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2020년 연예계는 바빴고 소란스러웠다. K팝을 주축으로 K콘텐츠가 전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이전에 없던 변화의 물결이 일었다. 스타들의 사건·사고 등 떠들썩 했던 대형 이슈, 스타들의 결혼과 이혼, 열애와 결별도 이어졌다. 올 한해 연예계를 장식한 뉴스를 '조이픽 2020 핫10'으로 살펴본다.[편집자주]
2020년 연예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부캐'(부캐릭터)다. '부캐'란 온라인 게임에서 자신이 원래 사용하던 캐릭터가 아닌 또 다른 캐릭터를 뜻하는 것으로, '다음' 혹은 '둘째'를 의미하는 '부(副)'와 캐릭터를 합쳐서 줄인 말이다. 연예계에서는 다른 이름과 세계관을 부여한 새로운 캐릭터를 의미한다. 그 중심에는 유재석이 있다.
◆ 싹쓰리, 환불원정대까지...유재석·이효리의 '힘'
유재석은 이미 지난해 MBC '놀면 뭐하니?'를 통해 여러 개의 부캐로 시청자들을 만났다. '사랑의 재개발', '합정역 5번 출구' 등의 인기곡으로 사랑 받은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가요계를 휩쓸었다. 유산슬은 KBS 1TV '아침마당' 출연을 비롯해 지방 공연까지 다니며 맹활약했고, '놀면 뭐하니?'의 인기도 덩달아 치솟았다. 이에 힘입어 유산슬은 유재석으로는 받지 못했던 MBC '연예대상' 신인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올해는 이 같은 '부캐' 활동을 더욱 확장시켰다. 유르페우스, 유DJ뽕디스파뤼, 닭터유 등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때마다 각기 다른 '부캐'를 소환해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했다. 그 중 이효리, 비와 함께 결성한 프로젝트 혼성 그룹 싹쓰리는 연예계를 휩쓸며 신드롬 급의 인기를 얻었다.
유재석은 유두래곤, 이효리는 린다G, 비는 비룡이라는 '부캐'로 싹쓰리 활동을 시작, 이름 그대로 여름 가요계를 싹쓸이했다. 듀스의 '여름 안에서' 커버곡을 시작으로 '다시 여기 바닷가', '그 여름을 틀어줘', 솔로곡 '두리쥬와(Feat. S.B.N)', 'LINDA(Feat. 윤미래)', '신난다(Feat. 마마무)' 등 발매하는 곡마다 음원차트를 점령했다. 특히 타이틀곡 '다시 여름 바닷가'는 MBC '쇼 음악중심'과 엠넷 '엠카운트다운'에서 1위의 영광을 안았다.
유재석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신박기획의 사장인 지미유로 '부캐' 열전을 이어갔다. 엄정화(만옥), 이효리(천옥), 제시(은비), 화사(금비)로 결성된 환불원정대를 기획하고 이끄는 소속사 사장이 된 것. 또 정재형은 정봉원, 김종민이 김지섭이라는 '부캐'로 매니저 역할을 했다.
유재석이 전면에 나서지 않았지만, 카리스마 넘치는 이효리를 중심으로 엄정화, 제시, 화사가 각자의 매력을 과시하며 '돈 터치 미(DON'T TOUCH ME)'의 성공을 이끌었다. '돈 터치 미' 역시 발매 즉시 각종 음원사이트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이후에도 유재석은 'H&H주식회사' 대표이사인 유팡으로 변신해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매번 새로운 '부캐'를 통해 색다른 재미를 안기고 있는 유재석의 '무한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 둘째이모 김다비, 캡사이신...'부캐' 중요성 인지
개그우먼 김신영도 둘째이모 김다비라는 '부캐'로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둘째이모 김다비는 빠른 45년생으로, 올해 77세다. 어디서 들어본 듯한 친근한 말투와 정체모를 선글라스, 알록달록 개성 넘치는 패션 센스로 웃음을 준다. 데뷔곡인 '주라주라'는 직장인이라면 공감백배인 가사로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는 김신영과 둘째이모 김다비의 일상을 완벽하게 구분지어 '부캐'의 묘미를 제대로 살렸다. 독보적인 캐릭터로 김신영보다 훨씬 많은 스케줄을 소화한 다비 이모는 "소속사 매출 1위이며 김신영의 10배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비 이모 추천으로 가요계에 데뷔한 캡사이신의 활약도 돋보였다. 캡사이신은 신봉선의 '부캐'로 루마니아 출신 뱀파이어 가수다. 빨간색 모자와 롱드레스로 온몸을 무장한 파격적인 비주얼을 자랑한다. 캡사이신의 데뷔곡 '매운 사랑'은 사랑의 매운맛을 알게 된 한 여자의 아픔을 담은 1980년풍 발라드곡이다. 신봉성 역시 '부캐' 캡사이신으로 음악 방송은 물론이고 각종 예능에 출연해 재미를 안겼다.
MBC 공채 개그맨 추대엽이 만든 카피추도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유튜브에서 잘 알려진 유행곡을 조금씩 변형한 패러디 노래로 주목 받아 여러 광고를 섭렵했다. 또 박나래는 MBC '나 혼자 산다'에서 안동 조씨 조지나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이후 사만다 한혜진, 마리아 화사와 '나 혼자 산다' 디지털 스핀오프 '여자들의 은밀한 파티-여은파'에서 활동했다.
이렇게 '부캐'가 늘어나는 이유는 본캐(본캐릭터)가 가진 이미지의 한계를 극복하고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콘셉트만 잘 잡는다면 유재석처럼 여러 개의 '부캐'를 만들어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광고계에서도 이 같은 이유로 '부캐'를 선호하는 상황이라 앞으로도 '부캐' 전성시대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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