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형태 기자] "홈런을 맞는게 볼넷을 주는 것보다 낫다고 배웠다."
류현진(32, LA 다저스)은 전날 피츠버그 파이리츠전을 마친 뒤 볼넷이 적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날 7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솎아내는 동안 류현진은 단 한 개의 볼넷도 허용하지 않았다. 홈런 1개 포함 8피안타 2실점으로 시즌 3승(1패) 째를 챙긴 주요한 원동력이었다.
◆수치로 드러난 '핀포인트 컨트롤'
류현진의 제구력은 정평이 나 있지만 올해는 한층 더 정교해졌음이 수치로 입증된다. 27.1이닝을 소화한 올 시즌 그가 허용한 볼넷 수는 단 2개에 불과하다. 상대한 107명의 타자 중 안타로 26명을 내보낸 것과 비교해 극명한 차이를 나타낸다. 삼진은 피안타보다 더 많은 33개를 기록했다.
왼 사타구니 부상으로 약 10일간 전열에서 이탈한 까닭에 류현진은 아직 규정투구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9이닝당 볼넷 부문에서 당당히 리그 1위다. 28일 현재 규정이닝을 소화한 투수들 중 1위인 맥스 슈어저(워싱턴 내셔널스)의 1.14보다 월등하다. 물론 이닝이 늘어나면서 류현진의 볼넷은 더 늘어날 여지가 있지만 현시점 리그 최고의 '컨트롤 아티스트'라고 봐도 무방한 편이다.
여기에 구위와 제구력을 동시에 평가하는 기록인 삼진-볼넷 비율에서도 류현진은 16.50으로 1위에 올라 있다. 역시 공식적인 리그 1위인 슈어저의 10.80과 비교해도 월등하다. 이닝당 삼진 10.9에 달하는 뛰어난 탈삼진율과 극강의 볼넷 억제력이 어우러져 나온 결과다.
◆전경기 피홈런…경계해야
신경이 쓰이는 부분도 있다. '볼넷보다 홈런'이라는 그의 말대로 류현진의 홈런 허용 비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전날 6회초 조시 벨에게 중월 솔로포를 허용하면서 류현진의 시즌 피홈런은 6개로 늘어났다. 올 시즌 등판한 5경기 연속 피홈런으로 실점의 상당 부분을 홈런으로 기록하고 있다. 9이닝당 2개 꼴로 홈런을 맞았다.
126.2이닝을 던진 2017년 1.6개는 물론 82.1이닝을 소화한 지난해 기록 1.0보다 2배나 많은 수치다. 류현진은 빅리그 데뷔시즌인 2013년 개인 최다 192이닝을 던지면서도 9이닝당 피홈런은 0.7로 억제했다.
삼진이 많으면서 볼넷이 적은 건 두말할 나위 없이 긍정적인 현상이다. 볼넷을 남발하거나 삼진능력이 떨어진다면 에이스급 성적은 언감생심이다. 하지만 등판하는 경기마다 큰 것을 허용한다면 경계할 필요가 있는 게 사실이다. 9이닝당 볼넷, 삼진-볼넷 비율 리그 1위인 슈어저는 올 시즌 9이닝당 1개의 홈런만 내줬다.
물론 아직까지 크게 신경쓸 부분은 아니다. 홈런을 맞더라도 실점을 최소한도로 억제한다면 투수에게 미치는 영향은 최소화되기 마련이다. 류현진이 올 시즌 허용한 홈런 6개 중 4개는 솔로홈런이었다. 나머지 2개는 모두 투런포였는데, 그 중 하나는 지난 3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상대 투수 매디슨 범가너에게 맞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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