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지수 기자]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18일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점유율, 후방 빌드업을 중시하는 팀 컬러를 유지할 것임을 강조했다.
벤투 감독은 "포메이션에서 변화를 줄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우리가 경기를 풀어가는 방식과 틀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작년 9월 부임 이후 선수들이 감독이 추구하는 플레이 스타일을 잘 이행해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벤투 감독 부임 초기 대표팀의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9월 코스타리카와의 데뷔전을 2-0 완승으로 장식했고 남미의 강호 칠레와 0-0 무승부를 기록한데 이어 10월 A매치에서는 우루과이를 2-1로 꺾었다.
하지만 지난 1월 UAE 아시안컵에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경기력으로 8강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특히 '캡틴'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의 파괴력을 전술적으로 극대화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이 당시 손흥민이 거듭되는 강행군으로 인해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이었다는 점, 이재성(27·홀슈타인 킬), 기성용(30·뉴캐슬 유나이티드) 등 주축 선수들이 대회 초반 부상으로 이탈한 점 등은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기성용과 구자철(30·아우크스부르크)의 대표팀 은퇴로 새 판 짜기가 불가피한 가운데 벤투 감독 입장에서는 손흥민 활용법 찾기가 가장 큰 숙제다. 실제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은 러시아 월드컵 예선 내내 전술적으로 손흥민을 활용하지 못했다.
이후 신태용 전 감독이 4-4-2 포메이션으로 팀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이재성, 권창훈(25·디종), 이근호(34·울산 현대) 등과 적극적인 연계 플레이를 통해 손흥민의 파괴력을 극대화한 바 있다.
문제는 아시아 무대에서 위와 같은 전술을 펼치기 힘들다는 점이다. 한국을 상대하는 대부분의 팀들은 수비라인을 극단적으로 내린 채 역습을 노린다. 실제 벤투 감독은 아시안컵에서 상대의 밀집수비를 좀처럼 깨지 못하면서 힘겹게 경기를 풀어갔다.
오는 9월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전까지 벤투 감독이 손흥민과 호흡을 맞춰볼 기회는 많지 않다. 22일 볼리비아전, 26일 콜롬비아전을 통해 어느 정도 윤곽을 잡아놔야 한다.
벤투 감독이 이번 A매치 2연전에서 손흥민 활용법의 숙제를 풀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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