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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각오로 9년 달렸다"…'런닝맨' 정철민 PD, 유재석→전소민 향한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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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런닝맨' 정철민 PD가 9주년을 맞은 소감을 밝혔다. 국내 팬미팅을 개최하며 음원 발표 및 신곡 무대 공개를 예고한 그는 '런닝맨'과 '버라이어티'에 대한 사랑을 감추지 않으며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당부했다.

4일 서울 마포구 다산북살롱에서 SBS '런닝맨' 9주년 기념 정철민 PD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런닝맨' [사진=SBS]
'런닝맨' [사진=SBS]

이날 공희철 CP는 "9주년 이벤트를 참 고민 많이 했다. 첫 국내 팬미팅이라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정철민PD와 멤버들이 참 많이 고생했다. 그동안 재밌었던 이야기와 의미 있었던 일들을 얘기해보길 바란다"고 인사를 건넸다.

정철민 PD는 '런닝맨' 9주년 소감에 대해 "유재석은 마지막 무대 직전에 '너무 공허할 것 같다. 여운이 많이 남을 것 같다'고 했었고, 이후 '우리가 이렇게 할 줄 몰랐다'고 뿌듯해했다. 지석진도 40대인데 20대가 하는 안무를 소화했다. 이런 결말을 예상하고 힘든걸 꾹꾹 참았다. 먼 세월 지났을 때 이 일을 추억할 것 같다.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런닝맨' 멤버들은 9주년을 맞이해 지난 달 26일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대강당에서 9주년 기념 팬미팅 '런닝구'를 개최했다. 9주년 행사로 팬미팅을 구상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정철민 PD는 "월, 화요일마다 촬영을 하고 해외를 나가기도 하면서, 돌이켰을 때 우리가 전체 다 합쳐서 뭔가를 만들어본 적 있나 싶었다. 해외 팬미팅을 준비하면서 멤버들이 호흡을 맞추는게 좋아보였다. 식구라는게 시간을 공유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9주년에 더 진솔한 사이가 됐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SBS 역사상 10년을 채운 프로그램이 없어서 이 프로그램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9주년인 지금 타이밍이 좋다고 생각했다. 멤버들도 노래와 춤을 익히느라 힘들었겠지만, 팬들의 환호에 소름돋았다고 하더라. 이걸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정철민 PD [사진=SBS]
정철민 PD [사진=SBS]

SBS 예능 중 9주년을 넘긴 프로그램이 없는만큼 '런닝맨'은 더욱 특별할 수 밖에 없다. 10주년을 위한 '런닝맨'의 방향은 무엇일까. 정철민 PD는 "'런닝맨'은 게임 버라이어티라서 확장성에 한계를 느낀다. 해외도 다녀왔고 새 멤버도 영입해봤고 토크나 팬미팅도 해봤다. 남아있는 버라이어티가 얼마 없는데 뭘 더 할 수 있을까 얘기를 나눈다. 내가 할 수 있는 버라이어티적인 아이템을 '런닝맨'에 녹이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가끔 끔찍한 혼종을 만들어내긴 하지만, 다양한 생각을 한다. 만약 아이디어가 고갈되면 내 밑의 총기 어린 후배들이 다시 잘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멤버들만 유지해준다면 시청자에게 다양한 재미를 줄 수 있을거라 본다"고 털어놨다.

'런닝맨'은 국내외 강력한 팬덤을 유지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이 인기의 비결에 대해 정철민 PD는 "과거 멤버들이 '유르스윌리스', '에이스' 등 캐릭터적인 사람들이었다면 내가 맡는 '런닝맨'에서는 인간으로서의 멤버들이 보이길 바랐다. 리얼한 것을 살리고 싶었다. 정말 사람들이 괜찮기 때문이다. 코어한 팬을 갖게 된 이유는 멤버들이 사고 안 치고 팬들을 소중히 여기는 좋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방송적으로 실망스럽더라도 멤버들에 대한 '호'가 강하다고 생각하다. 멤버들의 성품, 인품, 프로페셔널한 자세가 정말 좋다. 멤버들에게 감사하다"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또 정철민 PD는 "해외 다른 PD가 말하길 '런닝맨'은 언어가 다른 사람이 봐도 콘텐츠가 어렵지 않다고도 하더라. 그런 부분도 작용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정철민 PD [사진=SBS]
정철민 PD [사진=SBS]

물론 '런닝맨'의 위기도 있었다. 정철민 PD는 개리의 하차 과정을 언급하며 "'런닝맨'의 시청률이 두 자릿수에서 한 자릿수로 내려가고 방향성도 애매했다. 그때 모두가 힘들어했다. 대표 코너인 이름표 뜯기를 할 때마다 시청률이 내려갔다. 갈피를 못 잡고 있던 시기에 개리가 나가겠다고 했다. 멤버의 이탈로 인해 다른 멤버들에게도 위기가 왔다"고 말했다.

