 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부드럽지만 단호한, 웜 앤 펌(warm & firm) 훈육이 중요하다"면서 다만 화를 내거나 체벌은 안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아이에게 NO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의 사망 사건으로 인해 오은영 박사가 비난을 받고 있다. 해당 교사의 사망 원인으로 학부모의 악성 민원이 떠오른 가운데, 물리적 체벌을 반대하고, 아이의 감정 읽어주기를 강조해온 오은영 박사의 교육관이 관련 학부모에게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과거 오은영 박사가 쓴 책의 구절을 문제삼아 오은영이 교권 추락에 일조했다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서천석 역시 논란에 불을 붙였다. 19일 서천석 박사는 학생으로부터 폭행당한 초등학교 교사의 교권 침해 문제를 거론하며 "'금쪽이 류'의 프로그램들이 지닌 문제점은 방송에서 제시하는 그런 솔루션으로는 결코 해결되지 않을 사안에 대해서 해결 가능하다는 환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갑론을박은 이어지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오은영의 SNS를 찾아가 '어설픈 마음 읽어주기, 금쪽이 솔루션 등이 교실 붕괴의 원인' '교육 현장에 대한 지식 하나 없이 이상적인 솔루션만 늘어놓으며 교사의 인권을 무시하는 솔루션을 멈춰라' '공교육이 무너진 데에는 당신의 어줍잖은 충고와 솔루션이 큰몫했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오은영 박사를 옹호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때리지 말랬지. 훈육하지 말라고 한 것은 아니다' '앞뒤 문맥과 상관 없이 일부만 잘라서 이상하게 이해하는 것 같다' '솔루션은 솔루션일 뿐. 왜 오은영 박사를 탓하느냐' 등의 반응이다.
물론, 꽃을 피우지 못하고 스러져 간 20대 교사를 향한 대중들의 안타까운 마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해당 사건과 관련 없는 유명인에게 쓸데 없이 분노를 쏟아내는 것은 과연 옳은지 묻고 싶다. 누군가를 마녀사냥하는 데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고, 이를 계기 삼아 무너진 공교육의 현실을 돌아보고 교실 붕괴, 교권 추락 문제를 공론화하는 것이 우선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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