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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 이세영 "덕임 나보다 더 주체적…눈빛에 연모 녹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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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소매 붉은 끝동' 종영 인터뷰…"새피엔딩 먹먹, 여운 길다"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새피엔딩'의 여운이 오래 갈 것 같아요."

사극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주체적 궁녀부터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한 비극적 죽음까지, '옷소매 붉은 끝동'의 이세영 연기는 똑 부러졌다. 대표작을 또 하나 추가한 이세영은 "꿈만 같다"고 행복함을 드러냈다.

이세영은 지난 1일 막내린 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이하 옷소매)에서 성덕임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이세영은 "이렇게 큰 사랑을 받게 될줄 몰랐다. 행복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라며 "내가 생각하는 먹먹함과 여운을 시청자들도 많이 느껴주길 바랐다. 큰 이상의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긴 여운을 전했다.

배우 이세영이 '옷소매 붉은 끝동' 종영 인터뷰를진행했다. [사진=프레인TPC]
배우 이세영이 '옷소매 붉은 끝동' 종영 인터뷰를진행했다. [사진=프레인TPC]

'옷소매 붉은 끝동'은 자신이 선택한 삶을 지키고자 한 궁녀와 사랑보다 나라가 우선이었던 제왕의 애절한 궁중 로맨스를 그린 작품. 세기의 사랑이라 불리는 정조 이산과 의빈 성씨의 스토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옷소매'는 첫 회 5.7%로 출발해 1월1일 마지막회는 자체최고 시청률 17.4%로 종영, 뜨거운 인기를 얻었다.

이세영은 "내게 재미있고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꼭 흥행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라며 "합이 잘 맞는 배우들, 이준호 배우와 케미, 화려한 사극 색감과 정치까지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요인들이 있었다. 요즘 시대에 시청률이 17.4%까지 나올줄 몰는데, 꿈만 같다"고 미소 지었다.

물론 그 시청률에는 이세영의 공도 컸다. 이세영은 자신이 선택한 삶을 지키고자 한 궁녀 성덕임 역을 맡아 작품을 이끌었다. 왕에게 승은 입는 것을 목표로 하던 궁녀들과 달리 자신만의 목표와 욕망이 있던 인물로, 당차고 주체적인 그를 응원하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드라마 후반부에 제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작아지고,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커질 때를 대비해 능동적이고 생동감 있고 사랑스러운, 자유를 갈망하는 부분을 살리려고 했어요. 그러기 위해선 말도 또렷하고 정확하게, 활기차게 하려고 했고 초반부에는 생동감 있게 표현하려고 했어요. 자유롭게 살고 싶어하는 덕임이는 각별해요. 제가 그 시대에 있었으면 그렇게 못했을 것 같아요. 여러 궁녀들과 다르게 자기가 선택하고 싶어하는 욕망이 있었기 때문에 그리하지 못하는 아픔이 더 컸던 것 같고, 그래서 더 짠하게 느껴졌어요."

덕임은 지금까지 우리가 흔히 봐왔던 궁녀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인물이었다. 왕의 승은을 거절하는 탓에, '비현실적'으로 비춰질 수도 있었다. 이같은 인물을 설득적으로 그려내는 것은 숙제이기도 했다.

"덕임은 자존심이 강했던 것 같아요. 승은을 거절하는 건, 목숨이 두 개 있지 않고서야 할 수 없는 말이죠. 오만방자할 수도 있지만, 정조를 사내로 바라봤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저는 '연모하지만 제 삶을 살아내기에도 벅차요. 부디 그 마음을 거두어주세요'라는 느낌으로 연기했어요. 로맨스 사극이기 때문에 로맨스를 보고 싶어하는 시청자들은 '쟤 왜 저러지'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이야기 자체가 '궁녀는 왕을 사랑했을까'여서 명확하게 보여줄 수 없었어요. 끝까지 연모한다는 말은 하지 않는데 눈빛으로 표현하려고 했죠."

이세영은 주체적인 성덕임을 이해했고, 애정했다. "멋있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궁인들에 대해 크게 궁금해하는 작품이 없었어요. 궁녀가 왕의 승은을 입으면 '출세했네' '당연히 기뻐하겠지'라고 생각하는데, '옷소매'는 궁인의 시점에서 본 것이 특별했어요. 제가 생각하는 성덕임은 소박한 인물이에요. 대단한 사건에 휘말리지 않고, 소중한 내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며 살고 싶었던 인물이죠. 왕을 연모할 지언정 내 것을 포기하기 싫어 저력을 드러내는 게 멋있고 대단했어요. 덕임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저보다 훨씬 주체적이에요. 저는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 하는 스타일인데 저를 돌아보게 됐어요."

실제 이세영과 덕임의 싱크로율을 묻자 "삶을 단순하게 살고 싶어한다. 소박한 삶을 꿈꾸는 모습이 닮았다. 덕임이가 가진 장난기 많은 모습이 닮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덕임이보다 가진게 많다"고 웃으며 "제가 선택할 수 있는 일도 많고 자유롭다"고 전했다.

