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봉준호 감독이 4관왕의 위엄이 빛나는 수상 소감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을 뜨겁게 달궜다. 거장 마틴 스콜세지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을 향한 애정과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소감까지, 봉준호의 재치가 빛을 발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진행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2020)에서 각본상, 국제 장편 영화상, 감독상에 이어 최우수 작품상까지 거머쥐며 4관왕에 올랐다.
4번이나 무대에 오른 봉준호 감독은 감격스러워하면서도 재치넘치는 수상 소감으로 객석에 자리한 영화인들의 환호와 기립박수를 이끌어냈다. 국적, 언어의 장벽을 모두 뛰어넘고 다함께 축하의 말을 건네며 화합하는 모습은 큰 감동을 안겼다.
◆ "이름 바뀐 뒤 처음으로 받는 상, 오스카 방향 지지"
봉준호 감독은 국제 장편 영화상 트로피를 건네받은 뒤 "감사하다. 상의 카테고리 이름이 바뀌고 받는 첫 상이다. 그 이름이 상징하는 바가 있는데, 오스카가 추구하는 방향에 지지와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해당 부문은 외국어영화상에서 국제장편영화상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어 봉준호 감독은 "사랑하는 송강호, 이선균, 최우식, 장혜진, 박명훈, 박소담, 이정은, 조여정"이라고 배우 이름을 다 언급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에 이선균이 먼저 자리에 일어났고, 다른 배우들 모두 기립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마틴 스콜세지 감독 향한 찬사
감독상 영예를 안은 봉준호 감독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상인 듯 감격스러워하다가 "어렸을 때 영화 공부를 하면서 가슴에 새겨던 말이 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그 말을 하셨던 분이 바로 마틴 스콜세지 감독님이다"라며 객석에 자리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을 가리켰다.
이에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환하게 웃으며 화답했고, 자리에서 일어나 축제 분위기를 즐겼다. 이에 현장의 모든 영화인들이 기립박수로 환호했다. 이어 봉준호 감독은 "마틴의 영화를 보면서 공부했던 사람으로 같이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상을 받을 줄 전혀 몰랐다"라며 "그리고 우리 영화를 미국 관객들이 볼 때 꼭 리스트에 뽑아 준 분이 쿠엔틴 타란티노 형님이다. 정말 사랑한다. '쿠엔틴 I LOVE YOU'"라고 외쳤다.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 소환
봉준호 감독은 감독상 수상 소감 말미 "같이 후보에 오른 감독님들은 모두 내가 존경하는 멋진 감독들이다. 오스카 측에서 허락한다면 이 트로피를 텍사스 전기톱으로 5개 잘라서 나누고 싶은 마음"이라고 전했다. 영화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을 빗댄 소감으로 인해 영화 제목이 실시간 검색어를 차지하기도 했다.
◆ "I am ready to drink tonight until tomorrow"
봉준호 감독은 수상 소감 마지막 멘트로 "I am ready to drink tonight until tomorrow"(내일까지 밤새 술을 마실 준비가 됐다)라고 외쳤다. 재치있는 봉준호 감독의 소감에 현장의 배우들은 웃음과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또 봉준호 감독은 최우수 작품상으로 4관왕을 달성한 후 "믿기지 않는다. 깨어나면 이것이 다 꿈일 것 같다. 초현실적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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