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또다른 비밀의 문이 열렸다.
지난 8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연출 권영일, 극본 김은정,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3회에서는 22살로 회귀한 아버지 김상식(정진영 분)의 변화와 함께 평범한 가족에게 아주 특별한 나날들이 펼쳐졌다. 여기에 몰랐던 서로의 비밀을 하나씩 알아가는 가족들의 변화가 단짠 공감을 자극하며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이날 김상식의 기억이 22살로 회귀하면서 묻어두었던 비밀도 봉인 해제됐다. 첫째 김은주(추자현 분)가 친딸이 아니라는 사실은 김상식, 이진숙(원미경 분)이 "평생 안 꺼내기로 한" 비밀이었던 것. 하지만 둘의 대화를 막내 김지우(신재하 분)가 우연히 듣게 되며 혼란에 빠졌다. 그 시각 김은주는 남편 윤태형(김태훈 분)과 좁혀지지 않는 거리감으로 속앓이 중이었다. "말 못 할 고민이나 비밀이 있으면 들어주겠다"고 손을 내밀었지만, 윤태형은 선을 그었다. 하지만 그에게 비밀이 있는 것은 분명했다. 김은주와 절친한 바리스타 안효석(이종원 분)이 병원을 찾아와 "내가 은주 누나한테 말하기 전에 선생님이 직접 얘기하세요. 먼저 고백할 기회 드리는 겁니다"라 했고, 이 의미심장한 경고는 심상치 않은 비밀이 있음을 암시했다.
순박하고 다정했던 22살의 기억만을 안고 집으로 돌아온 김상식에게 현실은 낯설었다. 아내 이진숙의 취향은 과일가게 주인이 더 잘 알고 있었고, 숙이씨를 숙이씨라 부르지도 못했다. "말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이미 우리 둘 다 저세상 사람"이라는 이진숙의 말처럼, 사라진 기억 속 두 사람은 서로를 생채기 내며 산 세월이 이미 길었다. 아버지의 달라진 모습에 가족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 윤태형은 기억을 되찾기 위해 애쓰기보다 당분간 지금의 상태를 즐기라고 조언했지만, 가족들에게는 낭만파 가장의 귀환이 어색하기만 했다.
한편, 김은희(한예리 분)는 임건주(신동욱 분)에게 9년 사귄 여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에 박찬혁(김지석 분)의 조언대로 쿨하게 정리하기로 했다. 하지만 흔들리는 마음을 잡기란 쉽지 않았다. 할 말이 있다는 그를 만나러 집으로 찾아간 김은희. 임건주는 여자친구의 존재를 솔직하게 밝혔다. 오랜 연인과 서서히 멀어지고 있다는 임건주는 "은희씨를 만나고 싶다"고 했고, 결정할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손을 내밀었다. 자신에게 향하는 그의 진심을 느낀 김은희는 손을 잡았다. 마음을 확인하고 입을 맞추려는 순간 그의 집 현관 번호키 누르는 소리가 들리며 김은희는 현실과 맞닥뜨렸다.
머리보다 몸이 기억하는 세월은 대단했다. 김상식은 이진숙을 태우고 울산으로 떠났다. 평생 트럭을 몰았지만, 이진숙을 태운 것은 처음이었다. "평생 99점짜리 남편이 되어주겠다"고 다짐했던 김상식은 어디로 간 것일까. 잊어버린 세월 속에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김상식은 마음이 복잡했다. 그렇게 울산에서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고 떠나려던 김상식과 이진숙의 앞에 생각지도 못했던 인물이 등장했다. 김상식을 아버지라고 부르며 다가오는 영식(조완기 분). 김상식에게도 비밀이 있었다. 무엇보다 "나는 알고 있었다. 이런 날이 올 거라고. 늘 상상했다"라는 이진숙의 목소리는 궁금증에 불을 더욱 지폈다.
하나씩 봉인이 풀리는 가족의 비밀은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전개를 이끌었다. 김은주는 김상식의 친딸이 아니었고, 김상식에게는 아버지라고 부르는 누군가가 있었다. 여기에 김은주에게 말 못 할 비밀을 가진 윤태형과 안효석의 관계, 임건주의 고백에 흔들리는 김은희, 그리고 서랍 깊숙이 간직했던 김은주의 결혼사진을 꺼내어 보는 박찬혁의 알 수 없는 표정은 궁금증을 고조시켰다. 평범해 보이는 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각기 다른 사연들이 숨겨져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가족이라서 절대 먼지처럼 떨어지지 않는 기억"도 있다. 첫째 누나의 비밀을 알게 된 김지우는 무거운 진실을 혼자 견뎌내고 있다. 기억을 잃은 김상식과 추억을 잃은 이진숙 사이의 거리감 뒤에는 서로에게 생채기를 내며 살아온 수십 년의 시간이 있다. 22살로 돌아간 김상식을 통해 잊고 지낸 추억을 끄집어내는 엄마의 모습은 뭉클했다. 못 말리는 사랑꾼에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삐죽이 삼 형제'도 밉지 않았던 김상식. 서로를 누구보다 아끼고 잘 알았던 청춘을 떠올리는 두 사람의 모습은 '가족입니다'만이 가능한 특별한 공감을 선사했다. 각자의 진짜 모습을 잊고 지낸 두 부부가 서로에게 닫았던 마음의 빗장도 풀릴 수 있을까. 이 가족에게 숨겨진 사연이 베일을 벗을수록, 놀라운 공감 매직도 한층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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