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2020년 연예계는 바빴고 소란스러웠다. K팝을 주축으로 K콘텐츠가 전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이전에 없던 변화의 물결이 일었다. 스타들의 사건·사고 등 떠들썩 했던 대형 이슈, 스타들의 결혼과 이혼, 열애와 결별도 이어졌다. 올 한해 연예계를 장식한 뉴스를 '조이픽 2020 핫10'으로 살펴본다.[편집자주]
2020년 영화계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으로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새 역사를 쓴 동시에 코로나19 여파로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극장에 관객들이 끊어지면서 신작 개봉이 미뤄지고 촬영에도 차질이 생기기 일쑤였다.
이 여파로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 등 OTT(Over The Top,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독점 공개를 선택하는 영화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어 앞으로의 추이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오스카 4관왕 '기생충', 국제적 위상 높였다
'기생충'의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은 국내 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뒤흔든, 영광스러운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누구도 상상한 적 없고 앞으로도 쉬이 깨지지 않을 영화계 새 역사다.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 분)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지난해 5월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을 필두로 10여개월 동안 전 세계를 돌며 기록적인 수상 행진을 이어왔던 '기생충'은 지난 2월 미국 로스엔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진행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장편 영화상 4개 부문을 수상하며 전세계에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였다.
'기생충'의 작품상 수상은 비영어 영화로는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다.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가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까지 석권한 것은 아카데미 역사상 세 번째 기록이다. 각본상 수상은 아시아 영화로는 아카데미 최초, 비영어 영화로는 6번째 수상이다. 국제 장편 영화상 수상 역시 한국 영화로서는 최초의 일이며, 아시아 영화의 국제 장편 영화상 수상은 2001년 '와호장룡' 이후 19년 만이다.
오스카 4관왕 외에도 '기생충'이 걸어온 수상의 꽃길은 화려했다. 북미 4대 비평가협회상이라 불리는 전미 비평가협회(작품상, 각본상), 뉴욕 비평가협회(외국어영화상), LA 비평가협회(작품상, 감독상, 남우조연상), 시카고 비평가협회(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외국어영화상)에서의 주요 부문 수상은 물론, 미국 배우조합(SAG), 미국 작가조합(WGA), 미국 미술감독조합(ADG), 미국 영화편집자협회에서 주는 최고상들을 잇달아 수상했다.
지난해 국내 영화 시상식을 모두 휩쓴 '기생충'은 2월 국내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음에도 불구하고, 2020 백상예술대상, 제56회 대종상 영화제, 아시아필름어워즈까지 장악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하지만 여전히 봉준호 감독과 주연 배우들에게 할리우드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어 앞으로 이들이 보여줄 또 다른 행보에 대한 기대 역시 커지고 있다.
◆ 코로나19와의 전쟁... 넷플릭스가 돌파구?
설 연휴를 겨냥해 개봉되어 47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남산의 부장들' 흥행 이후 영화계는 코로나19 직격탄으로 위기에 직면했다. 개봉을 앞두고 있던 신작들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일정 취소 및 개봉 연기를 선택하면서 상황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작품이나 배우들의 연기가 좋다고 하더라도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발길이 끊어지면 흥행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적절한 개봉 시기를 찾아 눈치 작전에 돌입했다.
다행히 6월 개봉된 '#살아있다'가 개봉 첫날 2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반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여름 성수기 대전에서 흥행에 성공하면서 코로나19 속 희망의 불씨를 당겼다.
하지만 8월 코로나19 2차 재확산 사태가 일어나면서 추석 연휴 개봉작들이 휘청였다. '담보', '국제수사',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 등이 고민 끝에 개봉이 됐지만, 가족애를 전면에 다룬 '담보'만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며 흥행에 성공했다.
문제는 연말을 앞두고 코로나19 3차 재확산이 거세다는 점이다. 이미 역대 최악의 관객 유치로 한숨이 커진 극장가의 악재는 끝이 보이질 않는다. 12월 수능, 크리스마스 등을 겨냥한 신작들이 개봉을 잠정 연기하면서 관객을 끌어 모을 기회가 또 미뤄졌다. 공유와 박보검 주연의 '서복', 류승룡과 염정아 주연의 '인생은 아름다워'가 대표적이다.
코로나19로 개봉을 하는 것도 어렵지만, 개봉을 한다고 해도 흥행 가능성이 불투명하자 넷플릭스로 눈을 돌리는 영화도 많아졌다. 지난 4월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주연의 '사냥의 시간'을 시작으로 지난 11월 박신혜, 전종서 주연의 '콜'이 공개가 됐고, 차인표 주연의 '차인표'가 2021년 1월 1일 전세계 유저들을 만나게 된다.
또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 주연의 '승리호'도 긴 논의 끝에 넷플릭스행을 확정지었다. 제작비 240억 원이 들어간 대작 '승리호'는 지금 이 시기에 개봉을 한다고 해도 만족스러운 관객 유치로 제작비 회수가 가능할지 장담할 수 없고, 그렇다고 계속 개봉을 연기할 수도 없는 탓에 넷플릭스와 손을 잡게 됐다.
유정훈 메리크리스마스 대표는 "현재 전 세계에서 대규모 유행인 코로나19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 콘텐츠 유통에 대한 기존 환경 및 디지털 사이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는 점, 동일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시리즈 영화 및 스핀오프 영상 콘텐츠는 물론 웹툰,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로의 IP확장으로 인한 글로벌 시장의 높은 성공 가능성 기반조성을 위해 더 이상 개봉을 연기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넷플릭스를 선택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 가운데 월트디즈니컴퍼니의 디즈니 플러스를 2021년 한국, 동유럽, 홍콩 등에 론칭한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파란이 일고 있다. 출시 1년 만에 유료 가입자 7370만 명을 확보해 OTT 업계의 공룡으로 급부상한 디즈니 플러스가 국내 OTT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넷플릭스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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