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축구, 야구는 지상파 3사가 중계하는데…"
대회 7일차를 맞은 '2020 도쿄올림픽'의 승전보가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는 가운데 지상파 3사의 겹치기 중계가 시청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인기 종목 쏠림 현상에, 명승부를 놓친 시청자들의 아쉬움이 크다.
'2020 도쿄 올림픽'은 KBS와 MBC, SBS 등 지상파 3사에서 중계하고 있다.
양궁 김제덕과 탁구 신유빈, 수영 황선우 등 깜짝 스타들이 탄생하며 '집콕'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끌어당겼고, 방송가는 펜싱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과 유도 조구함 선수의 연장 혈투 끝 은메달 등 메달 소식을 앞다퉈 중계했다.
지상파 3사의 치열한 중계전 속에서도 예외인 종목들이 있다. 인기 종목이나 우수한 성적이 예상되는 종목 위주로 중계전이 치뤄지다보니 비인기 종목들은 소외되는 것. 선수들의 포기할 줄 모르는 강한 투지와 열정으로 감동의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지만, 이를 놓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고 있다.
지난 28일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남자 단식의 허광희(삼성생명·세계 38위)가 세계 랭킹 1위의 우승후보 일본의 모모타 겐토를 누르고 8강에 진출했다. 이번 올림픽 최대 이변 중 하나로 꼽히는 대회였지만, 정작 국내 중계방송에서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지상파에서는 양궁과 수영 등이 중계됐고, 스포츠 채널에서는 일본과 프랑스의 축구 조별리그 경기가 방송됐다.
허광희의 8강 진출과 명승부가 화제가 되자 다음날 부랴부랴 녹화 방송을 통해 경기를 중계했다. 경기 결과를 알고 진행되는 중계인 만큼 김이 샐 수 밖에 없었다. 시청자들은 '세계 랭킹 1위를 이기고 나니 그제서야 뒷북 방송을 한다' '오늘 한 경기인줄 알았는데 아쉽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항상 올림픽 때마다 되풀이 되고 있는, 일부 경기 쏠림 중계에 대한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9일 한국 프로야구대표팀 첫 경기인 이스라엘전은 지상파 3사가 모두 중계했고, 지금까지 열린 축구 경기 역시 전 방송사가 총출동 했다. 같은 시간대 펼쳐지는 경기 종목 중계는 후순위로 밀릴 수 밖에 없다. 그나마 채널이 두 개인 KBS의 경우 상황이 낫다.
주요 경기가 펼쳐질 경우 중계를 잠시 끊고 타 종목을 중계 방송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기는 하이라이트나 녹화 중계로 진행된다. 이마저도 인기 종목이며, 비인기 종목의 경우 아예 중계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시청자들은 '비인기종목은 방송3사가 돌아가면서 중계해주면 좋겠다' '성적이 좋은 종목은 생중계에, 2,3번 녹화 중계도 하는데...중계도 없이 외롭게 경기하는 선수들을 생각하면 속상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이번 도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방송사들의 과도한 중복 및 동시편성을 제한할 것을 권고했다. 시청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지 않도록 채널별·매체별 순차적으로 편성할 것을 요청한 것. 다만 개막식과 폐막식, 한국대표팀이 출전하는 결승전 등 국민 관심이 높은 경기에 대해서는 순차편성의 예외를 인정했다.
그러나 이같은 권고는 형식적인 것에 그쳤고, '겹치기 편성'은 반복되고 있다. 앞으로 남은 올림픽 기간 동안 얼마나 많은 '이변'의 순간들을 놓치게 될까. 시청자들의 선택권이 사라진 이번 올림픽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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