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뮤지컬 배우 옥주현과 김호영이 명예훼손 고소로 맞서고 있는 가운데 남경주, 최정원, 박칼린 등 뮤지컬 1세대의 배우들을 시작으로 김소현, 신영숙, 정선아 등 많은 뮤지컬 배우들이 호소의 말을 전했다.
남경주, 최정원, 박칼린은 지난 22일 "모든 뮤지컬인들께 드리는 호소의 말씀"이라는 제목으로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최근 일어난 뮤지컬계의 고소 사건에 대해, 뮤지컬을 사랑하고 종사하는 배우, 스태프, 제작사 등 많은 이들이 안타까움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라며 "특히 저희는 뮤지컬 1세대의 배우들로서 더욱 비탄의 마음을 금치 못하고 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코로나19라는 큰 재앙 속에서도 우리는 공연 예술의 명맥이 끊기지 않도록 모두가 힘을 합쳐 유지해왔고 이제 더 큰 빛을 발해야 할 시기이기에, 이러한 상황을 저희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었다"라고 입장문을 내게 된 이유를 밝혔다.
또 이들은 "한 뮤지컬이 관객분들과 온전히 만날 수 있기까지 우리는 수많은 과정을 함께 만들어 가게 된다"라며 "그 안에서 일하고 있는 우리 모두는 각자 자기 위치와 업무에서 지켜야 할 정도가 있다"라고 배우, 스태프, 제작사가 지켜야 하는 정도를 언급했다.
"배우는 작품에 대한 관객들의 찬사를 대표로 받는 사람들이므로 무대 뒤 스태프들을 존중해야 한다. 배우는 연기라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야 할 뿐 캐스팅 등 제작사 고유 권한을 침범하면 안 된다", "스태프는 배우들의 소리를 듣되, 몇몇 배우의 편의를 위해 작품이 흘러가지 않는 중심을 잡아야 한다. 또한 모든 배우들을 평등하게 대하고, 공연이 시작되면 무대 위에 홀로 선 배우들의 안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제작사는 함께 일하는 스태프와 배우에게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려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하며 지킬 수 없는 약속을 남발해서는 안 된다. 공연 환경이 몇몇 특정인 뿐 아니라, 참여하는 모든 스태프 배우에게 공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가 그 내용이다.
이들은 "지금의 이 사태는 이 정도가 깨졌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이러한 사태에 이르기까지 방관해 온 우리 선배들의 책임을 통감한다"라고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 "우리 선배들은 어려움 속에서도 수십 년간 이어온 뮤지컬 무대를 온전히 지키기 위해 더 이상 지켜만 보지 않겠다. 뮤지컬을 행하는 모든 과정 안에서 불공정함과 불이익이 있다면 그것을 직시하고 올바로 바뀔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하겠다"라며 "뮤지컬의 정도를 위해 모든 뮤지컬인들이 동참해 주시길 소망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김소현, 신영숙, 정선아, 차지연, 정성화, 최재림, 최유화 등 많은 뮤지컬 배우들이 해당 입장문을 자신들의 인스타그램에 게재하며 "동참합니다"라는 해시태그를 남겼다. 조권은 정선아의 글에 "뮤지컬배우 후배로서 선배님들의 말씀에 공감하고 응원하고 지지하고 사랑합니다"라는 댓글을 남겼다.
김소현과 신영숙은 뮤지컬 '엘리자벳'에서 엘리자벳 역을 맡아 관객들을 사랑을 받았던 배우. 특히 김소현 같은 경우엔 이번 10주년 공연 캐스팅 라인업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됐던 배우이기에 더욱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또 신영숙과 정선아는 고소 사태가 발생한 후 옥주현의 인스타그램을 언팔로우 했다고 전해져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은 입장문과 함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있는 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 13일 뮤지컬 '엘리자벳' 10주년 공연 캐스팅 라인업이 공개되면서 시작됐다. 옥주현과 이지혜가 엘리자벳 역을 맡았고, 신성록, 김준수, 이지훈, 박은태, 민영기 등이 라인업을 완성했다.
'엘리자벳' 팬들은 이 같은 캐스팅에 의문을 표했다. 10주년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김소현, 신영숙 등 그간 엘리자벳 역을 맡아왔던 배우들이 아닌 이지혜가 옥주현과 더블 캐스트를 맡은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이지혜는 옥주현의 절친이자 같은 소속사 식구로, 옥주현의 인맥 캐스팅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파만파 퍼졌다.
이 가운데 김호영이 지난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사리판은 옛말이다. 지금은 옥장판"이라는 글과 함께 옥장판 사진, 공연장 그림을 게재하면서 논란이 더욱 증폭됐다. '옥장판'이라는 단어가 옥주현을 연상케 했기 때문.
논란이 거세지자 옥주현은 "뮤지컬 '엘리자벳' 캐스팅 관련 억측과 추측에 대한 해명은 내가 해야 할 몫이 아니"라며 "무례한 억측 추측을 난무하게 한 원인 제공자들, 그 이후의 기사들에 대해 고소를 준비하고 있다. 사실 관계 없이 주둥이와 손가락을 놀린 자 혼나야한다"라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옥주현은 지난 20일 서울 성동경찰서에 김호영과 악플러 2명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옥주현 측은 "앞으로도 모니터링을 계속 해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누리꾼들의 고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이번엔 김호영 측이 "옥주현이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내용으로만 상황 판단을 했다는 사실은 이해할 수 없고 당사 및 김호영에게 사실 확인을 하지 않고 이로 인해 배우의 명예를 실추시킨 점에 있어 유감스럽다"라며 "해당 내용으로 인해 김호영에게 그 어떤 피해가 발생할 경우 명예훼손으로 강경 대응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히며 대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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