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지영 기자] '더 지니어스', '대탈출' 등 추리 예능의 대가 정종연 PD가 이번에도 시청자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시즌1보다 강하고 짜릿해진 시즌2가 이젠 시즌3를 기대케 했다.
최근 티빙 오리지널을 통해 전부 공개된 '여고추리반2'는 태평여자고등학교로 전학 간 다섯 명의 추리반 학생들이 더욱 거대한 사건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어드벤처.
지난해 공개된 '여고추리반' 시즌1에서는 하나씩 사건을 해결해 나간는 방식을 추구했다. 이번 두 번째 시즌에서는 거대한 사건 앞에서 엉켜진 매듭을 풀어가듯 복잡한 사건을 해결하면서 시청자도 함께 추리에 빠져드는 재미를 선사했다.
'더 지니어스', '대탈출'에 이어 이번 '여고추리반'의 시리즈화까지 성공한 정종연 PD. 기존에 연출해오고 있던 '대탈출' 시리즈나 '더 지니어스'와는 또 다른 '여고추리반'만의 색을 만드는데 성공해 추리물 마니아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정종연 PD는 '여고추리반'과 '대탈출'의 차이에 "'대탈출'은 더 판타지 같은 느낌이고 게임 같은 느낌으로 간다면 '여고추리반'은 드라마틱하다"라며 "현실에 발 닿은 느낌으로 진행하려 했다. '대탈출'은 뜬금없는 퀴즈가 나와도 보는 재미에, 종류가 다르다보니 여기선 괜찮은데 '여고추리반'은 다르다. 안 그래야겠다는 생각이 컸다. 더 추리물 같이, 드라마처럼 쓰려고 했다"라고 본격적인 연출에 앞서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또한 티빙 오리지널의 첫 시작이자 부흥을 이끌었던 OTT에서 시즌2를 다시 선보이게 되는 것에 대해서도 부담감은 없었다며 "시즌1을 했을 때 유료회원이 1천만 명이 안 됐었는데 지금은 2천만 명이 넘었다. 티빙은 좋은 파트너다. 일하기도 좋았고 시작 전 부담감보다는 재밌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컸다"라고 고백했다.
이번 시즌2는 시청자 참여형으로 기획돼 '여고추리반2'에서 등장하는 네이버 밴드 '급식창고'는 시청자도 문제를 풀고 가입할 수 있게끔 공개, 멤버들과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는 느낌을 줬다. 정종연 PD는 이번 시즌에서 제일 중요한 포인트가 시청자 참여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시청자가 이 세계관에 들어와 있다고 느끼게 하고 싶었다. 급식창고는 이미 스토리 안에 있었고 녹화가 끝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려고 고민했다"라며 "처음에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하길 잘했다는 느낌이다. 다른 매체를 통해서 접촉면을 들리는 건 평소에도 관심이 많아서 잘한 것 같다"라고 만족스러워했다.
이번 시즌은 학교 안에서만 사건이 일어나는 게 아니라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학교 근처, 마을까지 나가야 문제를 풀 수 있게끔 했다. 이에 대해 정종연 PD는 "''여고추리반'은 시작해서 교문을 지나는 순간, 마치 게임 로그인하듯 시작하는 포맷이었다. 그런데 무한정 학교를 넓은 데로 섭외할 수도 없고 언젠가는 교문 밖을 나갈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장소에 변화를 줬다"라며 "조금이라도 버라이어티하게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즌3에서도 방법을 찾아내 변화를 줄 예정이라고 덧붙이기도.
NPC가 큰 역할을 하는 추리 예능에서 '여고추리반2'에 등장하는 NPC들도 시청자의 극 몰입을 도왔다. 학창 시절 한 번쯤 뵀을 것 같은 짜증 어린 교감 선생님부터, 인자한 교장 선생님, 학급 내 분위기를 좌지우지하는 신지우, 선하게 생겨 모범적인 학생으로 보이는 선우경 등의 열연은 드라마를 뛰어넘는 현실적인 연기로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정종연 PD는 학생 NPC 캐스팅에 대해 "여고생 역할을 해야 할 친구들이 많아서 한 번에 오디션을 보면서 이것저것 시키고 다음에 적당한 역할에 배치했다"라며 "누가 더 잘해서라기보다는 얼굴이 주는 분위기를 참고했다"라고 비하인드를 털어놨다. 그러면서 "다들 완벽하게 했기 때문에 누가 더 뛰어난 연기자라고 말할 수는 없다. 다른 역을 했어도 충분히 잘 해냈을 친구들"이라고 칭찬했다. 이와 함께 신지우 역을 맡았던 배우 이예인에 대해 "신지우가 추리반에 들어가서 따질 때 대부분이 애드리브였다. 고생을 많이 했을 것이다. 고맙고 미안하다"라고 언급했다.
특히 시즌2의 말미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악인 선우경이 다시 살아나는 반전을 공개, 시즌3을 기대케 했다. 정종연 PD는 이러한 반전 결말을 결정한 것에 "거대한 사건을 일으키는 빌런인데 경찰에게 잡혀가는 엔딩이 캐릭터와 안 맞는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시즌3에 선우경이 활약하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시청자의 추측에 대해선 "다음에 선우경을 길게 쓰려고 그런 엔딩을 정한 것보다는 캐릭터를 유지하는 차원에서 정한 것"이라며 "제 머릿속에 흥미가 떨어져서 안 나올 수도 있다. 나올 수도 있고"라며 두리뭉실한 대답으로 더욱 궁금증을 자극했다.
국내 OTT 티빙의 첫 시작을 알린 '여고추리반'은 시즌1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고 일 년 만에 돌아온 시즌2는 시즌1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다. 시즌1 대비 시즌2의 8주간 시청 UV 총합은 약 120%(동일 기간 기준) 이상 증가했다. '여고추리반'이 좋은 성적을 기록하는 만큼, 마니아층도 두꺼워졌다. '여고추리반' 하이라이트 장면을 편집한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고 오픈백과 사전에는 '여고추리반'의 숨겨진 설정이 빼곡하게 정리돼 있어 시청자의 열렬한 애정이 느껴진다. 어느 예능에서도 보지 못하는, 정종연 PD와 시청자 간의 특별한 관계다.
이에 정종연 PD는 "누구도 접근해보지 못한 관계를 맺고 있는 느낌이다. 약간의 프라이드도 있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제 프로그램만의 특징이기도 하고 시청자와 나누는 특별한 교감이라 생각하고 자랑스럽게 느낀다"라고 뿌듯해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프로그램을 너무 좋아하는 마음으로 봐서 생기는 혹평에 대해서는 여전히 아픔을 느낀다고. 그는 "악플에 무덤덤해질 수는 없다. 다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충격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방법을 알게 된 것뿐"이라며 좋은 반응으로 프로그램을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을 전했다.
지난 한 해 동안 '대탈출 4', '여고추리반2' 연출을 맡았던 정종연 PD는 약 2년 동안 휴가를 거의 가지 못했다고. "너무 힘들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드러내면서 "올해 당연히 새 시즌을 고민하고 있지만, 저한테도 계획하고 있는 새 프로그램이 확정되면 알려드리겠다"라며 방송계에 각 OTT가 급성장하고 있고, 이에 따라 세계 시장도 함께 열리면서 큰 변화가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는 "올해는 그런 거시적인 계획, 새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한 해가 될 것 같다"라고 살짝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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