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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행 확정 라비리니호 '기쁨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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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원더풀!(Wonderful)"

고비를 잘 넘겼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이 2020 도쿄올림픽 본선 티켓을 손에 넣었다.

'라바리니호'는 지난 12일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 지역예선전 결승에서 개최국 태국에 세트 스코어 3-0으로 이겨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우승팀에게 주어지는 단 한 장의 도쿄행 티켓 주인공이 됐다.

 [사진=국제배구연맹(FIVB)]
[사진=국제배구연맹(FIVB)]

여자대표팀은 앞서 본선행을 결정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지난해 8월 러시아에서 열린 세계예선전이다. 한국은 러시아를 상대로 1, 2세트를 먼저 따냈다. 한 세트만 더 획득하면 도쿄행을 확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국은 거짓말처럼 러시아에 내리 3~5세트를 내주면서 세트 스코어 2-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아시아 지역예선전 개최 장소가 태국이라는 점도 걱정거리였다. 홈팀 태국에 보내는 일방적인 응원 속에 경기를 치를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한국은 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어느 때보다 길을 돌아왔기 때문에 선수들은 태국전이 끝난 뒤 눈물을 흘렸다. 라바리니 감독은 "러시아에서 지난 여름 치렀던 세계예선에서 올림픽 티켓에 거의 다 다가갔었는데 정말로 믿기지 않는 결과를 받아들여야했다"며 "유일한 마지막 기회가 이번 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 예선에 있었고 선수들 모두 목표에만 집중하면서 단 한 순간도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부상자가 많아 모든 선수가 잘 뛸 수는 없는 상황이었는데 목표를 이뤘다"며 "훌륭한 팀이다. 멋지다"라고 덧붙였다. 라바리니 감독은 개인적으로도 의미있는 경기를 치렀다. 그는 클럽팀 외에 대표팀을 맡아 처음으로 올림픽 본선에 참가한다.

라바리니 감독은 "내 인생 최고의 날"이라며 "스포츠계에 종사하게 되고 나서 올림픽에 관한 꿈을 늘 가졌다. 이 목표를 이뤄낸건 정말 환상적"이라고 강조했다.

라바리니 감독이 선수단내에서 진정한 '리더'라고 꼽은 주장 김연경(엑자시바시)도 태국전 종료 후 역시 눈물을 흘렸다. 그는 "정말 오랫동안 기다렸었는데 좋게 마무리해서 너무 좋다"며 "도쿄올림픽에서 또 한 번 마무리 할 수 있다는 점 자체로 행복하고 좋다. 너무 감격스럽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고 얘기했다.

 [사진=국제배구연맹(FIVB)]
[사진=국제배구연맹(FIVB)]

김연경은 이번 대회 기간 복근을 다쳤다. 11일 열린 대만과 준결승전에서는 코트에 나오지 않았다. 한국은 대만을 맞아 1세트를 먼저 내주면서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3-1로 역전승했다.

김연경은 "경기에 뛰지 못해 걱정을 많이 했다"며 "부담감과 함께 책임감도 컸고 어제(11일) 많이 힘든 밤을 보냈다.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그래도 동료 선수들이 많이 도와준 덕분에 잘 할 수 있었다. 그저 모든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진통제를 먹고 이날 코트에 나섰다.

김연경과 함께 '쌍포' 노릇을 톡톡히 한 이재영(흥국생명)도 울먹였다. 그는 "부상 선수가 너무 많았다. (김)연경 언니도 그렇고 김희진 언니도 그랬다"며 "그래서 걱정을 많이했다. 결승전 당일 오전 팀 연습때도 '더 끈끈하게 플레이를 하자. 할 수 있다'는 얘기를 서로 많이 했다. 좋은 결과를 얻어서 좋고 끝나서 후련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재영도 허리가 좋지 않다. 그는 "사실 어제(11일) 대만전을 치르느는 동안 통증이 심했다"면서 "이 악물고 한 번 해보자 생각했는데 태국과 경기에서 아프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선수들은 경기 후 코트 안에서 얼싸안고 울었다. 이재영은 "부상이 많아서 연습도 많이 못하고 모두 다 참으면서 어쩔수 없이 뛰는 것을 보니 마음도 아팠다"며 "연경 언니가 많이 힘들어하는 모습 보고 마음이 안 좋았는데 태국전에서 모두들 간절한 마음이 있었다. 너무 좋아서 다같이 운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라바리니호는 1차 목표를 달성했다. 2차 목표는 메달 획득이다. 한국은 지난 1976년 몬트리올 대회 동메달 이후 44년 만에 재 도전에 나선다. 한국 여자배구는 2012 런던에서 4강, 2016 리우에서는 8강까지 진출했다.

리우에 이어 두 번째 올림픽 무대에 나서는 이재영은 "꼭 한번 메달 따고싶다. 연경 언니와 함께 뛸 때 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에 패해 올림픽 본선행이 좌절된 태국 선수들도 눈물을 흘렸다.

 [사진=국제배구연맹(FIVB)]
[사진=국제배구연맹(FIVB)]

태국은 세터 눗사라와 미들 블로커(센터) 플룸짓 등 '황금세대'가 이제는 코트를 떠날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눗사라와 플룸짓은 지난 2006년 청소년대표팀에서부터 함께 손발을 맞춰왔다.

역대 최강 전력을 구성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 기간 동안 태국은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벽에 가로막혔다.

절치부심으로 임한 이번 대회에서도 결국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꿈을 이루지 못했다.

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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