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미쳤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한국 영화 사상 이렇게 잔인하고 쉼없이 파격이 휘몰아치는 영화가 있었던가 싶다. '늑대사냥'이 전하는 충격은 그야말로 역대급이다.
'늑대사냥'(감독 김홍선)은 극악무도한 범죄자들을 태평양에서 한국까지 이송해야 하는 상황 속, 지금껏 보지 못한 극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하드보일드 서바이벌 액션 영화다. 서인국과 장동윤을 비롯해 성동일, 박호산, 정소민, 고창석, 장영남, 최귀화, 이성욱 등이 연기 합을 맞췄다.
'프론티어 타이탄'은 동남아시아로 도피한 인터폴 수배자들을 한국으로 이송할 움직이는 교도소다. 극악무도한 이들과 베테랑 형사들은 필리핀 마닐라 항구에 모인다. 범죄자들의 우두머리인 종두(서인국 분),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의문의 남자 도일(장동윤 분) 등 모두가 각자의 목적과 경계심을 품고 배에 탑승한다. 호송 임무의 이름은 '늑대사냥 프로젝트'.
종두와 그의 부하들은 폭동을 일으키고, 범죄자들과 형사들의 위치가 역전된다. 거침없이 형사들을 죽이며 배 안을 장악한 종두 일당. 하지만 태평양 한 가운데에서 지금까지 본 적 없는 극한의 상황과 마주하고, 그 누구의 안전도 보장되지 않는 지옥이 펼쳐진다.
영화는 초반 형사인 석우(박호산 분)와 종두의 신경전을 시작으로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는 범죄자들을 통해 긴장감을 조성한다. 종두와 그의 부하들이 경찰들을 무자비하게 살해하고, 배를 장악하는 과정이 살벌하게 펼쳐진다. 하지만 잔혹함으로 무장한 종두 일당은 의외의 인물이 등장함과 동시에 힘 한번 못 쓰고 사라지고 만다. 그리고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SF 장르로 변모해 또 한번 충격을 안긴다.
121분의 러닝타임을 가득 채우는 건 피바다와 망치, 칼 등의 무기 혹은 강력한 힘에 의해 박살이 나는 인간들이다. 한국 영화에서 이렇게 충격과 공포를 주는 수위의 청불 영화가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매 순간이 잔인하고 끔찍하다. 사지가 절단되거나 온 몸이 찢기고 내장이 파열되는 등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인 장면들을 고스란히 화면에 담아내 눈을 어지럽게 한다. 사운드 역시 너무나 생생하게 귀를 자극한다. 이것이 계속 반복되다 보니 이렇게까지 잔인할 필요가 있나 하는 의문과 함께 피로감도 생겨난다.
'하드보일드 서바이벌 액션'이라는 설명만 믿고 '늑대사냥'을 선택한 관객이라면 후반부 뜬금없는 장르 변화로 실망감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 특히 파격 변신을 감행한 서인국의 분량이나 기존 이미지를 반전시키기 위해 출연을 했다는 정소민의 활약상은 아쉬움을 남긴다.
이를 상쇄시켜 주는 가장 큰 힘은 역시나 배우들의 열정으로 완성된 열연이다. 서인국은 우두머리의 카리스마를 위해 16kg 이상의 '살크업'을 하고 전신 문신, 엉덩이 노출까지 하며 첫 악역 도전에 성공했다. "눈 돌았다", "미친놈"이라는 반응이 좋다는 서인국의 제대로 미쳐버린 연기력과 폭발적인 존재감은 기대 그 이상. '늑대사냥'의 파격은 서인국이 완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곧고 바른 이미지를 가진 장동윤의 또 다른 얼굴을 보는 재미도 존재한다. 도일은 캐릭터 특성상 후반에서야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는데, 그 때부터 장동윤의 액션 본능이 폭발한다. 엔딩까지 휘몰아치는 장동윤의 열연과 서사는 향후 도일의 이야기를 궁금케 하지만, 후속편이 제작이 될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9월 21일 개봉. 러닝타임 121분. 19세 미만 관람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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