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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① '곰돌이 티' 입은 오의식의 진심 "발달장애인 아닌 해이 삼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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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발달장애 연기를 일상적으로 그려줘서 고맙다는 메시지가 그 어느 칭찬보다 감사했어요."

'일타스캔들'이 누군가에게는 설레는 로맨스로, 따뜻한 가족애로, 혹은 입시현실을 다룬 드라마로 기억될 수 있다. 아스퍼거 증후군 캐릭터지만, '튀지 않게' 극 안에 녹아들어야 했던 오의식에겐 큰 숙제였고, 부담이었다. 드라마 시청조차 조심스러웠다던 그는, 오롯이 남재우 캐릭터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시청자들을 보며 비로소 편안한 마음이 됐다.

배우 오의식이 '일타스캔들'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하이지음스튜디오]
배우 오의식이 '일타스캔들'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하이지음스튜디오]

오의식은 지난 3일 서울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tvN 토일드라마 '일타스캔들' 종영 인터뷰를 진행하고 드라마를 마친 소회를 전했다.

오의식은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라며 "진짜 행복했던 현장이었고 좋은 시간을 보냈다. 결과도 좋고, 많은 시청자들의 응원과 사랑이 직접적으로 느껴지고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일타 스캔들'은 일타 강사 최치열(정경호 분)과 고등학생 딸 해이(노윤서 분)를 둔 국가대표 출신 반찬가게 사장 남행선(전도연 분)의 로맨스를 그린 작품으로, 시청률 15%를 돌파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오의식은 "배우들이 각자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해서 입체적으로 연기했다. 작가님의 좋은 글과 배우의 모든 것을 펼쳐낼 수 있게 운동장을 만들어준 연출력, 행선이 가족을 너무나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마음, 행선과 치열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로맨스, 학생들의 입시경쟁과 그런 자녀들을 둔 부모님의 공감, 쇠구슬을 누가 쐈을까 하는 스릴러까지 정말 다양한 볼거리들이 있다.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고 드라마 인기 요인을 이야기 했다.

"시청자 입장에서 보면 '일타스캔들'은 한 편의 성장드라마 같아요. 못난 어른들이 아이를 통해 성장하고 치열이는 행선을 만나 성장하고, 재우는 해이와 치열이 매형을 통해서도 성장을 하고. 조금씩 성장한, 해피엔딩 드라마죠."

오의식은 드라마 데뷔작이었던 '오 나의 귀신님'을 함께 했던 양희승 작가, 유제원 PD와 다시 한 번 의기투합, 이번 작품에 함께 하게 됐다. 그는 "데뷔 때부터 감사함이 있는 관계라 감사하게 생각한다. 믿고 맡겨줬을 때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고 말했다.

오의식은 '일타 스캔들'에서 국가대표 반찬가게의 캐셔이자 남행선(전도연)의 동생 남재우 역을 맡아 극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남재우는 누나 남행선과 조카 남해이(노윤서)에게 의도치 않은 팩폭으로 웃음을 유발하고, 엉뚱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미소짓게 했다.

오의식이 연기한 남재우는 선천성 심장질환과 함께 자폐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오의식은 인터뷰 때도 드라마 속 입었던 '곰돌이 티셔츠'를 착용했다. 곰돌이 티셔츠는 발달 장애인들이 일하는 베어베터의 굿즈다. 오의식은 발달장애 연기에 대한 조심스러움을 이야기 하며, 단어 하나하나 신중하게 내뱉었다. 그는 "대본을 받고 많은 부담감이 들었고, 어렵겠다라고 생각했다"라며 "자료도 찾아보고 자폐인 아스퍼거 증후군 소재가 된 작품도 찾아봤다"고 말했다.

오의식은 발달장애인이 일하는 회사인 베어베터에서 직접 일하고, 부대꼈다. 자신도 모르게 갖고 있던 선입견을 지우고, 그들을 '평범하게' 바라본 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일타스캔들' 오의식이 입은 곰돌이 티셔츠 [사진=tvN]
'일타스캔들' 오의식이 입은 곰돌이 티셔츠 [사진=tvN]