이어 정철민 PD는 "하지만 포기를 모르는 유재석이 나를 믿고 도와줬다. 전소민 양세찬을 영입할 때도 많이 응원해줬다. 그들이 죽을 각오로 하겠다고 하면서, 모든 멤버들이 으쌰으쌰 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개리 없는 '런닝맨'도 나름 사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팬미팅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다. 특히 춤을 어려워하는 지석진과 송지효에게는 이번 준비 과정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정철민 PD는 "지석진과 송지효는 정말 힘들어 했다. 하지만 죽겠다 죽겠다 하면서도 개인 연습을 꾸준히 받았고, 송지효의 춤의 발전은 기적과도 같았다. 정말 많이 고생했다. 송지효가 무대 끝내고 엄청 울었다. 팬미팅을 진행하면서 '이런 사람들이니까 전세계에서 사랑을 받는구나' 싶었다. 모두가 완벽하게 프로페셔널하게 임했다"고 말했다.

정철민 PD는 이번 음원 수익은 기부할 예정이라 밝힌 뒤 "멤버들이 욕심이 나서 무대와 음원을 엄청 수정했다. 그래서 곡 퀄리티가 정말 좋다. 살을 깎아 만든 노래들이다. 3개월간 미친듯이 연습한 이들의 땀이 배어있어서 허름하지 않은 무대였다. 그래서 음원 수익을 좋은 곳에 사용하며 사랑해주신 분들께 보답하고 싶다"고 밝혔다.

'런닝맨' 팬미팅 포토월 [사진=SBS]
'런닝맨' 팬미팅 포토월 [사진=SBS]

이렇게 9년간 '런닝맨'을 끌어오면서 그 중심에 있던 멤버는 정철민 PD와 유재석이었다. 이와 관련, 정철민 PD는 "유재석은 정말 고마운 형이다. 어린 연차에 메인 PD에 맡아서 못미더웠을 수 있지만 항상 많이 도와주고 이끌어줬다. 진심어린 충고와 조언, 응원을 해줬다. 서너시간씩 전화로 수다를 떨지만 모두 방송 이야기다. 방송 밖에 모르는 바보다. 방송적인 혜안이 뛰어난 톱 MC다. 예능 철학도 뚜렷하다. 정말 내게 없어서는 안 될 아군이다. 방송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아군이 있다는 건 참 좋다"고 말했다.

이어 정철민 PD는 "유재석은 늘 열려있고 열심히 하고 책임감도 강하다. 이번 팬미팅 준비하며 힘들었을 때도 '네가 이걸 하자고 했을 때 엔딩이 있을거다. 그 엔딩으로 나아가면 된다. 힘들겠지만 보람도 있고 남는게 있을테니 괴로워마라. 끝까지 가보자'고 말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또 신멤버 전소민 양세찬에 대한 고마움도 털어놨다. 정철민 PD는 "기존 막내였던 이광수는 살갑고 애교있는 동생이라기보다는 배려심 있고 알뜰살뜰 챙기고 과묵한 스타일이다. 동생 두 명이 들어오면서 이광수에게도 좀 더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사람이 생겼다. 새로 들어온 전소민은 방송 그대로다. 정말 개구지다. 양세찬은 철 든 동생이라서 멤버들을 잘 챙긴다. 두 사람이 들어오면서 분위기가 더 좋아졌다. 방송적으로도, 외적으로도 충분히 제 몫을 잘 하고 있다고 본다.

9주년을 맞은 '런닝맨'은 게임과 버라이어티의 중심을 잡으며 완급을 조절 중이다. 또한 다양한 아이템 선정을 통해 재미를 더한다. 이 기획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무엇일까. 정철민 PD는 "이걸 왜 하는가, 개그 포인트가 있는가 생각한다. 멤버쉽도 중요하지만 '이걸 왜 하는지'에 대한 완벽한 목표가 필요하다. 나는 '무한도전'의 팬이라 사회적 이슈를 건드리고 완벽한 목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런닝맨'의 중심을 잡으면서 더 많은 시청자를 끌어들이고 싶다"고 강조했다.

향후 '런닝맨'의 10주년 프로젝트도 있을까. 정철민 PD는 "'런닝구'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내가 이걸 다시 하면 인간이 아니다'는 말을 정말 많이 했다. 몸도 망가지고 모두가 힘들었다. 좋은 취지로 시작한 기획이 너무 힘들어서 후회가 됐다. 하지만 끝내고 나니 희열과 쾌감이 있더라. 그러나 이 시점에서 내가 다시 10주년에 더 큰 팬미팅을 한다고 하면 멤버들이 날 죽일 것이다. 하하. 아직은 10주년 프로젝트에 대해 구상한 건 없다. 10주년이 되면 멤버들과 다시 얘기해볼 것"이라 밝혔다.

마지막으로 정철민 PD는 '런닝맨'을 필두로 한 '버라이어티' 그 자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정철민 PD는 "어린 친구들은 유튜브 스타에 몰리고, 그 윗 세대는 TV만 안고 산다. 그러면서 신인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많지 않다. 관찰 예능이 인기있긴 하지만 버라이어티는 안 없어지고 끝까지 존재해서 연예인을 꿈꾸는 사람들이 시청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장이 됐으면 한다. 내 밑 후배들도 '런닝맨' 같은 버라이어티를 계속 잡고 있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jeewonje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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