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정이' 연상호 감독이 지난 7일 세상을 떠난 故 강수연을 눈물로 추모했다.
강수연의 영결식이 11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 영결식장에서 열렸다. 장례가 영화인장(葬)으로 치러진만큼 영결식에는 동료 영화인들이 대거 참여해 묵념으로 애도했다.
강수연의 유작인 '정이'를 연출한 연상호 감독은 추도사를 통해 고인을 추억했다.
연 감독은 "2011년 제가 만든 독립영화 장편영화가 초청되어 영화제에 함께 했다. 시상식이 끝난 뒤 담배를 피고 있을 때 한 관계자가 저를 불렀던 적이 있었다. 누군지도 모르고 만났는데 저에게 열정적으로 영어로 이야기를 했다. 저와 프로듀서는 영어를 할 줄 몰라서 '아이캔트 스피커'라고 반복했는데 칸 영화제 관계자가 하는 이야기를 번역해서 해줬다. 그때 칸 영화제 관계자가 한 내용은 모르겠으나, 왜 유명한 배우가 쩔쩔 매는 독립 애니메이션 감독을 위해 통역을 자처했을까"라고 회고했다.
그는 "강수연 선배님은 연기를 전세계에 알리고 영화제 일을 하면서 한국영화가 세계에 알려지는 것을 위해 자기일처럼 나섰다. 마치 자신이 한국영화인 것처럼"이라며 "강수연 선배님 그 자체가 한국영화였다. 이 무거운 멍에를 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라고 고인의 영화 열정을 전했다.
유작 영화인 '정이'를 함께한 마음도 전했다. 그는 "몇년전 한국 영화를 기획했다. 잘 시도하지 않던 SF영화라 두려움이 컸다. 어떤 배우와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하는 것인가, 그때 강수연 선배님이 떠올랐다. 한국 영화의 아이콘이자 독보적인 아우라를 가진 선배님과 함께 하고 싶었다. 용기를 내어 시나리오를 건네고 몇 번의 만남 끝에 '해보자'고 했을 때 저는 뛸듯이 기뻤다. 저에게 든든한 빽이 생긴 것 같았다"라고 떠올렸다.
그는 "강수연 선배와 그렇게 각별한 사이가 될지 몰랐다. 영원한 작별을 하는 대신 작업실로 돌아가 얼굴을 마주하고 새 영화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배우 강수연의 연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고 울먹였다.
연 감독은 "선배의 마지막 영화를 함께 하며, 선배의 새 영화를 선보이기 위해 끝까지 동행하겠다. 그 마지막 순간까지 선배님의 마지막 빽이 되어주겠다"고 약속했다.
강수연은 지난 5일 오후 5시 48분께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가족의 신고를 받고 구급대원이 출동했고, 강수연은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다. 병원 이송 후 뇌내출혈 진단을 받았으며, 의식을 찾지 못한 상태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경과를 지켜보고 수술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7일 오후 3시께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
영결식 후 발인이 진행되며, 장지는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용인추모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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