"회사 대표님과 인터뷰를 하다가, 제 열정 가득한 눈빛을 봤는지 대표님이 '저희 업무 같이 한 번 해볼래요?'라고 했어요. 제 연기, 캐릭터에 대한 정답을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업무에 뛰어들었죠. 그 때까지만 해도 발달장애인들을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첫 출근을 했어요. 그런데 저는 이제 갓 업무에 투입된 신입사원이었고, 그들은 평범한 선배들이었어요. '그건 그렇게 해선 안되요'라는 충고도 들었고요. 업무 시간 외에도 휴게 공간에서 많은 대화를 하고 시간을 보내게 됐어요. 우리가 익숙하게 봐왔던 발달장애도 있지만, 누군가 저에게 알려주지 않았다면 발달장애인지 모르겠을 사람들도 있었고, 유머스러워하고 일을 잘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정답은 없구나'라는 것을 알았고, 그 때부터 고민의 방향이 바뀌었어요. '어떻게 발달장애 연기를 잘할 수 있을까'가 아닌, 남재우만의 속도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작진이 오의식에게 주문한 것도 '발달장애' 남재우가 아닌, '해이 삼촌' '반찬가게 직원'이었다. 그는 "고민의 끝에서 귀하고 귀한 것을 얻었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었다"라며 "말투와 습관은 분명 존재하지만, 재우로서 바라보는 것들을 생각했다. 평범한 속도로 가고 있는 재우, 어딘가에 살고 있을 재우를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자신의 연기에 대한 부족함을 느끼고 있던 그에게, 용기를 준건 시청자들의 반응이었다. 그는 "지인이나 아스퍼거 증후군 가족들에게 '오버스럽지 않게, 과장되지 않게 연기해줘서 고맙다'는 메시지를 받았다"라며 "그 어느 때보다 기분이 좋다. 저의 노력을 알아주시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웃었다.

"평범한 속도로 재우를 그려내겠다고 다짐하면서도, 저도 모르게 발달장애 연기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했어요. 어느 순간 제 눈에도 재우로 보이기 시작했어요. 어떤 기준이 있어서 채우는 것이 아니라, 재우로 보여지면서 즐겁게 편안하게 방송을 보게 됐어요."

시청자들도, 그리고 오의식도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순수한 재우에 스며들었다. 오의식은 "일부러 사랑스러움을 연기하는 것이 아닌, 주어진 대사에 진실되게 반응을 하다보니 사랑스럽게 봐줬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재우의 감정들이 보여질 때가 있어요. 해이를 위해 병원을 뛰어가고, 눈물이 날 것 같은데 치열이 형이 '누나를 든든히 지켜줘야지' 하는 말에 눈물을 참고, 또 재우가 누나의 손을 잡아주는 신들이 좋았어요. 재우의 마음이 예쁘고 연기하면서도 좋았던 것 같아요."

남재우는 반찬가게에서 함께 일하는 행선의 절친이자 동업자인 김영주(이봉련 역)와 연애하는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다. 오누이 같던 두 사람이 급작스럽게 러브라인이 형성되자 일각에서는 호불호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시청자들도 저와 똑같은 생각일 것 같아요. 재우와 영주가 서로 의지하는 마음에서 서로 호감이 생기고 사랑하는 마음이 생긴다는 것에 대해서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어요. 그건 이상한 지점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시청자 입장에서 급한 전개라고 느껴진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해요. 재우와 영주에겐 보여지지 않는 시간들이 많아요. 있을 수 없는 일이거나 있어서 안되는 일은 아니잖아요. 시청자들이 재우를 많이 사랑해 주는구나, 영주를 아끼는 구나. 그래서 나온 의견일 것이라고 생각해요."

배우 오의식이 '일타스캔들'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하이지음스튜디오]
배우 오의식이 '일타스캔들'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하이지음스튜디오]

'일타스캔들'에서 존재감을 발산한 오의식은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자랑하는 배우다. 2007년 뮤지컬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로 데뷔해 수 십 편에 달하는 뮤지컬과 연극에 출연하며 무대 위에서 인정 받았다. '오 나의 귀신님'으로 드라마 데뷔한 그는 '구르미 그린 달빛' '역도요정 김복주' '하이바이마마' '투깝스', '빅마우스' 영화 '공조' 등에 출연하며 부지런히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오랜 시간 배우의 이름을 달고 연기한 그에게 종종 주연 욕심을 묻는 이들도 있다. 그는 "전 늘 주연이라고 생각한다"고 마음가짐을 이야기 했다.

"'일타스캔들'에서도 전 재우가 주연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어요. 재우의 보이지 않는 시간들이 많지만, 재우의 시간은 뒤에서 흘러가고 있잖아요. 그 시간이 보여지는 시간이 많으면 주연이라고 생각해요. 작은 것이 주어지든 큰 것이 주어지든 똑같은 태도로 작업을 해요. 스스로 이야기 하기 쑥스럽지만 제 연기의 장점은 '저 연기 잘해요' '잘생겼어요'가 아니라, 맡겨진 것에 있어 깊숙이 파고드는 것 같아요."

오의식은 벌써 차기작을 정하고 촬영 중이다. 그는 "일하는 과정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소박하지만 큰 꿈이 있다. 너무 좋은 배우들에게 좋은 영향을 받았고 '저 사람과 같이 작업하면 행복하다'는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고 싶다"라며 "묵묵하게 잘 해내면 좋은 일이 생기는 것 같다"고 행복을 이야기 했다.

배우 오의식이 '일타스캔들'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하이지음스튜디오]
배우 오의식이 '일타스캔들'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하이지음스튜디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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