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형태 기자] 순간의 집중력이 승부를 갈랐다.
23일 서울 잠실구장. 양현종(KIA)과 차우찬(LG), KBO리그를 대표하는 두 좌완 에이스의 맞대결이 불꽃처럼 펼쳐졌다. 5회까지 두 팀은 줄기차게 득점 찬스를 노렸지만 번번이 무위에 그쳤다.
구와와 노련미로 무장한 두 투수는 좀처럼 상대의 득점을 허락하지 않으며 0의 행진을 이었다. 3회초 LG 공격 도중 소나기로 약 25분간 경기가 중단됐지만 이들의 페이스는 그대로였다.
하지만 5회말 클리닝타임이 끝나면서 흐름은 순식간에 KIA 쪽으로 넘어갔다. 선두 나지완이 우전안타로 살아나가면서 분위기가 변했다. 후속 이창진을 투수 땅볼 처리한 뒤 차우찬은 눈에 띄게 제구가 흐트러졌다.
김선빈과 홍재호를 내리 볼넷으로 내보내 1사 만루에 몰렸다. 경기 중반 찾아온 대량 득점 기회를 KIA 타선은 놓치지 않았다. 5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고도 결실을 맺지 못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했다.
8번 한승택이 중견수 쪽 짧은 희생플라이로 3루 주자를 불러들이면서 경기의 균형을 깼다. 그러자 후속 9번 유재신은 좌전 적시타로 주자 2명의 득점을 인도했다. 스코어는 눈 깜짝할 사이에 3-0.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KIA는 김주찬의 좌중간 2루타로 한 점을 추가했다. 4-0이 되자 LG 덕아웃이 움직였고, 결국 차우찬은 마운드를 내려갔다.
기가 산 KIA는 기어이 한 점을 더 얻어냈다. 2사 2루서 박찬호가 바뀐 투수 문광은으로부터 중전 적시타를 쳐낸 것. 다음 타자 터커의 내야안타 때 2루주자 박찬호가 태그아웃되면서 KIA의 6회초 공격은 막을 내렸다. 6회에만 4안타 2볼넷 희생플라이 1개를 묶어 5득점했다. 경제적인 야구의 전형이었다.
7회에도 김선빈의 적시 2루타로 한 점을 추가한 KIA는 LG의 추격권에서 벗어나며 어렵지 않게 승리를 추가했다.
팽팽한 투수전 속에 찾아온 한 번의 승부처를 제대로 살린 KIA 타선의 집중력이 반짝 빛났다. 하위타선에서 득점의 물꼬가 트였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었다. 이날 KIA 2번 박찬호는 6타수 5안타 1타점으로 양팀 타자들 중 단연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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