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진의 패션잉글리쉬] '보이스' 변요한은 수염도 나이스!

영화 '보이스(Voice)'의 포스터만 보면 배우 변요한의 수염 때문인지 '미스터 션샤인'과 같이 역사극일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된다. '보이스'는 중국의 보이스 피싱을 주제로 한 액션스릴러로 지금까지도 일어나고 있는 보이스 피싱의 실사를 다뤘으며 현재까지 1백만이 넘는 관객들이 이 영화를 즐겼다.

터프남, 상남자, 마초맨들의 트레이드마크이자 남자들만의 패션이라고도 할 수 있는 수염에 대해서 알아보자.

수염 하면 떠오르는 연예인들이 몇몇 있다. 콧수염(mustache)을 한 마초맨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 구레나룻(sideburns)를 한 전설의 록스타 엘비스 레슬리(Elvis Presly), 턱수염(beard)을 길렀다 쉐이브(shave) 했다를 반복하는 마룬5(Maroon 5)의 애덤 리바인(Adam Levine), 입가를 따라 콧수염과 턱수염이 이어지는 hipster(힙스터)가 트레이드 마크인 로버트 다우디 주니어(Robert Downey Jr.), 어떤 스타일의 수염을 해도 얼굴만 보이는 브래드 피트(Brad Pitt)까지 모두 수염을 즐겨 하는 셀럽(celeb)들이다.

이 외에도 '친 커튼'(chin curtain)은 링컨 대통령 처럼 턱 주변에만 커튼을 친 것과 같다고 하여 턱 주변을 얇게 두른 수염을 말한다. 재미있는 우리식 표현인 구레나룻은 구레와 나루가 합쳐진 말이다. 구레는 소나 말의 머리에 씌우는 굴레의 옛말이며 나룻은 수염의 고유어이다. 소나 말에 씌우는 굴레가 양쪽에 있다 보니 'sideburns'을 우리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간혹 '위스커(whiskers)' 구레나룻도 착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whiskers는 고양이 수염을 나타내므로 사람한테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동물에서 유래된 수염에는 '구티(goatee)'가 있다. 염소(goat) 수염과 비슷하다고 해서 턱수염을 '구티'라고 한다. 힙스터(hipster)는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스타일'이라는 의미를 지니며, 잘 가꾸지 않은 머리나 수염을 나타내는 의미에서 유래되었으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윌 스미스(Will Smith)의 힙스터는 잘 다듬어진 '할리우드 스타일'의 멋진 수염이다. 수염도 머리 스타일만큼이나 남성들에게는 멋을 내는 데 한 몫을 한다.

영화 '보이스'의 변요한(서준 역)의 헤어는 shaggy cut(덥수룩하면서 정돈되지 않은 컷)이고, 턱을 감싸는 chin curtain(친 커튼) 수염을 하고 있다. 의상은 등번호가 있는 자켓 하나지만 천의 얼굴의 때문인지 전혀 지루함을 느낄 수 없다.

동방예의지국인 한국에서는 수염을 기르기가 쉽지 않지만 서양에서는 수염관리가 헤어 만큼이나 일반적이라 관련 제품 시장 규모도 날로 커지고 있다. 수염관리에 비용이 많이 들어 'No-Shave November'라는 운동까지 있다. 이는 11월 한달 동안만 수염을 깍지 말고 그 비용을 암과 같은 불치병을 치료하는데 기부하자는 좋은 취지의 행사이다.

변요한의 멋진 모습은 사실상 수염 때문이기 보단 부드러운 마스크에 터프함이 어우러져 아무리 노숙자 같은 헤어스타일을 해도 멋있어 보이는 장국영을 닮은 듯한 마스크 때문인 듯 하다. 그러므로 무작정 따라 했다가는 '산적' 같다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으니 뭐든 신중한하게 선택을 해야 한다.

영화 '보이스'의 서준 역을 훌륭하게 연기한 변요한의 수염도 '나이스'!

◇조수진 소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SAT, TOEFL, TOEIC 전문강사이며 '조수진의 토익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