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우영우'는 기적이고, 권모술수는 너무나 고마운 별명입니다."
'권모술수' 권민우로 배우 주종혁의 이름을 알렸다. 드라마 속 성장을 보여줬던 캐릭터처럼, 주종혁도 '우영우'를 통해 찬란한 성장을 일궜다.
주종혁은 지난 18일 종영한 ENA 채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극본 문지원, 연출 유인식)에서 한바다의 신입 변호사 권민우 역을 맡아 뜨거운 인기를 얻었다.
조이뉴스24와 인터뷰 직전 상수동의 한 식당을 찾았다는 주종혁은 자신을 알아보는 이들이 있었다며 "밥 먹는 30분 동안 두 분과 사진을 찍었다. 권민우 파이팅을 외치더라. 너무 감사했다"고 활짝 웃었다. 드라마 방영 전 1만명에 불과하던 SNS 팔로워가 30만이 훌쩍 넘었으니, 달라진 변화를 짐작할 수 있다.
주종혁은 "얼떨떨하고, 이제 '진짜 끝난건가' 아쉬움도 크다"라며 "작품을 하면서 이렇게 길게 꾸준히 나왔던건 처음이라 남다른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주종혁이라는 이름을 알아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우영우'는 제게 기적같은 작품"이라고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도 드러냈다.
주종혁은 극중 우영우(박은빈)를 사사건건 방해하는 한바다 신입 변호사 권민우로 존재감을 발산했다. '천재' 우영우를 향한 자격지심으로 적대적 행동을 하며 얄미움을 샀던 인물이다.
주종혁은 오디션을 통해 권민우를 만났다. 처음엔 시기질투가 많은 단순한 인물로 생각했던 권민우는, 훨씬 더 입체적인 배역이었다.
"처음엔 날카롭고 세게 준비를 했어요. 오디션에서 감독님이 '시큰둥하고 우영우에 별 관심은 없지만 할말은 하는 캐릭터'로 디렉션을 줬죠. 그 자체가 권민우스러웠어요. 우영우를 시기질투하는 모습이 많이 비춰지기보다, 초반에는 느슨하고 여유있게 보이려고 했어요."
권민우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시시각각 달라졌다. 편견 없는 캐릭터로 호감을 사는가 싶더니, 우영우에 대한 질투와 열등감으로 일을 꾸미기 시작하면서 '욕받이'가 됐다. 우영우의 출생의 비밀을 파헤치는가 하면, 우영우의 상대 변호사였던 류재숙(이봉련)에게 사내 기밀 자료를 보내거나, 사내 게시판에 익명으로 우영우에 대한 루머를 퍼트리며 긴장감을 높인 것. 시청자들은 그에게 '권모술수' '권고사직' 등의 별명을 붙여줬다.
"어쨌건 유일하게 욕먹을 수 있는 캐릭터였고 욕을 깊게 안고 가야 한다, 밉게 하려고도 했어요. 생각보다 더 많은 비난이 있었죠.(웃음) 초반에 욕을 먹을 줄 알았는데 '편견이 없다'고 해주더라구요. 그런데 그 뒤에 배신을 하니까 욕을 먹기 시작했어요. 그것 또한 관심이니까 좋았죠."
"살면서 권모술수 같은 단어를 많이 듣진 못하잖아요. 권민우에게 정말 적절한 단어인 것 같아요. 작품을 하면서 인상적인 별명을 얻는다는 건 너무 축복이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주인공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지만, 여느 드라마의 '빌런'과는 달랐다. 자폐가 있는 '천재' 우영우를 시기 질투하는 그의 모습은 현실적인 면모도 있었다. 이준호(강태오 분)와 한집살이 하는 그의 모습에선 이 시대 평범한 청년의 모습이 깃들었다.
주종혁은 "제게 지극히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어쩔 때는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하고, 진짜 옆에 있을 법한 사람처럼 연기했다"고 말했다.
