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정가람이 군 제대 후 복귀작인 '사랑의 이해'를 무사히 완주했다.
정가람은 지난 9일 종영된 JTBC 수목드라마 '사랑의 이해'(극본 이서현, 이현정, 연출 조영민)에서 KCU 은행 영포점의 은행 경비원이자 경찰 공무원 고시생 정종현 역을 맡아 유연석, 문가영, 금새록 등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사랑의 이해'는 지난 해 군 전역한 정가람의 복귀작으로 기대를 모았다. 정가람은 초반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을 지닌 정종현이 점점 현실의 벽에 부딪히면서 좌절하고 감정적인 변화를 겪게 되는 과정을 섬세하게 연기해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특히 수영(문가영 분)과의 연애에 있어서 현실적인 면을 담아내며 시청자들 사이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복귀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한 정가람은 종영 전 진행된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촬영 소감과 함께 드라마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 '사랑의 이해'가 끝이 났는데 종영 소감은 어떤가.
"1월 초에 촬영이 끝났는데 끝나는 타이밍과 해가 바뀌는 시기가 겹치니 이제야 실감이 되는 것 같다. 실시간으로 반응이 오고 기사도 나오고 하니 제대 후 복귀해서 일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제대 후 첫 작품이라 '사랑의 이해'에 대한 감정이 더욱 남다를 것 같다.
"카메라 앞에 서기까지 2년이 걸렸다. '좋아하면 울리는2' 촬영이 2020년 6월에 끝났고 군대에 갔다가 작년 6월 초에 '사랑의 이해' 촬영이 시작됐다. 처음엔 환경 자체가 많이 낯설었다. 하지만 같이 작업하는 분들이 좋아서 부담감을 덜었다. 새로운 사람들과 시작하는 것에 있어서 항상 걱정이 있는데 배우들, 스태프들 모두 좋았다."
- 2년 간 공백기가 있다 보니 불안감도 있었을 것 같은데 어땠나.
"적응하기 전까지는 정신이 없는데, 적응을 한 뒤로는 나가서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서 제가 했던 것들을 되돌아보기도 했다. 20대 초반부터 연기만 해오다가 다양하게 사는 친구들을 만나서 얘기를 들으며 힘과 에너지를 얻었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댓글 확인을 하는 편인가. '사랑의 이해'에 대한 주변 반응은 어땠나.
"반응을 따로 확인하는 건 아닌데 친구들이 '정청경은 왜 맨날 따로 소외 당하냐', '답답하다'는 말을 해주더라. 그런 것을 들을 때마다 잘 표현이 된 것 같기도 하고 드라마를 재미있게 봐주신 분들이 많아서 참여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 시청률은 높지 않지만, 넷플릭스 순위나 반응에서는 아주 뜨거웠다. 그런 점에서 아쉬움과 만족이 공존할 것 같은데 어떤가.
"시청률이 잘 나오고 있으면 좋겠지만, 넷플릭스나 다시보기로 많이 봐주시더라. 입소문이 난 것 같아서 감사한 마음이다. 아쉬움 보다는 드라마 자체가 순간 보고 증발한 느낌이 아닌 계속 얘기할 수 있는 거리가 있고 공감이 되는 부분이 있다고 들을 때 기분이 좋다."
- 사실 종현 같은 경우 욕 먹을 각오를 해야 하는 인물이었는데, 어땠나.
"드라마적인 부분, 캐릭터로서는 (욕을 먹어도) 괜찮다. 하나의 관심이고 이입이 된 것이지 않나. 여러 상황들이 누구나 한 번씩 겪을 수 있었던 일이고, 모두 각자의 캐릭터들에 이입을 할 수 있어서 뿌듯하다. 욕 먹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 종현이 은행에 달려와 경필(문태유 분)를 때리고 상수의 멱살을 잡는다. 그 장면에서 많은 얘기가 나왔는데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어땠나.
