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전세계에 '다이너마이트'를 터트렸다.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핫 100' 정상에 오르면서 K팝 역사를 새로 썼다. BTS의 글로벌 파워는 전세계 음악시장과 경제까지 흔들고 있다.
아무도 가지 못한 길을 걸어가고 있는 BTS의 글로벌 활약 속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는 압도적인 매출 규모로 엔터업계 1위로 올라섰다. 10월 상장에 대한 기대감 속 K팝 대장주 SM, YG, JYP엔터테인먼트도 덩달아 '낙수 효과'를 보고 있다.
◆ 빅히트 후광효과... 빅3 주가도 '훨훨'
빅히트 기업가치에 대한 추정치는 천문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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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의 공모가 희망 범위(10만5원∼13만5천원)로 산출한 예상 시가총액은 약 3조7천억∼4조8천억원으로 예상된다. 공모가가 희망 범위 최상단으로 결정될 경우 빅히트의 기업가치는 5조원에 육박한다.
빅3로 일컬어지는 JYP엔터테인먼트의 시가총액은 24일 종가 기준 1조2천548억원, YG엔터테인먼트 9천543억원, SM엔터테인먼트 7천914억원이다. 빅히트의 기업가치는 3사 기준 합산을 웃돈다. 빅히트의 기업가치가 증시 상장후 14조원에 달할 것이란 추정도 있는 것을 감안하변 지금까지 엔터업계를 지배해온 빅3가 되레 왜소해 보일 정도다.
빅히트에 대한 높은 기대감은 빅3 주가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빅 3의 시가총액은 모두 주가 상승으로 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보다 불어났다.
전문가들은 주가 뿐 아니라 업계 전반에 상승효과가 일어나고 있다고 평하고 있다. BTS가 글로벌 톱스타로 입지를 굳히면서 빅3 소속 아티스트들의 글로벌 활약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 초부터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가수들의 월드투어 및 해외 활동이 어려워지고, 대면 공연이 불가능해지면서 엔터 업계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에 상당히 위축되어 있었던 게 사실이다.
◆ "글로벌 팬덤 확대"…빅3 아티스트 '동반성장'
업계의 관심은 빅히트가 상장하면 '전통의 강호' SM-YG-JYP의 빅3 구도가 무너질 지의 여부로 모아지고 있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날 경우 기존 업체들이 점유율을 빼앗기며 붕괴되는 경우도 있고, 오히려 그 산업 자체가 호황을 맞는 경우도 있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동반 성장할 것이고, 이미 그런 효과를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BTS가 K팝의 선봉장에 서면서 낙수 효과를 유발한다는 것. BTS의 활약이 K팝 전반적인 관심으로 이어졌고, 엔터도 동반성장하고 있다.
그 예로 K팝 아이돌의 해외 활동 비중이 높아지면서 음반 시장 규모가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 앨범 판매량은 전년 대비 40% 가량 증가했다.
가온차트 집계에 따르면 지난 2월 발매한 BTS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7(MAP OF THE SOUL: 7)'은 426만장 판매됐다. SM은 엑소(EXO)의 백현이 100만장을 넘었고, NCT 127 역시 123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JYP는 트와이스가 지난 6월 발매한 앨범으로 33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고, 스트레이키즈 역시 17만장의 판매고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3분기까지 YG의 음반 판매량은 블랙핑크 약 30만장, 트레저 약 20만장으로 50만장이 넘는다.
SM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40.1%나 급증한 13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음반 판매량이 270만 장으로 전년 동기의 2.5배 수준에 달했다. JYP와 YG는 각각 91억원, 1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K팝이 국내 수요의 한계를 넘어 글로벌 팬덤의 성장이 가속화 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시장 전망도 밝다.
BTS가 빌보드 '핫 100' 1위에 올라섰을 때 블랙핑크는 같은 차트에서 13위로 진입하며 K팝 걸그룹 중 최고 성적을 썼다. SM의 슈퍼엠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첫 미니앨범 '슈퍼엠'으로 아시아 가수 최초 데뷔 앨범으로 '빌보드 200' 차트 1위를 차지하는 기록을 세웠다. JYP는 일본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다. 걸그룹 트와이스는 물론 최근 일본에서 데뷔한 니쥬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한국 특유의 팬덤 문화가 글로벌 지역으로 확장되면서, BTS 쏠림 현상이 아닌 빅3 아티스트들 역시 동반 성장했다는 평가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코로나19로 인해 공연을 못하는 유럽에서는 온라인으로 젊은 세대가 몰려들고 있다"라며 "그들을 충족 시켜줄 수 있는 음악으로 K팝이 부상되고 있고, K팝 전체 브랜드 효과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동반 성장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SM과 JYP가 온라인 콘서트 전문회사 BLC를 공동 설립한 것을 들어 "경쟁보다 협력을 할 수 있는 부문에서는 함께 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고 현실적으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상민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빅뱅이 넘어진 그 위에서 BTS가 치솟고 박찬욱 감독이 주춤한 사이 영화 '기생충'이 한국영화의 축적된 문화자본을 발산한 것처럼 음악 산업 전체의 클러스터의 파워에 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 빅3 대표 주자들 컴백 러시…'엔터 르네상스시대'개막
엔터업계는 BTS의 글로벌 톱 기록과 빅히트의 상장으로 르네상스 시대를 맞은 것 처럼 보인다. 연말로 들어서면서 BTS를 필두로 블랙핑크, 트레저, 슈퍼엠, 트와이스, 있지 등 각 소속사의 가수들이 대거 컴백을 앞두고 있다.
YG의 경우 블랙핑크가 데뷔 후 처음으로 발매하는 정규 앨범이 예정돼 있어 기대감이 높다. 블랙핑크의 선주문량은 전세계적으로 80만장을 넘어섰으며, BTS 이후 가장 가파른 수혜를 누리면서 10월 정규앨범이 다시 한 번 신기록을 쓸 것으로 전망된다.
SM은 슈퍼엠이 25일 첫 번째 정규 앨범 '슈퍼 원(Super One)'을 월드와이드 공개, 대대적인 프로모션에 돌입했다. 그룹 NCT(엔시티)는 올 하반기 초대형 프로젝트 'NCT 2020'으로 컴백하며, 엑소 카이의 솔로 앨범도 예정돼 있다.
JYP는 갓세븐(GOT7)과 데이식스(Day6) 등 보이그룹들이 대거 컴백을 준비 중이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 연구원은 "음반 고성장과 빅히트 IPO로 인한 리레이팅(주가상승)이 가시화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9~12월 BTS와 트와이스, 블랙핑크, 엑소 등 케이팝 빅4 아티스트 전원 컴백으로 엔터주 모멘텀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박정엽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상장 엔터 3사 또한 글로벌 인지도와 수익화 역량 측면에서 발전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유튜브나 스포티파이 등 디지털 플랫폼 트래픽으로 본 인지도의 경우 YG가, 해외음반판매와 MD매출액 등 팬덤 관여도(수익화)는 SM, JYP가 우위에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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