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가 충남 부여를 찾는다.
3일 오후 7시10분 방송되는 KBS 1TV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129화는 '온화하다 그 미소 – 충남 부여'로 꾸며진다.
'검이불루(儉而不陋) 화이불치(華而不侈)'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 백제의 마지막 수도, 충남 부여는 백제 미학의 아름다움을 설명하는 이 구절이 가장 잘 어울리는 동네다.
◆ 낙화암과 부소산성
백마강을 거슬러 가다 보면 1천500년 전 백제를 만날 수 있다. 황포돛배에 몸을 실은 김영철은 낙화암을 마주하며, 멸망의 순간에도 충절을 지켰던 백제 여인들의 넋을 기린다. 그리고 부소산성에 올라 찬란한 문화가 꽃피었던 백제의 마지막 도읍지, 부여의 모습을 한눈에 담는다.
◆ 75년 국수공장의 특별한 인연
부소산 너머의 한적한 마을에는 전통 방식으로 자연 건조하는 국수 공장이 있다. 은산면에서 가장 오래된 가게라고. 공장 안에서는 60년기계가 여전히 면발을 뽑아내고 있다. 오랜 세월의 맛을 이어가는 건 20여 년 전 국수 공장을 물려받은 박화순 씨. 인생에서 가장 어려웠던 때, 전 주인 어머니께서 그의 손을 잡아주셨단다. 국수를 계기로 한 지붕 아래 살게 된 현주인과 전주인의 특별한 인연을 소개한다.
◆ 천만 송이 연꽃, 궁남지
서동요의 전설이 깃든 궁남지. 짙푸른 연잎의 향연에 눈과 마음이 시원해진다. 백제 무왕 35년(634)에 만들어진 국내 최초의 인공 연못 궁남지는 33㎡의 연지에 둘러싸여 있어 7월이면 빅토리아연, 홍수련, 왜개연 등 50여 종, 천만 송이 연꽃의 향기가 넘실댄다. 연지 카누 체험도 해본다. 백제의 연인들이 배를 띄우고 사랑을 노래했듯 유유자적 뱃놀이의 흥취를 만끽해본다.
◆ 오래된 동네 규암마을의 시간
부여의 옛 도심 규암마을로 들어선다. 호남에서 서울로 향하는 길목에 있어 모든 것이 풍부했던 마을이다. 왠지 그 시간에 태엽이 멈춘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헌 집을 개조해 공방들이 자리를 잡고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동네 사랑방 의상실 어머니도 다시 사람 사는 것 같다며 새 이웃들을 반긴다. 복작이던 옛날을 추억하며 그 모습 그대로 재봉틀을 돌리는 어머니. 오래된 동네의 시간은 느리지만 오래오래 흘러간다.
◆ 아이를 가슴에 품고, 젓갈 파스타
규암마을에서 젓갈 파스타를 파는 가게를 발견한다. 1년 전 규암에 둥지를 튼 젊은 부부는 부모님의 젓갈 가게에 도움이 되고자 육젓, 갈치속젓 등 다양한 젓갈과 파스타의 절묘한 조합을 찾아냈다. 매사에 열심인 젊은 부부에겐 가슴 아픈 사연이 있다. 5년 전, 아팠던 아이의 두 번째 생일도 함께 하지 못하고 가슴에 묻어야 했던 것. 부여를 떠나고도 싶었지만, 추억이 가득한 이곳에서 아이가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부모가 되고 싶었다.
◆ 부여 시골 떡과 커피를
쌀농사를 많이 짓는 부여의 칠산면 한복판에 방앗간 카페가 있다. 커피를 시키면 충청도 전통 떡을 서비스로 주는 이 카페의 주인은 10년 전 귀촌한 부부. 사업이 어려워진 부부는 어쩌다 시골 방앗간 주인이 되었고, 하루 18시간씩 일을 했다. 쉴 틈 없이 살던 부부는 늦기 전, 평화로운 전원생활을 꿈꾸며 카페를 열었다. 충청도 전통 떡인 쇠머리찰떡과 팥 커피를 마시며 잠깐의 여유를 느낀다.
◆ 송정마을 어머니들의 인생 동화책
송정마을 벽화 담장을 따라 걷다 그림을 그리는 어머니들을 만난다. 알고 보니 모두 그림책을 그린 작가란다. 평생을 호미 들고 살다가 색연필을 쥐게 된 어머니들. 어렵고 힘들었지만 돌아보니 자식들과 복작복작 살던 그 시절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다고. 그래서인지 그림책은 '나 시집오던 때'로 시작한다.
◆ 자식 향한 그리움, 홍산 모시
모시가 많이 생산되는 충청도의 팔읍을 저산팔읍이라 한다. 그 중에서도 부여 홍산은 가장 큰 모시전이 열렸다. 당시엔 모시 짜기가 직업일 만큼 많은 사람이 했지만 이젠 어머니 두 분만 남았다. '밤 12시 전에는 자본 역사가 없다'는 임 어머니는 시집온 지 5년 만에 남편을 잃었다. 홀로 형제를 키우기 위해 남들은 한 필을 짤 때, 두 필의 모시를 짜야만 했던 질곡의 세월. 그럼에도 어머니는 아이를 키우는 재미에 힘든 줄도 몰랐다. 그렇게 귀하게 키운 두 아들을 모두 가슴에 묻어야 했던 어머니는 그리움에, 슬픔에 여전히 모시를 놓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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