"현실적인 부분들이 어느 정도는 공감이 됐어요. 권민우였다면 억울할 수도 있겠다. 무단결근을 하고 와도 아무 조치도 없이 (제자리로) 돌아가거나, 사전에 이야기 되지 않은 변론을 해서 꼬였을 때도 별 이야기 하지 않을 때는, 억울함이 컸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권민우는 마지막까지 '권모술수'로 남지 않았다. 후반부에서는 우영우와 '원팀'으로 활약하며 훈훈한 동기애를 발산했고, 최수연(하윤경 분)과 티격태격 러브라인으로 인간적 면모를 드러냈다.
권민우는 "개인적으로 기대가 됐던 회차다. 제가 누군가를 헐뜯는 느낌이 아니고, 또 누군가를 돕는 변론은 처음이었다. 입체적으로 보여지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신입 변호사들의 성장을 그린 결말 속 권민우 역시 '열린' 결말을 맞았다. 극중 권민우는 최수연과 티격태격 케미를 이어가며 묘한 설렘을 유발했고, 연인으로의 관계 발전 가능성을 남겨놓으며 극을 마무리 한 것.
'봄날의 햇살' 최수연이 권민우에게도 '봄날의 햇살'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수연은 마음 한켠에 남아있는 존재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최수연과의 러브라인에 대해 "정이 들었던 것일 수도 있고, 수연의 변화된 모습을 보면서 예쁘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지속이 됐던 것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드라마 속 첫 러브라인이었다는 주종혁은 "워낙 친해진 상태에서 러브라인이 나와 재미있게 촬영을 했다. 제주도 숙소 베란다에서 두 사람이 있는 장면을 찍을 때 장난을 많이 쳤다. 좋아하는 감정으로 눈빛을 주고 받아야 하는데, 리허설 때부터 너무 웃었다. 장난을 치면서 분위기를 풀었다"고 웃었다.
하윤경 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들과도 두루 친하게 지내는 훈훈한 현장이었다고.
"첫 촬영부터 빠른 속도로 친해졌어요. 첫 장면을 찍었는데 몇 개월 함께한 팀처럼 편안했고, 즐기면서 연기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두가 자신의 역할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역할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많이 해줬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풍부하게 한 신 한 신 만들어갔어요. 한바다 사람들이 정말 한 팀처럼 느껴졌어요. 에피소드에 나오는 선배님들이 저희를 보면서 '너희처럼 잘 지내는 팀을 드물게 봤다'고 하시더라구요. 복받았어요."
주종혁에겐 배움의 현장이기도 했다. 그는 "박은빈 배우가 법률 용어도 공부를 많이 해서 많이 물어봤다. 캐릭터 특성상 생각보다 말이 빨리 나오고 우두두두 해야 하는데 진짜 잘하더라. 대단했다"라고 말했다. 강기영에 대해서도 "말맛이 있다. 귀에 대사가 잘 박힌다. 노련함이지 않을까"라고 감탄했다.
그는 "제가 욕을 많이 먹어서 스트레스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는지, 배우들이 더 많이 챙겨줬다"고 고마움도 드러냈다.
시즌2 이야기가 나오자 "당연히 하고 싶다"라며 "상상을 해봤다. 우영우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지 않을까, 혹은 더 나아간 권모술수가 되지 않을까. 권민우가 흑화하면 장승준 변호사처럼 성장했을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 수연과 러브라인이 진전되거나 신입 변호사로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 주종혁은 '우영우'를 통해 존재감을 알렸지만,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쌓은 '준비된' 배우다.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 '해피니스' '검은태양' '디피' 등에 출연하며 다양한 캐릭터를 만났다. 그에게 연기는 '즐거움'이다.
"항상 하고 싶고 즐거운 일을 찾아서 했어요. 지금은 연기가 재미있고 즐거워요. 독립영화를 하면서 다양한 친구를 만나는 것이 재미있었고, 연기를 하며 한 신 한 신 만들어가는 것이 즐거워요. 잘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즐거움이 제 원동력이었어요."
권민우는 "권모술수는 제게 좋은 선물이다. 또다른 별명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다. 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고 새롭게 다가가고 싶다"고 눈빛을 반짝였다.
주종혁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종영 후 휴식을 취하며 차기작을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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