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시지프스'가 휘몰아치는 충격 전개로 거대한 세계관의 문을 열면서 시청자 반응이 폭발했다.
지난 17일 베일을 벗은 JTBC 10주년 특별기획 '시지프스: the myth'(극본 이제인 전찬호, 연출 진혁, 이하 '시지프스') 1회는 닐슨코라이 유료가구 기준 전국 5.6%, 수도권 6.8%를 기록하며 첫 방송부터 단숨에 수목극 1위에 올랐다. 이는 JTBC 수목드라마 최고 시청률 기록이다.
이날 '시지프스'는 시작부터 숨 쉴 틈 없는 전개로 시청자들의 오감을 휘어잡았다. 천재공학자 한태술(조승우)에게 벌어진 충격적 사건의 전말에 촉각이 곤두섰고, 이제인, 전찬호 작가가 창조해낸 '시지프스'만의 독창적 세계관, 그리고 진혁 감독이 이를 완벽하게 구현해낸 판타지 비주얼엔 시선을 뗄 수 없었다.
보지 않을 수 없는 조합으로 기대를 모았던 조승우와 박신혜의 연기는 역시나 놀라웠다. 조승우는 생사를 오가는 와중에도 위트를 놓지 않는 여유, 숫자와 과학적 논리로 대응하는 천재적 기행, 하지만 그 안에 숨기고 있는 깊은 상처와 자조적 태도 등, 스펙트럼이 넓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한 캐릭터를 능수능란하게 화면에 펼쳐놓았다. 박신혜는 단 한 손만으로도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카리스마와 액션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앞으로 미래에 발발할 전쟁과 세상의 멸망을 막기 위해 더욱 강력한 전사로 거듭날 그녀의 활약에 기대를 불태웠다.
'시지프스'는 미스터리한 벙커에서 '업로더' 여정을 준비하고 있는 미래의 강서해(박신혜)로부터 시작됐다. 차림새며 분위기며 어딘지 이질감이 느껴졌던 그녀의 팔에 '250811'이란 번호가 찍히고, 파란 불빛과 함께 눈을 떠보니 서해는 현재에 도착해 있었다. 어떤 이유에선지 "한태술(조승우)한테 가면 절대 안 돼"라던 아빠 강동기(김종태)와의 약속과는 다르게 서해가 현재로 온 이유는 바로 한태술. 도착하기 무섭게 그녀를 맹렬히 쫓는 '그놈들'을 피해 태술을 찾아나서는 서해의 모습은 촌각을 다투는 긴박함을 자아냈다.
태술 또한 생사의 기로에 서있었다. 사이판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윈드실드에 무언가가 부딪혀 깨지는 바람에, 상공에서 추락하고 있었던 것. 기장까지 사망한 절체절명의 상황에, 추락까지 남은 시간은 단 3분 30초. 천재공학자 태술은 덕테이프와 보드판으로 깨진 윈드쉴드를 수습하고, 조종실 전력을 복구해내 261명의 목숨을 기적적으로 구해냈다. 이미 '뇌섹 국민 공대 오빠'로 유명했던 그는 '국민영웅'으로까지 추앙됐지만, "다 죽든 말든, 그냥 고장 난 게 있어서 고친 거야"라며 자조적으로 반응할 뿐이었다.
비행기 사고로 겨우 깨어난 태술이 또 다시 격변 속으로 빨려 들어가며 미친 전개가 이어졌다. 비행기 사고를 같이 겪어낸 부기장(황동주)이 흙투성이에 상처를 입은 얼굴로 나타나 "단속국", "슈트케이스" 등 이상한 말들을 꺼내며 태술에게 건넨 USB엔 그날의 진상이 담겨있었다. 비행기 윈드실드에 부딪힌 건 생뚱맞게도 슈트케이스였고, 이윽고 또 한번 충돌한 이는 이미 10년 전에 사망한 그의 형 한태산(허준석)이었다.
세계적인 기업 퀀텀앤타임의 회장임에도 회사의 주가를 요동치게 만드는 기행을 부리는 태술은 겉보기에 이기적인 천재였지만, 그 내면은 후회와 상처로 얼룩져 있었다. 과거 태산은 동생 때문에 모든 희생을 감수하고, 퀀텀앤타임의 시초가 된 컨테이너 연구실까지 마련해줬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부기장이 그랬던 것처럼 "이 세상에 우리만 살고 있는 게 아니다. 그 놈들이 너를 찾고 있다"는 이해할 수 없는 궤변을 늘어놓았고, 태술은 그런 형을 술 때문에 돈을 뜯어가려는 사람 취급하며 그에게 크나큰 상처를 안겼다. 형이 급사한 뒤, 약을 먹어야 형의 환각에서 벗어날 수 있을 정도로 망가진 이유였다.
그런 태술 앞에 환각이 아닌 진짜 태산이 나타났다. 그것도 난데없이 하늘에서 떨어졌다. 태술은 항공 사고 조사 보고서를 받아 진실 추적에 나섰고, 비행기의 행적을 밝히려 적어 내린 빼곡한 수식과 숫자들이 가리킨 김포의 갈대밭엔 슈트케이스가 있었다. 과거 태술의 생일을 모든 비밀번호로 만들었던 형을 기억해낸 태술은 그 번호로 슈트케이스를 열었다. 하지만 이는 "널 감시하는 놈들이 곧 널 잡으러 갈 거야. 잡히면 죽어. 그리고 슈트케이스를 절대 열지 마"라는 서해의 음성메시지와 맞물리며 긴장감을 폭발시켰다. 그 안에는 과연 무엇이 들어 있으며, 열지 말라는 슈트케이스를 연 태술 앞에는 어떤 여정이 휘몰아칠지 궁금증이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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