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지영 기자] 가슴이 웅장해지고 피가 뜨거워진다. 애국심을 고취하는 것을 넘어서 그 이상의 감동과 전율을 느낄 수 있는 영화 '한산'이다. 김한민 감독의 전작 '명량' 이후 기다린 8년이라는 시간이 아깝지 않을 만큼 완벽한 129분이다.
19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시네마 롯데월드타워점에서는 영화 '한산: 용의 출현'(감독 김한민, 이하 '한산')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서는 김한민 감독, 박해일, 변요한, 김성규, 김성균, 김향기, 옥택연, 박지환, 조재윤 등이 참석했다.
'한산'은 명량해전 5년 전,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략과 패기로 뭉친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의 '한산해전'을 그린 전쟁 액션 대작. 명량해전이 발발하기 5년 전, 당항포 해전 이후 약 한 달간 한산해전이 일어난 후일까지를 그렸다.
김한민 감독은 8년 만에 차기작을 선보이게 된 것과 전작 '명량'과의 차이에 "가장 큰 차이 점이라고 한다면 '명량'은 바다에 직접 배를 띄웠고 '한산'은 바다에 배를 전혀 띄우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노하우도 쌓였고 좀 더 통제된 환경이 필요했다. 학익진이나 바다 위에 성을 쌓는 것은 실제로 선보이기 힘드니까"라며 "'명량'이 있었기에 '한산'이 있을 수 있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강원도에 위치한 실내 VFX 촬영장이 3천평 정도 된다. 그곳에 크로마키를 치고 바다 위 활약하는 장면을 거의 다 찍었다"라며 "오픈 스튜디오는 전남 여수에 있다. 그래서 사극영화 중에 익숙한 장소가 안 보일 것이다. 두 장소에서 영화를 완성했다. 코로나 시국에 더더욱 그런 환경이 저한테는 절실했다. 다행히 무사히 촬영을 잘 마칠 수 있었다"라고 감사함을 표했다.
또한 김 감독은 흥행 부분에 "'명량' 땐 기대하지 않았던 흥행이었다. 영화 개봉 두 달 전에 세월호 참사가 있었고 비슷한 해역에서 벌어진 대첩이었기 때문에 배를 끌어내고 보호했던 것들이 상처받은 국민들에게 위안이 됐던 것 같다"라고 해석했고 "사회적 합의를 담아내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명량'에서 배웠다"라고 느낀 바를 전했다.
김 감독은 "'한산'은 전쟁 초기에 조선이 끝장날 수 있었지만, 이순신 장군이 홀로 활약하면서 완벽한 진법을 구사했다는 것이 대단하다. 이런 영화를 대한민국에 사는 시점에서 보면서 자긍심을 가지고 우리에게 큰 묘안과 무한한 자긍심으로 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극 후반부 그려지는 한산대첩의 핵심인 거북선의 등장은 영화의 관전 포인트다. 김 감독은 거북선 고증에 대해 "거북선의 고증은 많은 듯 많지 않다. 이미지보다 설명이 많다"라며 "1600년대 초 임진왜란 지나고 나서 설명들이 있고 거북선의 형태에 대한 것이나 용두는 설이 많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세운 기준은 진짜 전쟁에서 쓰일 수 있는 돌격선으로서의 거북선은 무엇인가에 중점을 뒀다. 가장 큰 설은 3층형설과 2층형설이 있다. 두 개 중에 어떤 것을 택할 것인지 고민하다가 구형으로 3층으로 쓰고 신형으로 2층형설을 썼다"라며 "용두가 들락날락했던 것도 모른다. 그걸 미술감독과 연출팀들과 상의해서 만들었다. CG팀의 공이 가장 컸다"라고 했다.
박해일은 극에서 이순신 장군으로 분한다. 그는 "이번에 맡은 이순신의 역할을 생각했을 때 물 같이 어떤 것이 섞여도 그 느낌이 이순신 주변의 배우들이 드러나는 방식으로 하기를 바랐다"라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과도 얘기를 했었다. 대신 이순신이 안 나타날 때의 장면에서도 이순신이 구사하는 세밀한 전략들이 구현되는 모습이 보여지길 바랐다"라며 "좀 더 차분하고 냉정하게, 세밀하게 전략을 짜서 전투신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또한 "다른 배우들이 에너제틱한 연기를 보여주신 것 같아서 이 영화의 차별점인 것 같기도 하다"라고 함께한 배우들의 연기를 극찬했다.
박해일은 "제가 맡은 이순신 캐릭터를 알아봤었다. 말수가 적고 희로애락의 감정표현이 드러나지 않고 절제돼 있다는 게 이순신 장군의 느낌이라고 하더라"라며 "감정 표현을 안 하면 연기를 안 할 수 있으니 연기 절제가 무엇인지 이번 작품에서 깨달았다. 에너지를 잃지 말아야 한다는 저만의 숙제가 있었다"라고 고심했던 부분을 덧붙였다.
변요한은 이순신 장군과 대척점에 있는 일본 장수 와키자카 역을 맡았다. 해상 전투 거의 모든 신을 CG로 완성, 이 때문에 박해일과 현장에서 호흡을 맞추지는 못했으나 촬영 후 친목을 도모하며 호흡을 대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독님께서 미리 CG로 하는 장면이 많다고 영상을 보여주시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시켜주셨다"라며 "같이 있진 않아도 같이 있는 것처럼 연기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 김한민 감독 덕분에 어려운 CG촬영도 무사히 해낼 수 있었다고 했다.
특히 그는 일본군으로서 대사 모든 신이 일본어다. 변요한은 "일본어 대사는 일본어 선생님이 고생을 많이 하셨다. 아무래도 고어(古語)이니 일본어 검수도 맡으면서 열심히 도움을 주셨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린다"라고 마음을 전했다.
김한민 감독은 애국심을 고취하는 영화를 소재로 함으로서 '국뽕 팔이'라는 일각의 걱정에 "국뽕 너머의 국뽕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어떤 자긍심, 우리에게의 위안, 위로, 연대감이 우리에게 생겼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또한 "저는 뻔한 것을 경계하는 감독"이라며 "최대한 심플하고 명징하게 관객에게 다가가는 것이 제 연출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조재윤은 "촬영하고 오랫동안 기다린 작품이다. 코로나 시기에 또 다시 재유행이 되고 있지만, '한산' 많이 사랑해주시길 바란다"라고 당부했고 김성균은 "요즘 같이 힘든 시기에 우리 영화가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박해일은 "김한민 감독님의 3부작은 '노량'까지 개봉하고 난 뒤에 '한산'까지 다시 챙겨보실 것 같다. 젊은 기운으로 영화에 참여했다. 이번 여름 시장에 큰 영화가 개봉하는 이색적인 상황이지 않나. 즐기기만 하기를 바란다. 모든 작품이 다 사랑받았으면 좋겠다"라고 희망했다.
김한민 감독은 "이순신 장군과 여러 장수들, 그를 도왔던 병사, 백성들처럼 우리 영화를 만든 과정이 그랬다. 우리 멋진 배우들과 너무나 좋은 관계 속에서 진정성으로 만들었고 스태프, 크루들이 진정성을 갖고 어려운 코로나 시국때 같이 어우러져서 찍었다. 그런만큼 이 영화가 개봉되고 관객들과 그런 식으로 교류하고 만나는 영화가 '한산'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관람을 독려했다.
'한산'은 오는 2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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