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병근 기자] SBS 금토극 '녹두꽃'(극본 정현민, 연출 신경수, 김승호)은 조정석과 윤시윤, 한예리, 그리고 실존인물 전봉준역 최무성을 중심으로 개연성있게 잘 만들어진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4월 26일 첫방송된 드라마 '녹두꽃'은 19세기 말 전라도 고부를 중심으로 전개된 동학농민혁명을 다루고 있다. 특히 힘있는 대본과 디테일한 연출, 그리고 연기자들의 혼신을 다한 열연이 어우러지면서 시청자들뿐만 아니라 역사를 공부하는 이들 사이에서도 많은 화제가 되고 있다.
역사학자인 숙명여대 역사문화학과 강혜경 교수는 SBS공식SNS(@SBSNOW) 와의 인터뷰를 통해 '녹두꽃'에 대해 주저없이 "주인공들 모두 그 시대에 맞게 개연성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라 더욱 몰입된다"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강혜경 교수는 "2019년은 동학농민혁명 125주년을 맞이한 해다. 그리고 5월 11일은 황토현전투에서 동학군이 승리를 거둔 날인데, 이를 기리기 위해 동학농민혁명 기념일이 제정되어 매우 뜻깊다. 이번에 광화문에서 진행된 기념식은 동학농민혁명 당시에 농민들이 가졌던 사회개혁의지 등을 오늘날에 계승하면서 국민들에게 널리 알린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소개했다.
그런 의미에서 '녹두꽃'은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사실 이 드라마 이전에도 동학농민혁명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으로 등장하기도 했고, 때로는 역사 드라마의 배경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전면적으로 내세웠던 작품은 없었던 것.
더구나 동학농민혁명이라는 역사적 사실의 경우 피지배층이 사회 개혁의지를 드러냈다는 점과 사회정의와 경제정의구현 등 조금은 무거울 수 있는 주제들이 많이 부각되면서 콘텐츠로 제작되기에 조금은 꺼려지는 측면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강 교수는 "'녹두꽃'은 역사적인 사실을 잘 고증했을 뿐만 아니라 드라마틱한 부분을 잘 연출하고 있다. 덕분에 캐릭터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면서 몰입도까지 높이고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역사드라마는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떠나는 것과도 같은데, 사극에서 볼 수 있는 과거를 통해 현재의 우리가 당면해 있는 상황을 투영해서 보게 된다"며 "'녹두꽃'의 경우 농민들이 외쳤던 사회정의나 경제정의가 지금은 얼마나 달라졌는지에 대한 시청자들의 공감이 크게 자리 잡고, 덕분에 더욱 더욱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드라마 속 상황과 당시 실제 상황과는 얼마나 닮아 있을까?
강혜경 교수는 "19세기 말 조선은 삼정의 문란이 극에 달하면서 조세의 부담이 너무 가중되었을 뿐만 아니라 세도정치로 인해 부정부패가 만연했고, 탐관오리들도 많았다. 심지어 1876년 강화도조약이후 청나라와 일본 등 외세의 제국주의적 경제침탈이 농가경제를 파탄시켜서 백성들도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극중 상상력이 가미되긴 했지만 전봉준을 보면서 '아! 녹두장군이 저렇게 행동 했겠구나', 또는 '저런 말들을 했었겠다'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며 "역사책 속의 전봉준이 활자화되어서 인식이 된다면, 드라마에서 그는 말과 행동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드라마 주인공이자 이복형제인 백이강(조정석)과 백이현(윤시윤)에 대해서 강혜란교수는 "당시 시대배경 속에서 충분히 개연성이 있는 인물들"이라며 "형은 동학군이 되고, 동생은 토벌대에 속하게 된다. 이는 과거 우리역사의 아픈 단면을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고 호평했다.
마지막으로 강혜경 교수는 "그동안 역사드라마는 질적인 무게를 가지고 있어야 하고, 시청자나 제작하는 분들도 책임감을 가지면서 우리사회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이런 점에서 '녹두꽃'은 잘 만든 훌륭한 작품이고, 꼭 시청해야할 드라마"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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