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배우 김학철이 전재산 20만원이 다 떨어져 버스 외판원을 했던 가난한 배우 시절을 회상했다. 힘든 시절을 같이 견뎌준 아내에게 고마움도 드러냈다.
8일 방송된 TV CHOSUN '인생다큐 마이웨이'에서는 '악역 전문 배우' 김학철의 인생을 조명했다.
서울예대 연극과를 졸업한 김학철은 극단 '목화'에서 활동하며 연극 무대로 데뷔했다. '태', '비닐하우스' 등 다양한 연극에서 탁월한 연기력을 보이며 연극계에서 주목받은 그는 우연한 기회로 드라마 '도둑'에 출연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 주목 받았다.
그러나 그의 연기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IMF로 영화 제작 편수가 줄어들었을 때는 잠시 연기를 내려놓고 리포터를 하기도 했으며, 무명 시절에는 버스 외판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김학철은 "그 때 집을 얻고나니 전재산이 20만원이었다. 그래서 한 달에 (아내에게) 10만원씩 주다가 두 달 되니깐 떨어졌다. 그래서 버스 외판원을 했다. 어느 날 버스를 탔는데 어떤 아저씨가 물건을 파는데 목이 쉬었다. 너무 안타깝더라. 내 발성으로 팔아야겠다 싶었다. 내가 옥편 책을 받아와서 그거를 무작정 팔았다. 물론 오래 팔지는 못 했지만 보름 동안 했다. 천 원짜리 몇만원짜리 가져다주니 집사람이 울먹울먹 했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아내 김순자 씨는 김학철이 어려운 시절 엄마처럼, 또 아내처럼 그를 보듬었다. PD에게 이력서를 직접 전달해주기도 했다. 김순자 씨는 "(나는) 자라면서 하고 싶은 걸 해보지 못했다. 그래서 나의 배우자는 좋아하는 것 하는 사람을 선택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든든한 지원군을 자처한 이유를 밝혔다.
이날 김학철은 아내를 위한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다. 결혼 32주년을 맞아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준비한 꽃과 손편지를 선물한 것. 김학철은 '결혼 32주년 김 여사님 축하합니다. 앞으로 말 잘 들을게요'라고 적힌 손편지를 줬고, 아내 김순자 씨는 "감사하다. 속 썩이지 말라"고 웃었다. 김학철은 "내가 최수종 부럽지 않게 이벤트 하겠다"라며 노래를 불러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했다.
김학철은 결혼 후 14년 만에 얻은 늦둥이 아들도 언급했다. 수 차례의 시험관 시술을 통해 얻은 아들이라며 "난자가 딱 하나 남았다. 다 실패하다가 마지막 난가가 성공을 해서 더 극적이었다. 출산했을 때 애를 안고서 오는데 왜 신생아가 너무 가볍지 않냐. 난 어디 흘린 줄 알았다. 온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40년 넘게 연기를 해온 김학철은 최근 작사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했다. 고등학생 때 문예반이었다는 그는 "백일장에서 상도 받고 그랬다"면서 "문학청년이었던 것을 잊고 살다가 여유가 생겨서 글 농사도 지어보려고 한다"며 20여 곡이 빼곡히 적힌 작사 노트를 보여주며 작사에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며 끊임없이 자신의 크고 작은 목표를 이뤄나가는 '노력형 배우' 김학철의 연기 인생이 많은 이들에 감동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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