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대상 배우' 김남길이 '클로젯' 속 의문의 퇴마사로 변신했다. 무서워서 공포 영화는 못 본다는 그의 색다른 도전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지난 5일 개봉된 '클로젯'(감독 김광빈)은 이사한 새집에서 딸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 딸을 찾아나선 아빠 상원(하정우 분)에게 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의문의 남자 경훈(김남길 분)가 찾아오며 벌어지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김남길은 사건의 비밀을 알고 경훈을 찾아온 퇴마사 경훈 역을 맡아 하정우와 첫 연기 호흡을 맞췄다. '클로젯'은 김남길이 지난해 SBS '열혈사제'로 '연기대상'을 수상한 후 처음으로 대중들을 만나는 작품이라 개봉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이에 힘입어 '클로젯'은 개봉 첫 날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흥행을 예고했다.
시나리오 초고가 나왔을 때부터 하정우로부터 같이 하자는 연락을 받아 합류를 하게 된 김남길은 "우리끼리는 회의실에 모여서 '이런 소재가 우리나라에 많이 없으니까 완성도 있게 잘 만들면 관객수를 떠나 계속 이런 장르가 나오지 않겠나. 가자!'하면서 시작을 했다"라며 프리 프로덕션부터 시나리오 작업, 아역 캐스팅, 콘셉트 확립 등 많은 부분을 같이 만들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놀랍게도 김남길은 공포 영화는 무서워서 못 본다고 한다. 이는 하정우 역시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김남길은 한국 영화 장르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오컬트 장르에 도전을 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엘리베이터 중앙에 서지도 못해서 항상 사이드에 서 있는다. 공포 영화는 무서워서 아예 못 본다"라고 하면서도 "영화의 다양성이 줄어들다 보니 될 영화만 투자를 하고, 흥행할 것 같은 배우들만 불러다 만든다. 한정된 느낌이 든다. 이 영화는 '신선하다'는 생각으로 참여를 하게 됐는데, 감독님, 정우 형이 한다고 하니까 영화 발전에 도움이 될 것 같았고 저 또한 동참을 하자는 생각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다행히 촬영 현장은 코미디 영화를 찍는 분위기라 촬영을 하는 동안은 무서움을 느끼진 못했다고. 오히려 김남길은 유쾌한 분위기 때문에 오컬트 영화로 보일까 걱정을 했다고 한다. 그는 "영화가 쉽고 길지 않아서 좋았다. 모든 영화가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결말까지 드라마적으로 잘 정리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감독님 입봉작임에도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좋았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경훈은 후반부 퇴마사로서의 능력을 보여주며 상원이 딸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준다. 주술, 팔의 문신, 민속 신앙에 대한 이야기 등 프리 프로덕션 과정부터 참여를 했기 때문에 김남길의 의견도 꽤 많이 반영이 됐다고. 김남길은 "'신과 함께' 대사도 우리끼리 대본 리딩을 하다가 49재 얘기가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시나리오에 반영이 됐다"며 "현장에서 다른 애드리브를 하긴 했는데 그런 건 과감하게 편집을 하셨더라"라고 말했다.
김남길이 언급한 '신과 함께' 대사와 같이 '클로젯'은 경훈이 등장하면서 피식 웃음이 나는 장면들이 여럿 보인다. 이 때문에 오컬트 장르이기는 하지만 마냥 무겁지만은 않다. 이에 대해 김남길은 "디테일은 현장에서 잡지만, 큰 틀은 미리 정리가 되어져 있다. 현장에서는 시간이 없어서 회의를 하면서 촬영을 할 수 없다"며 "다른 촬영에서는 여러 번 찍어서 불이기도 하는데, 이번에는 그런 것을 하지 않아서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가 적었다"라고 모든 것이 정해진 틀 안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전했다.
작품 속 인물 설정을 잡을 때 만화에서 착안을 많이 한다는 김남길은 "사람들에게 숨 쉴 수 있는 캐릭터가 되면 좋겠단 생각을 했다"며 "만약 종교적인 퇴마와 관련이 되었다면 안 했을 것 같다. 직업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차별화를 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똑같은 캐릭터를 하더라도 깊이나 방향성이 달라야 한다. 그럴 자신이 없다면 안 하는 것이 맞다. 그런 점에서 경훈은 차별화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경훈은 정확히 알아들을 수 없는 주술을 많이 외운다. 종교적인 걸 피해 맞는 주술을 찾다보니 한 달의 시간이 걸렸다고 밝힌 김남길은 "혹시라도 유럽에서 금기시되는 주술이 있어서 항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을 했다. 불편해하거나 항의를 받을 수 있는 건 최대한 배제를 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찾는 것부터 힘들더라"라며 "그래서 짬뽕을 하기도 하고, 주술이라는 것만 알 수 있게 흘려 말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은 너무 길어서 못 외웠다. 중간 정부터 못 외우겠더라. 혀가 꼬이기도 했다"며 "다들 집중해서 촬영을 하고 있는데 끊어서 가자고 하기 그렇더라. 또 발음을 흘려서 하는 것이 더 그럴싸했다"라고 솔직하게 고백해 웃음을 안겼다.
또 김남길은 경훈의 퇴마 장면에 대해 "놀림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세트 안에 혼자 남은 채로 퇴마 장면 촬영을 했다는 김남길은 "세트 안에 아무도 없었다. 어둡고 아무도 없으니까 분위기에 휩쓸리는 느낌이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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