"그 부분이 쉽지 않았다. 원작 책에서는 수영의 뺨을 때린다. 더 거칠게 나오는데 그렇게 할 수는 없어서 고민을 많이 했다. 저는 어떤 경우든 폭력을 쓰는 것은 정당화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고, 꿈이 경찰인 애가 폭력을 쓰는 것이 안 맞는 것 같았다. 공감도 안 됐고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대본에 있으니 그 상황에 맞게 충실하려고 했다. 종현이도 그렇게 한 것에 후회가 되지 않았을까. 촬영하는데 있어 쉽지 않았지만, 신에 맞게 하면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 그럼 이 장면에 대해 감독님과는 어떤 대화를 나누면서 연기를 했나. 또 실제라면 어땠을 것 같은가.
"상상을 해보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눈 앞에 수영이와 잔 남자가 있다, 순간 욱하는 감정과 실수로 때리지만 왜 그렇게 되는지에 대한 얘기를 해주셨다. 실제 저라면 그럴 수 없다. 그렇게 폭력성이 잠재된 남자는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 있지 않나. 실수가 아니라 그런 성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그 연기가 더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저는 아무리 화가 나도 대화를 하려고 한다. 완전 평화주의자다. 살면서 싸움에 말릴 일이 없고, 운전도 가끔 하는데 다 양보한다. 직업도 연기자다 보니 절대 시비에 걸리지 않도록 피해 다닌다. 자존심 한번 굽히면 된다는 생각으로 사는 사람이고 평소에 욱하지도 않는다. 조심히 살아야 롱런한다고 생각하고 현명하게 살려고 노력한다."
- 종현과 닮은 부분, 싱크로율은 어땠나.
"캐릭터로 볼 때 100% 맞는 것은 없다. 하지만 교집합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저도 종현이처럼 시골에서 상경했다. 감독님이 버스표를 줄 때 밀양으로 해주셨더라. 그래서 마음이 갔고, 종현이가 부모님에게 하는 행동들이 제 진짜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공감이 많이 됐다."
- 부모님께서도 드라마를 보고 응원을 해주셨나.
"보시고 끝나는 시간에 연락을 꼭 해주셨다. 저희 부모님은 무조건 응원을 해주신다. 제가 20살 때 서울에 올라왔는데, 부모님과 큰 줄기에 대한 상의는 하지만 혼자 알아서 하려고 하는 편이다.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는 마음 때문이다. 그래서 부모님도 묵묵하게 응원을 해주신다. 군대를 갔다 와서 제가 TV에 나오니까 밀양에서 많이 좋아해주셨다."
-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종현에게서 답답함을 느끼지는 않았나.
"현실감이라고 생각했다. 20대가 다 똑같지는 않겠지만 집도 힘들다 보니 용돈도 드려야 하는 상황인데도 긍정적이었다. 만약 그런 긍정이 끝까지 간다면 더 드라마 같지 않을까. 현실에 부딪히고 벽을 느끼면서 가는 것이 현실감이 있었다고 생각해 오히려 좋았다. 노력을 해서 항상 최선의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현실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 밀양에서 상경했을 때 비슷한 경험이 있었나. 연기를 하면서도 그 때 생각이 많이 났을 것 같다.
"상경을 했을 때 생각이 많이 났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내가 정말 몰라서 서울에 올라올 수 있었구나 했다. 서울에 아는 사람도 없고 네이버 지식 검색만 해보면서 많이 두드렸다. 방법이 없어서 직접 사진을 찍어서 발품 팔아 프로필을 냈다. 그런데 연락이 안 온다. 세상에 쉬운 일이 없구나를 체감했다. 열정은 가득한데 이걸 보여줄 곳이 없다. 오디션을 정말 많이 봤는데 내 열정만큼 실력이 받침이 되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됐다. 그래서 떨어졌을 때 좌절도 많이 했다. 그래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잘 털어버리는 것 같다. 물론 마음 한 구석에는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있어서 나와의 대화를 하곤 했다. 드라마에서는 그걸 현실적으로 잘 보여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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