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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남산의 부장들', 숨막히는 긴장감으로 그려낸 1979년 광기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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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정명화 기자] 1979년 가을, 그 서늘한 광기에 함께 휩쓸린 듯한 기이한 경험. 영화 '남산의 부장들'(감독 우민호)은 한국 근현대사에서 가장 충격적이라 할 수 있는 대통령 저격 사건을 영화화했다.

당시 최고의 권력을 누리던 중앙정보부장이 18년 동안 통치자로 군림해온 대통령을 직접 총으로 쏴 살해한 사건이다. 역사가 스포일러인 영화가 스토리는 결과를 모두 알고 있음에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몰입감을 선사한다. 각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들의 호연은 이미 익숙한 사건을, 심지어 영화 초반 결론을 보여줌에도 불구하고 최고 수준의 감정이입을 경험하게 한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제2의 권력자라 불리던 중앙정보부장(이병헌)이 대한민국 대통령 암살사건을 벌이기 전 40일 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한·일 양국에서 약 52만부가 판매된 동명의 논픽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다.

'내부자들'의 우민호 감독과 이병헌의 재회에 이성민, 곽도원, 이희준 등이 출연해 기대를 모아온 영화는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이 마치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리얼리티를 제공한다. 이병헌은 헌법 위에 있던 권력 2인자 중앙정보부장 김규평 역을, 이성민은 절대 권력자 박대통령을 역을 맡았다.

 [사진=쇼박스]
[사진=쇼박스]

이병헌은 '달콤한 인생'에서 복수를 향해 고조돼 가는 감정 연기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 할만한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믿고 따르던 상관이자 절대적 복종을 보내왔던 1인자를 향해 처단의 총구를 내미를 과정까지 그가 이끄는 대로 관객은 속수무책 끌려간다. 머리카락을 쓸어올리는 손동작, 안경테 밑으로 흔들리는 눈동자, 숨소리까지 이병헌의 연기는 캐릭터에 그대로 체화돼 고도의 긴장감을 고스란히 느끼게 한다.

이성민 역시 비정하고 속을 알 수 없는 권력자의 얼굴을 숨 막히는 연기로 재연했다. 외모에서부터 말투까지 역사 속 '그 사람'을 떠올리게 하며 감탄을 자아낸다. 그와 함께 박부장의 감정을 뒤흔드는 대통령 경호실장 곽상천 역의 이희준 역시 단순하고 무례한 인물을 더없는 호연으로 선보이며 주인공에 대한 감정이입을 한층 강화시켜준다.

 [사진=쇼박스]
[사진=쇼박스]

영화의 언론시사회 후 우민호 감독은 "이 영화는 정치적인 성격이나 색깔을 띄지 않는다. 인물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인물들의 내면과 심리묘사를 따라간다. 판단은 영화를 보신 관객들이 하시길 바란다"고 연출의 변을 전했다.

영화는 당대 한국 정치의 주요 인물들의 실명과 실제 반정부 민주시위(부마항쟁) 등을 담고있어 시대상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촬영 세트장과 소품도 리얼하게 재현됐다. 영화를 보고 정치적인 의미를 부여하거나 해석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나 영화 자체는 잘 구현된 리얼한 다큐멘터리 한편, 한 남성 캐릭터의 심리극에 더 가깝다.

한편의 웰메이드 시대극이자 느와르 연기의 절정을 선보인 '한국의 조커' 이병헌의 촘촘한 심리극 '남산의 부장들'은 오는 22일 개봉 예정이다.

 [사진=쇼박스]
[사진=쇼박스]

조이뉴스24 정명화 기자 som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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