배우 이세영이 '옷소매 붉은 끝동' 종영 인터뷰를진행했다. [사진=프레인TPC]
배우 이세영이 '옷소매 붉은 끝동' 종영 인터뷰를진행했다. [사진=프레인TPC]

드라마는 마지막회까지 이세영의 열연이 돋보였다. 역병으로 자식 문효세자를 잃었고, 새 생명을 잉태한 채 세상을 떠났다. 비극적 서사를 가진 인물이었기에, 이세영의 여운은 더욱 길었다.

"원작 엔딩을 굉장히 좋아했어요. 원작 읽으면서 시간 가는지 모르고 재미있게 읽었는데, 엔딩이 그 방점을 찍었어요. 여운이 오래 갔고 16화, 17화 대본을 읽으면서 매 순간 울었어요. 리허설 때도 눈물이 그치지 않았어요. '순간은 영원이 되었다'는 완전 눈물 버튼이었죠. 보는 사람이 슬퍼해야 하기 때문에 절제하려고 했는데 쉽지 않았어요. 시청자들도 많이 슬프고 먹먹해한 것 같아 좋다고 해야 할까요. '새피엔딩'이라고 하는데, 이 둘의 사랑이 너무 절절해서 그 여운이 오래 갈 것 같아요."

특히 마지막을 장식했던 덕임과 이산의 아련했던 꿈 속 재회신은 시청자들에 해석을 맡기면서 분분한 의견이 쏟아졌다.

"둘이 만나기 때문에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하지만, 이성적으로 보면 죽었으니까 슬픈 거죠. 역사적 사실과 다르겠지만 덕임이 마음을 끝까지 표현하지 않고, 알게 하지 못한 것이 너무 안타까웠어요. 그런데 정조도 그 마음을 알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다만 표현해주길 바랐을 뿐. 새드라 슬펐지만, 죽어서 만났잖아요. 그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었기 때문에 해피엔딩인 것 같아요."

이세영의 절절한 눈물 연기가 빛을 발하며 드라마를 꽉 채웠다. 대본이 워낙 슬퍼 감정 소모가 크지 않았다는 이세영은 "가장 슬펐던 날은 제 생일날이다. 마지막 촬영 종료 직전 날이었는데, 나는 16,17화를 찍으며 죽어가고 있었다"고 웃었다.

"서상궁 마마와 동료들과 촬영날이었는데 감정 소모가 있었어요. 리허설만 해도 눈물이 나서 누르면서 촬영을 했어요. 죽어가면서 하는 말들은 조금 더 담담하게 하고 싶은데 감정이 북받쳐서 그게 힘들었죠."

배우 이세영이 '옷소매 붉은 끝동' 종영 인터뷰를진행했다. [사진=프레인TPC]
배우 이세영이 '옷소매 붉은 끝동' 종영 인터뷰를진행했다. [사진=프레인TPC]

이세영은 극중 애틋한 로맨스 호흡을 맞춘 이준호, 그리고 궁녀즈 이민지 하율 이은샘과의 호흡도 돋보였다. 이세영은 가장 가까웠던 이준호, 가장 친했던 궁녀즈를 이야기 하며 "모든 순간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세영은 이준호에 대해 "저는 덕임이었기에 가장 긴 시간 붙어있고 자주 만났던 준호 씨와 가장 가까웠다. 서로의 컨디션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고, 눈빛만 봐도 마음이 잘 통하고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라고 최고의 케미를 자랑했다.

이준호와 알콩달콩 케미를 자랑했던 생일 만두국 신은 애드리브로 탄생한 장면이었다고. 이세영은 "애드리브로 온전히 만들어진 장면이다. 감독님이 그렇게 길게 쓸줄 몰랐다. 이준호와 이세영 그대로의 모습이 보여진 것 같다"라며 "별당에서의 마지막 행복한 장면이라 재미있게 촬영했다"라고 떠올렸다.

이세영을 주축으로 한 '궁녀즈'의 화기애애하고 사랑스러운 케미스트리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세영은 "이민지 배우와는 친구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저보다 나이가 많다. 궁녀들 모임에서 보이지 않는 리더였다. 은은하게 잘 이끌어주면서 분위기도 화목하게 잘 이끌고 실제로 가까워졌다"라고 말했다. 그는 "궁녀즈 만큼이나 끈끈해지고 친해져서 사적인 모임도 만들었다"라며 "함께 촬영하는 모든 순간들이 좋았다"라고 훈훈했던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아역배우로 데뷔한 이세영은 '왕이 된 남자' '의사요한' '카이로스' 등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왔고 '옷소매'로 또 하나의 소중한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이십대 중반에는 일이 없어서 힘들었어요. '생업을 어떻게 해야 하나' 라는 고민도 했는데, 꾸준히 연기를 하고 있음에 너무 감사해요. 꾸준히 하는 것이 제 살길이라고 생각해요. '옷소매'는 너무 큰 사랑을 받게 되서 감사하고 각별하게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이세영은 "'옷소매'로 2021년은 보람차고 따뜻했다. 다른 작품을 하면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다음 스텝을 밟아가려고 한다"고 앞으로의 날들,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이세영은 '옷소매 붉은 끝동' 이후 휴식을 취하며 차기작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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