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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생존자' 믿고보는 지진희...장관→대통령 대행의 '혼돈'을 혼신 연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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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원작이 한국에서 제작된다면 내가 잘 어울릴 거라 생각했다."

'60일, 지정생존자' 제작발표회에서 지진희는 자신이 캐스팅 적임자라고 말했다. 이유 있는 자신감이었다. 지진희는 첫 회부터 휘몰아치는 감정 열연으로 70분을 압도했다.

지난 1일 tvN 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가 베일을 벗었다. 영화 같은 스케일과 배우들의 묵직한 연기 하모니가 새로운 재미와 몰입감을 선사했다.

이날 국회의사당 폭탄 테러로 대통령을 잃는 충격적인 사건을 시작으로 유일한 생존자인 환경부장관 박무진(지진희 분)이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지정되기까지 긴박하게 흘러간 가운데, 지진희의 실감 나는 연기가 방송 내내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켰다.

국회의사당이 무너지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환경부장관 박무진의 순탄치 않은 일상이 그려졌다. 박무진은 FTA 재협상을 준비하는 회의에서 혼자 미세먼지 연구에 몰두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정치적 감각 제로, 오직 데이터에 의존하는 과학적 사고방식으로 배기가스를 담은 페트병을 갖고 다니는 등 다소 엉뚱한 매력을 연출하던 그였다.

그러나 문제를 정확히 짚어내는 예리한 반전 면모를 드러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배기가스 규제 완화와 관련한 상대국 측 협상 내용의 데이터 오류를 지적한 뒤 그 근거로 회의 시간에 계산한 정확한 데이터를 제시한 것.

박무진의 예측 불가한 행보는 본 협상에서도 이어졌다. 꼭두각시 노릇을 원하는 대통령과 청와대 관계자들의 바람과 달리, 박무진은 올곧은 발언과 행동으로 자신의 소신을 지켰다. 신의를 지켜왔던 대통령 양진만(김갑수 분)마저 원만한 협상을 위한 거짓말을 요구하자, "나는 과학자다. 책임감 있게 만들고 정직하게 해석한, 명확한 데이터만큼 이 세상에 가치 있는 건 없다고 믿는다"고 굳은 의지를 밝혔다. 박무진은 이 일로 결국 환경부장관 자리에서 해임 됐지만, 이후 국회의사당 참사가 벌어지면서 다시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청와대에 입성하게 됐다.

지진희는 정치와 거리가 먼 삶을 살았던 환경부장관이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대통령의 권한과 직무를 위임받기까지 불안감에서 혼란, 두려움의 감정으로 번지는 섬세한 완급 조절 연기로 박무진이 느끼고 있는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했다.

특히 눈빛 하나로 얽히고설킨 여러 감정을 담아내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는 재미를 높였다. 방송 말미 패닉 상태가 된 지진희의 얼굴은 화면 너머까지 그 긴장감이 전해져 눈을 뗄 수 없게 했다. "지금 대한민국 국군통수권자는 박 대행입니다"라는 한주승(허준호 분)의 말을 듣고 바짝 경직된 박무진이 마음을 추스를 새도 없이 국가 안보 관련 참모들과 마주하게 되는 엔딩 장면은 그가 앞으로 겪어야 할 난관을 예고하며 몰입감을 절정으로 높였다.

지진희는 평범한 가장이자 전형적인 과학자, 원치 않는 지도자 자리에 오른 모습까지 캐릭터 박무진 그 자체로서 이야기 안에 녹아들었다. 극적인 상황 속에서도 완벽히 캐릭터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지진희의 물 만난 연기력이 시청자들을 리드하며 첫 회부터 호평을 자아냈다.

이에 지진희의 향후 활약에도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바. 차기 대통령 선거일까지 앞으로 60일. 과학자로서의 투철한 마인드, 사리사욕보다 공익을 추구해 정치계의 이단아로 여겨지던 박무진이 수많은 현실적인 문제들을 어떻게 돌파해나갈지 궁금증을 자극했다.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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